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로 차가운 시장
갑작스런 계엄에 더욱 ‘꽁꽁’
車 업계 연말 특수도 ‘물거품’
연말 최대 성수기를 준비하던 완성차 업계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언 사태’라는 대형 암초를 만나 신음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이목이 탄핵 정국에 집중되는 것은 물론 당장 집회로 인한 생산 차질까지 전망되며 올해 연말 특수는 사실상 끝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은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11일부터 진행할 윤석열 대통령 퇴진 요구 전면파업의 세부 계획을 논의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금속노조 최대 사업장인 현대자동차 노조를 비롯한 완성차 업계 노조의 파업 동참 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현대차 노조는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와 관련해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노동자 민중들과 함께 끝까지 싸우겠다”라며 5일과 6일 부분파업을 진행한 바 있다. 기아와 한국GM도 산발적으로 부분파업을 벌이며 목소리를 높였다.
잡음 멎지 않는 정치권
외면받는 자동차 시장
최대 성수기를 앞두고 예상치 못한 탄핵 정국을 맞이한 완성차 업계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통상적으로 완성차 업체들은 연말에 공격적인 할인 행사를 진행했었다. 하지만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투표 불성립으로 폐기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탄핵소추안이 가결될 때까지 매주 토요일 탄핵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황에 파티를 열기는 어려워 보인다.
금속노조가 속한 민주노총은 이에 맞춰 정권 퇴진 집회를 계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말 특수로 반등을 노렸던 완성차 업계로서는 탄핵 정국으로 할인 행사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고 집회에 따른 생산 차질까지 맞물리는 ‘설상가상’이다. 특히 올해 완성차 내수 시장은 고물가에 따른 소비 위축의 영향으로 계속해서 지지부진했다. 국내 완성차 5사의 1~11월 국내 판매량은 123만 7,894대로 전년 동기 133만 5,595대보다 7.3% 줄어들었다.
정신없는 소비자들
파업까지 이어져
업계 관계자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라면서도 “가뜩이나 내수 시장이 안 좋은데 안 좋은 일이 겹쳐 답답할 따름”이라고 토로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집계한 기업들의 경기 전망 지표인 기업실사지수(BSI)에서 자동차는 12월 BSI가 전월 대비 11.4p 상승한 105.7을 기록, 제조업 10개 업종 중 유일하게 BSI 100을 넘기며 기대를 모은 바 있다. BSI가 100을 넘으면 긍정적으로 경기를 전망하곤 한다.
또 다른 자동차 업계 전문가는 “지난 파업에서도 8천 대 정도 차질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라며 “전면 파업으로 간다면 생산차질은 당연하며, 해외시장에서 출고대기가 있을 정도로 차량이 잘 팔리는 상황에서 전체 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지는 탄핵 국면 속
야당 대표 스탠스 ‘주목’
한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은 지난 6일로 예정됐던 ‘대장동·위례·성남FC·백현동 사건’ 재판부에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고 전한 바 있다.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가 해제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을 국회 본회의에 보고한 뒤 표결 등을 하는 절차에서 당대표로서 역할을 하게 해달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대표 측 변호인인 조원철 변호사는 조선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 탄핵 사태 수습 등을 위해 의원들 전부가 국회의사당에서 대기하고 있다”라며 “(재판 당일에) 중요한 탄핵 표결이 있을 수 있는 점을 고려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6일엔 하루 종일 증인(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신문이 예정된 만큼 피고인 출석 없이도 공판의 증거 조사 기일로 해 얼마든지 재판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출석은 어렵지만 그대로 증인 신문을 진행해달라는 취지”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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