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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칸 영화제… ‘미투’ 격화의 장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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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개막’ 칸 영화제 ‘미투’ 격화의 장 되나?

칸 국제영화제가 77번째 영화 축제의 막을 15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올리는 가운데 배우이자 감독인 쥐디트 고드레슈의 단편영화를 공식 섹션인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서 선보인다. 이를 계기로 올해 칸 국제영화제에 예년과는 다른 긴장된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

화제의 영화는 ‘나도(Moi aussi)’. 영어로 ‘Me Too(나도 피해자)’를 뜻하는 제목이 가리키듯, 성폭력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칸 국제영화제는 “단편적으로 전해진 1000여명 사람들의 개인적인 이야기들로 구성된 합창곡 형식”이라면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에서 해방의 시작에 이르기까지 쓰지만 생명을 구하는 여정”이라고 밝혔다.

또 “프랑스의 배우, 감독, 시나리오 작가, 제작자인 쥐디트 고드레슈의 개별적인 경험”에서 출발한 작품으로 “슬프게도 보편적인 성격을 강조한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쥐디트 고드레슈는 미성년 시절 한 감독에서 성폭력 피해를 당한 사실을 드러낸 바 있다.

그는 올해 2월 프랑스 최고 권위의 영화상인 세자르상 시상식에서 “우리는 더 이상 강간죄로 고발당한 남성들이 영화계를 지배하지 않도록 할 수 있다”면서 “프랑스 영화계가 진실을 마주해야 할 때”라고 말하기도 했다.

올해 칸 국제영화제의 선택은 2017년 안젤리나 졸리, 셀마 헤이엑, 애슐리 저드 등 할리우드의 대표적 스타들이 거물 제작자로 불린 하비 와인스틴으로부터 과거 성폭력을 당했다는 사실을 폭로하면서 시작된 ‘미투’ 캠페인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 최대 규모와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영화 축제의 개막을 앞두고 쥐디트 고드레슈가 말한 “프랑스 영화계의 진실”이 드러날지 현지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프랑스 유력 일간지 르 피가로를 비롯해 영국 가디언, 미국 데드라인 등 외신들이 올해 칸 국제영화제가 ‘미투’ 캠페인을 재점화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 배우, 감독, 제작자 등 ‘성폭력 가해 의혹’을 받는 영화계 인사 10여명의 이름이 담긴 명단이 나돌고 있다는 보도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일부 매체는 칸 국제영화제 개막 그리고 쥐디트 고드레슈의 ‘나도’ 상영과 함께 관련 명단이 폭로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최근 프랑스에서는 ‘국민배우’로 불려온 제라르 드파르디외가 과거 성폭력 혐의로 기소된 뒤 재판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영화계 ‘미투’ 캠페인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는 시각이 제기되어왔다.

르 피가로는 지난 5일 이후 14일까지 관련 보도를 이어왔다.

신문은 “제77회 칸 국제영화제가 다가오면서 성폭력이라는 주제가 매일 미디어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혼란에 휩싸인 것으로 추정되는 배우, 감독, 제작자 10명의 명단이 돌고 있다. 영화계가 불안감에 떨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가디언은 12일 “폭탄”으로 불리는 관련 명단이 파리의 국립영화센터에 익명 제보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쥐디트 고드레슈가 재점화한 현지 ‘미투’의 흐름을 짚었다.

특히 가디언은 “할리우드의 메릴 스트립이 올해 영화제 명예 황금종려상을 수상하고, 2006년 이후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을 네 차례 역임하고 올해 영화제 경쟁부문에서 신작 ‘버드’를 선보이는 영국의 안드레아 아놀드 감이 칸 국제영화제 감독주간을 주관하는 프랑스 감독협회로부터 Carrosse d’Or(황금마차상)를 받으며, 지난해 세계적인 화제작 ‘바비’의 그레타 거윅이 올해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을 맡는다”면서 현지에서 일고 있는 긴장감이 “이들 여성 영화인들의 성과를 무색케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에 칸 국제영화제 측은 ‘경계태세’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르 피가로는 영화제 최초의 여성 조직위원장인 이리스 크노블로흐 위원장을 인용해 “영화제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매우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면서 “경우에 따라 문제의 인물이 포함된 영화는 상영 목록에서 제외하고, 관련자들 역시 레드카펫에 오르지 못하도록 조치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올해 칸 국제영화제는 영화제 관련 노조인 ‘Sous les écrans la déche'(스크린 아래 궁핍) 소속 노동자들의 파업 움직임으로도 긴장하고 있다. 노조는 영사기사, 티켓 판매원, 홍보 담당자 등으로 구성돼 있다.

노동자들은 실업기간에 일정한 혜택을 부여받을 수 있도록 규정한 실업보험 제도가 개정돼 오는 7월1일부터는 영화제 관련 노동자들의 보상금이 대폭 줄어드는 데 항의하며 최근 파업을 결의했다.

이들이 실제 파업에 돌입한다면 영화제 운영에도 적지 않은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외신들은 이번 파업 결의가 “1968년 이후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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