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논란을 불러왔던
‘여성 전용 주차장’
곧 사라질 수도 있다고
서울시가 ‘여성 전용 주차장’ 폐지 움직임 가운데 관리도 미흡하다는 실태가 밝혀졌다. 경기도 감사위원회가 10월 10일 ‘임산부의 날’을 맞아 임산부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 실태 특정 감사를 실시한 결과 공공청사 등 주차장 165개 중 87개에서 지적 사항 88건을 확인했다.
이에 서울시를 제외한 곳들도 여성 전용 주차장을 ‘가족 배려 주차장’으로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여성 전용 주차장은 지난 2009년 서울시에서 처음 도입한 후 전국으로 확산했다. 범죄 예방과 미숙한 여성 운전자에게 양보를 권장하는 취지로 만들어졌지만, 남녀노소 모두 이용이 가능했다. 그러나 일부에서 명칭을 이유로 여성만 주차해야 한다는 잘못된 인식이 확산됐고 이에 역차별 논란으로 번지며 다양한 문제를 일으켰다.
성 고정관념 오히려 강화된다
남성 역차별이라는 목소리도
여성 전용 주차장은 시행 내내 논란이 일었다. 당시 도입 취지는 여성이 아이나 짐을 동반해서 내릴 때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것이었지만 아이를 동반하는 일이 여성의 전유물이 아닌데도, 제도로 인해 성 고정관념이 오히려 강화된다는 비판이 나왔다. 여성을 주차·운전 약자로 상정한다는 문제 제기도 있었다.
역차별 논란 또한 계속됐다. 사회적 약자로 평가되는 여성들을 위한 공간을 조성한다는 취지는 공감되나 남성들을 위한 공간은 없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또한 여성만을 위한 자리라며 억지를 부리는 일부 운전자들의 사례도 잇따랐다. 이로 인해 여성 전용 주차 공간에서 말다툼을 벌이는 상황도 빈번히 일어났다.
서울 여성 전용 주차장 폐지
가족 배려 주차장으로 전환
이에 서울시는 14년 만에 공공시설과 각종 민간 대형 시설 주차장에 설치되어 있던 여성 전용 주차장을 가족 배려 주차장으로 전환했다. 이용 대상은 임신 중이거나 분만 후 6개월 미만인 임산부, 6세 미만의 취학 전 영유아, 고령 등으로 이들과 동반한 사람도 이용할 수 있다. 저출생·고령화 시대의 대응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주차구획선은 흰색 바탕에 꽃담황토색 실선으로 표시하며, ‘가족 배려 주차장’ 글자도 꽃담황토색 실선으로 표시한다. 가족 배려 주차장이 설치되지 않았을 경우에는 여성 전용 주차장 구획을 가족 배려 주차장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용 대상이 아닌 사람이
주차한다면 과태료 내야 할까?
그렇다면 이용 대상이 아닌 사람이 가족 배려 주차장이나 여성 전용 주차장에 주차한다면 불법 주정차에 해당할까? 가족 배려 주차장은 법적인 효력이 없기에 과태료 부과나 견인이 되지는 않는다. 다만 실제로 임산부 같은 경우에는 일반적인 좁은 주차 공간에서 내리기가 어렵고,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 어린아이들 또한 좁은 공간에서 내리다가 다칠 수 있는 만큼 배려하는 공간을 남기는 것이 올바른 주차 매너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가족 배려 주차장과는 달리 친환경차 전용 주차 구역, 전기차 전용 주차 구역, 장애인 전용 주차 구역에 주차하거나 주변에 물건을 쌓아 주차를 방해할 경우 10만 원에서 5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으니 유의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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