日 정년퇴직 후 재고용
70세까지 취업 기회 제공
현대차 노조 정년 연장 요구
최근 현대자동차 금속노조 지부가 임시 대의원대회를 개최하고 2024년 임금협상 요구안에 여러 조건을 넣은 가운데 가장 주력으로 꼽는 결의 내용이 ‘정년 연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 노조 측은 기존 정년 나이인 만 60세를 만 64세까지 늘릴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현대자동차 노조가 요구하는 정년 연장은 우리나라와 가까운 일본의 경우 먼저 시행하고 있던 것으로 전해져서 화제다. 이와 더불어 전혀 다른 상황에서 진행된 정년 연장에 관심이 주목된다.
일본기업의 경우 기업에서 정년퇴직 뒤 60살 이상 고령자 직원을 재고용하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일본 내에서 인력난이 심각해진 가운데 자동차 기업인 스즈키에서 시니어 인력을 재고용하면서 유행처럼 번진 새로운 기업문화다.
당초 스즈키 자동차는 재고용한 직원의 경우 일률적으로 급여를 최대 절반까지 줄여왔으나, 최근 재고용사원의 기본급을 현역 수준으로 유지하는 새로운 인사제도를 만든 것이다. 스즈키에 이어 납축전지 기업 GS유아사와 베어링 업체 일본전공 역시 시니어 직원의 임금 인상을 단행하며 인력난 대비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GS유아사의 경우 재고용 직원에 대한 기본급을 월 1만 4,000엔, 한화로 약 12만 2,000원 수준으로 올렸으며, 이는 현역 직원과 같은 수준의 기본급이다. 이어 일본 정공 역시 시니어 직원의 기본급을 월 8,000엔, 한화로 약 7만 원 선으로 조정했다.
지난 19일 현지 언론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경우 지난 2021년 시행된 개정 고령자고용안정법에 따라 일본 기업은 70세까지 취업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대부분의 일본 기업이 정년 연장보단 대부분 재고용 형태로 실천하고 있으며 재고용의 경우 비정규직이기 때문에 급여도 절반 가까이 줄어왔다.
최근 제도 개편을 통해 재고용 직원의 기본급을 현역 수준으로 높인 스즈키는 정년 전에 한 것과 동일한 내용의 업무를 진행하는 조건으로 재고용 계약을 단행했다. 스즈키 자동차 내 60세 이상~65세 미만인 약 1,200명이 대상이며, 재고용의 효과로 일본 내 심각한 사회문제로 자리 잡고 있는 인력난에 대한 부담 역시 줄어든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 3월 일본 정부가 밝힌 유효구인배율(구직자 대비 구인 수)은 1.28배로 코로나19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쉽게 말하자면 유효구인배율이 높다는 것은 일자리는 많고 일할 사람은 적다는 뜻으로 인력난의 문제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일본 총무성은 지난 2023년 60세 이상 취업자가 전년 대비 14만 명 증가해 1,468만 명으로 집계됐으며, 이는 전체 취업자의 21.8%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또한, 65~69세 취업률은 전년 대비 1.2% 포인트 증가한 52%로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보도에서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시니어 인재의 활용은 기업에 필수가 됐다. 하지만 재고용 과정에서 대우가 낮아지는 것은 과제”라고 지적하며 “물가 상승도 있는 만큼, 임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기업이 직원에 대해 정년 연장을 진행하게 되면 직책이나 퇴직금 등 비용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정년을 채운 이후 재고용을 하는 방식을 도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 문제가 점점 더 심각하게 대두되는 가운데 한국 역시 고령화사회를 향해가고 있기 때문에 근로자의 정년 연장 사안을 기업들이 언제까지 무시할 수 는 없다. 이에 일본의 사례를 두고 업계 관계자들은 정년 연장 사안 방식을 다르게 해석한 일본의 경우를 참고해야 한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한편, 일본 정부의 경우 지난 1988년 60세를 정년 시기로 의무화한 뒤 2006년부터 단계적으로 정년을 연장해 지난 2013년 65세까지 정년 시기를 높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정년 폐지, 정년 연장, 계속 고용 제도를 기업이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를 갖췄다고 밝혔다.
더불어 미국과 영국의 경우 법정 정년에 대한 개념이 정해져 있지 않으며 독일의 경우 정년을 67세로 연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의 경우 법정 정년 나이가 60세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에 현재 한국 노동자 조합을 필두로 정년 연장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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