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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올해의 키워드는 ‘대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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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전경. 사진제공=부산국제영화제

스물아홉 번째 ‘영화의 바다’가 열린다.

2일 개막해 11일까지 열흘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일대에서 개최되는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부국제)가 이날 오후 6시 배우 박보영과 안재홍이 사회를 맡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출항을 알린다. 부국제는 1996년 9월 출범해 올해로 29회째를 맞이한 아시아 최대 규모의 영화제다. 

지난해 부국제는 인사 잡음 등 내홍을 겪으면서 이사장과 집행위원장, 운영위원장 등 지도부가 공석이 된 상황에 개최됐다. 올해도 여전히 집행위원장 자리는 공석이지만, 새로 선임된 박광수 이사장은 “어려운 시기에 잃어버린 것들을 찾아내고 복원시키는 것에 집중할 예정”이라며 의욕을 다졌다. 

실제 영화제는 내홍과 예산 삭감 등 위기 속에서 상영작을 늘려 내실을 다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올해는 63개국에서 초청된 224편의 영화가 관객과 만난다. 이에 더해 관객 중심의 문화 축제인 커뮤니티비프 상영작 55편을 합하면 총 279편이 이번 영화제에서 상영된다. 지난해 대비(269편) 증가한 수치다.

●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가 여는 영화제

쇄신을 강조한 부국제의 변화는 개막작을 통해  드러난다. 올해 영화제는 김상만 감독이 연출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전, 란’이 포문을 연다. 임진왜란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으로, 박찬욱 감독이 제작과 각본에 참여했고 주연으로 나선 강동원·박정민 등 그 면면이 화려하다.

무엇보다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영화가 부국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최초의 사례다. 올해 부국제가 지향하는 ‘대중성’과 맞닿는 선택으로 읽힌다. 박도신 BIFF 집행위원장 직무대행은 “관객이 얼마나 즐길 수 있을지를 기준으로 판단했다”면서 ‘전, 란’에 대해 “역대 개막작 가운데 가장 관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강동원 박정민 차승원 김신록 등 ‘전, 란’의 주역들이 초반의 열기를 확실하게 높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전, 란’의 한 장면. 사진제공=넷플릭스

대중성에 방점을 찍은 부국제의 선택은 또 다른 초창작인 ‘알엠: 라이트 피플, 롱 플레이스’를 통해서도 드러난다. BTS(방탄소년단) 리더 RM(본명 김남준)이 주연으로 나선 영화는 K팝 다큐멘터리 영화 최초로 영화의 전당 야외극장에서 상영하는 오픈 시네마 부문에 초청됐다. 인기 아이돌 그룹의 멤버답게 상영 예매와 동시에 대규모 야외극장 전석이 매진됐다.

RM의 두 번째 솔로 앨범 제작기를 담은 영화로, 앨범 제작 여정과 리더 RM이자 솔로 RM, 인간 김남준 사이에서 스스로를 탐구하는 기록물로서 감각적인 영상미를 자랑한다고 영화제 측은 설명했다.

힙합그룹 에픽하이의 공연 실황을 담은 ‘에픽하이 20 더 무비’는 커뮤니티비프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이에 따라 에픽하이는 개막식 레드카펫은 물론 관객과의 대화, 무대 인사, 싱어롱(함께 부르기) 등 다채로운 방식으로 부국제를 찾은 관객들과 소통할 예정이다.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뱀의 길'의 한 장면. 사진제공=부산국제영화제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뱀의 길’의 한 장면. 사진제공=부산국제영화제

●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 

개막식에서는 아시아 영화에 발전에 기여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아시아영화인상을 비롯해 한국영화공로상, 까멜리아상 시상이 이뤄질 예정이다.

‘큐어’ ‘회로’ ‘절규’ ‘스파이의 어내’ 등을 연출한 일본 거장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이 아시아영화계에서 가장 인상적인 활동을 보인 인물이나 단체에 수여하는 아시아영화인상을 받는다.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신작 ‘뱀의 길’과 ‘클라우드’ 두 편이 영화제에서 공개된다. ‘뱀의 길’은 구로사와 감독 본인이 1998년 연출한 동명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한국영화공로상은 지난해 세상을 떠난 이선균에게 돌아간다. 영화제에서는 이선균을 기리는 특별기획 프로그램 ‘고운 사람, 이선균’가 열린다. ‘파주’ ‘끝까지 간다’ ‘기생충’ 드라마 ‘나의 아저씨’ 등 그의 대표 출연작 6편을 상영하고 함께 출연했던 배우들이 스페셜 토크를 펼친다.

‘살인의 추억’ ‘올드보이’ ‘국제시장’ ‘암살’ ‘아가씨’ ‘헤어질 결심’ 등 여러 작품에서 독보적인 창작 활동을 펼친 류성희 미술감독이 올해 첫 신설된 까멜리아상의 주인공이 됐다. 이 상은 부국제가 샤넬과 함께 영화 산업에서 여성의 지위를 높이고 이들의 문화적, 예술적 기여를 알리기 위해 제정했다.

미겔 고메스 감독의 '그랜드 투어'의 한 장면. 사진제공=부산국제영화제
미겔 고메스 감독의 ‘그랜드 투어’의 한 장면. 사진제공=부산국제영화제

● 영화제 휩쓸었던 화제작…다 모였네

올해 칸·베니스 국제영화제 등 세계 유수의 영화제를 휩쓸었던 화제작들도 확인 가능하다. 제77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그랜드 투어’로 감독상을 받은 미겔 고메스 감독의 장편 8편을 상영하고, 그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특별기획 프로그램 ‘미겔 고메스, 명랑한 멜랑콜리의 시네아스트’가 마련됐다.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숀 베이커 감독의 ‘아노라’, 심사위원상과 여우주연상을 받은 자크 오디아르 감독의 ‘에밀리아 페레즈’, 특별상의 영예를 안은 모함마드 라술로프 감독의 ‘신성한 나무의 씨앗’이 상영된다. 데미 무어의 파격적인 연기를 펼친 ‘서브스턴스’ 또한 공개된다. 지아장커 감독은 경쟁부문에 초청된 ‘풍류일대’를 들고 올해 영화제를 방문한다.

제81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장을 받은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첫 영화 장편영화인 ‘룸 넥스트 도어’도 영화제에서 확인 가능하다.

전 세계 영화계의 화두인 인공지능(AI) 등 영화산업의 미래를 확인하고 각축을 나누는 장도 펼쳐진다.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에서는 미국기업 마이크로소프트가 아시아 최초로 부스를 개설하고, AI 체험 등 라운지도 운영할 계획이다.

국내 대표 영상 콘텐츠 기업인 CJ ENM과 넷플릭스는 각각 포럼을 개최한다. CJ ENM은 ‘CJ 무비 포럼’을 통해  CJ ENM(영화) 스튜디오드래곤(드라마) 티빙(OTT) CGV(극장) 주요 관계자들이 발표와 토론에 나선다. CJ그룹 엔터테인먼트 분야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눈길을 끈다.

넷플릭스는 ‘크리에이티브 아시아 포럼’을 연다. 넷플릭스가 크리에이터와 파트너십을 맺는 방법, 스트리밍 시대의 스토리텔링 등 다양한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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