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네” 세브란스 병원의 무기한 휴진 첫날…현장 분위기는 달랐다

모빌리티TV 2024.06.28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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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 병원 휴진
참여율 현저히 낮아
“개인의 자율적인 선택”

세브란스 병원 교수들이 예고했던 대로 지난 27일 무기한 휴진에 돌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서울아산병원 교수들도 다음 달 4일, 휴진을 강행하겠다고 밝히며 의정 갈등의 여파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브란스 병원은 응급실 등 필수 분야는 유지하는 등 당장의 진료 차질이 크지 않을 것이라 밝혔으나, 앞서 서울대 병원 등이 무기한 휴진 방침을 접으면서 사그라질 것 같던 휴진 움직임이 되살아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26일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가 일반 환자의 외래진료와 비응급 수술·시술 등을 무기한 중단한다고 밝힌 것에 따라, 세브란스 병원 교수들은 지난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돌입했다. 그러나 휴진을 진행하더라도 입원 병동과 응급실, 중환자실 등 필수적인 분야의 업무는 유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비대위는 “휴진은 개인의 양심과 자율에 기반한 결정이므로 시작부터 전면적인 휴진이 되진 않을지라도 우리나라 의료를 합리적이고 올바르게 바꿀 불씨가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휴진 종료 시점은 정부가 현 의료대란과 의대 교육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가시적 조치를 할 때로 정하며, 근본적인 원인의 해결 촉구를 주장했다. 현재 연세대 의대 교수 비대위 측은 현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이 의료에 대한 정부의 잘못된 인식에 있다고 주장하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촉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연세대 의대 소속 교수들이 이날 무기한 휴진을 선언한 것과 달리 현장의 혼란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한 세브란스병원의 관계자는 “지난주와 크게 달라진 건 없다”면서 “체감상 외래 진료가 10% 정도 줄어든 것 같다”고 밝혔으며, 확인 결과 현재 연세의료원 3개 병원 원장은 교수 집단행동으로 인한 휴진을 승인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위해 연세의료원 산하 병원장들은 지난 25일 교수들에게 서신을 보내 “환자 진료를 중단하지 않기를 부탁드린다”라고 당부를 전하기도 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27일의 외래진료 추이는 전년 동기 대비 5~10% 감소했으나, 휴진하는 교수 대부분이 개인 사유나 병가와 같은 사유를 들어 연차를 쓴 탓에 집단행동 명분으로 참여했는지는 확인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현재 병원장도 연세대 의대 교수들의 집단 휴진을 만류하고, 내부에서도 협조가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비대위를 지지해 휴진에 참여하는 교수들은 진료 일정도 직접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현재 시기가 학회와 여름휴가가 시작되는 시점이기 때문에 예년에도 일정 규모의 휴진이 존재한 것으로 확인되며 집단 휴진에 참여하지 않는 의사가 더 많을 것으로 파악된다,

또한, 세브란스 병원 노조가 파악한 외래진료 감소 폭이 약 10% 미만 수준으로 다음 주에는 이보다 더 적어질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세브란스 병원 노조 관계자는 “생각보다 큰 혼란이 없다. 환자들이 왔다가 진료받지 못하고 돌아가는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히며, 정상 진료가 운영 중인 상황을 전했다.

다만, 당장의 큰 의료대란이나 혼란은 발견되지 않았더라도 내부 직원들의 불만과 환자들의 불만은 여전한 것으로 파악된다. 세브란스 병원의 무기한 휴진 사실이 알려지자,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세브란스 진짜 휴진이야?”, “진료 안 하는 건가?”, “그래서 세브란스는 휴진한다는 거야, 만다는 거야”와 같은 제목의 글이 속속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그래서 세브란스 휴진한다는 거야?”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의 작성자는 “내일 아빠 외래 있는데 아침에 전화해 보니 예약 환자들 받는다고 하는데 좀 전에 밥 먹다가 속보 TV에서 떴는데 다시 한다는 거 같고 세브란스 관계자 있으면 좀 알려주라”라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해당 게시글에 세브란스 병원에 재직 중인 익명의 사용자는 “오늘 미팅에서 들은 바로는 외래 하는 의사들은 하고 안 하는 의사들은 안 한다고 했다. 휴진하고 싶은 사람만 하는 거다”라고 댓글을 남겼다.

또 다른 세브란스 병원에 재직 중인 익명의 사용자는 “연락이 없으면 진료하는 거다. 아픈 사람들 헛걸음하게 할 정도로 인성 개차반은 아니다.”와 같은 댓글을 남기며, 사실상 정산 진료 수순으로 병원이 돌아가고 있음을 밝혔다. 해당 글을 올린 작성자는 “병원에 잘 다녀왔고 수술 날짜도 잘 잡고 왔다”고 밝히며 후기를 전하기도 했다.

한편,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의 한 교수는 세브란스 병원의 무기한 휴진에 대해 “교수들 모두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 증원 정책에 반대하는 마음이긴 하지만, 외래·입원·수술 환자를 보는 만큼 휴진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밝히며 “정상 진료에 거의 가까운 형태의 무기한 휴진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이번 세브란스 병원의 무기한 휴진이 외래 진료량을 소폭 줄이고 수술실은 기존대로 유지해 환자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식의 무기한 휴진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