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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가족] 영화 평론가들이 꼽은 감상 포인트 #인간 양면성 #서스펜스 #연기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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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하이브미디어코프
‘보통의 가족’은 자녀들이 얽힌 범죄를 알게 된 형제 부부의 이야기를 다뤘다. 사진제공=마인드마크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선뜻 대답하기 힘든 질문으로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 영화가 관객과 만난다. 오는 16일 개봉하는 ‘보통의 가족’이다.

‘보통의 가족'(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은 아이들의 범죄 사실을 인지하고 이를 수습하려 하는 어른들의 이야기로, 관객을 고민과 충격에 빠뜨릴 강력한 매력을 지닌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캐나다 토론토국제영화제를 시작으로 포루투갈 판타스포르토국제영화제, 벨기에 몽스국제영화제, 이탈리아 우디네극동영화제 등 많은 해외 영화제가 주목했고, 개봉을 앞두고 열린 시사회를 통해서도 “웰메이드 서스펜스 영화”라는 반응을 얻으며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 “인간 본성 꿰뚫는 수작”

‘보통의 가족’은 10대 청소년들의 폭행으로 노숙자가 중태에 빠져 사경을 헤매는 사고를 당한 뒤 문제의 청소년들이 자신들의 아이임을 알아차린 어른들이 자수를 시켜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는 모습을 긴장감 있게 풀어냈다. 인물들은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은 사람들로, 그에 걸맞은 도덕책 책임과 의무를 기대받는 상류층 가족이지만 이를 저버리는 모습도 담아냈다. 영화는 이를 통해 위선적이고 이중적인 인간의 본성을 들춘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범죄를 저지른 아이들조차 감싸안으려는 부모들의 비뚤어진 애정을 통해 교육문제, 윤리의식 등 우리 사회의 민낯을 드러낸다”며 이 영화의 원작인 네덜란드 헤르만 코흐 작가의 소설 ‘더 디너’를 영화화한 “이탈리아 작품과도 흐름이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한국적 정서를 잘 반영한 얄미운 날카로움이 있는 작품”이라고 평했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선인과 악인이라는 도식적인 구도에서 벗어나 인간의 선한 면모와 악한 면모가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인간의 본성을 이렇게 잘 보여준 작품은 근래에 없었던 것 같다”고 호평했다.

허진호 감독의 초기 작품으로 사랑이야기를 그린 '8월의 크리스마스'와 '봄날은 간다'. 사진제공=한국영상투자개발·시네마서비스
허진호 감독의 초기 작품으로 사랑이야기를 그린 ‘8월의 크리스마스’와 ‘봄날은 간다’. 사진제공=한국영상투자개발·시네마서비스

● 허진호 감독의 새로운 도약

‘보통의 가족’은 허진호 감독이 2019년 ‘천문: 하늘에 묻는다’ 이후 5년 만에 내놓는 새 영화다.

그는 1998년 시한부 인생에 느닷없이 찾아온 사랑을 그린 ‘8월의 크리스마스’부터 2001년 실연의 아픔과 치유 과정을 그린 ‘봄날은 간다’, 2016년 고종의 황녀 덕혜옹주의 비극적 삶을 그린 ‘덕혜옹주’, 세종과 장영실의 신분을 뛰어넘은 우정을 그린 ‘천문: 하늘에 묻는다’까지 서정적인 이야기로 인물들의 복잡한 감정과 관계를 섬세하게 조명해왔다. ‘보통의 가족’은 이처럼 ‘멜로 거장’으로 불릴 만큼 사랑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 휴먼 드라마로 친숙한 허진호 감독의 서스펜스물이라는 점에서 신선하게 다가온다.

실제로 영화는 그의 전작들과는 인물들 간 격렬한 감정이 부딪치며 완전히 다른 결로 인간의 본성을 고찰한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가족의 위기를 그린 많은 영화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가족의 위기를 그린다. 원작의 영향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충격적이다”면서 “사전 정보 없이 보면 허진호 감독의 영화라고 믿기 힘든 작품이다. 허진호 감독의 터닝포인트, 새로운 도약으로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짚었다.

'보통의 가족'에서 자녀들로 출연하는 홍예지와 김정철. 사진제공=하이브미디어코프
‘보통의 가족’에서 자녀들로 출연하는 홍예지(왼쪽)와 김정철. 사진제공=마인드마크 

● “주연부터 조연, 신인까지 연기 향연”

‘보통의 가족’은 설경구, 장동건, 김희애, 수현의 앙상블로 일찌감치 주목받은 작품이다. 설경구는 돈이 되면 살인자의 변호도 마다하지 않는 변호사 재완 역을, 장동건은 돈보다 양심을 중시하는 의사 재규 역을, 김희애는 일과 가사도 잘해내는 ‘슈퍼 맘’이고 싶은 연경 역을, 수현은 재완이 재혼해 얻은 젊은 아내 지수 역을 연기했다.

아이들의 범죄 행각을 알게 된 네 사람은 ‘묵인’과 ‘자수’로 의견이 갈리며 갈등을 겪는다. 각자의 원칙과 신념에 따라 입장이 나뉘고, 상황에 의해 입장이 뒤바뀌기도 하면서 치열한 공방을 펼친다. 네 사람이 앉아서 주거니 받거니 오가는 말들은 피 터지고 뼈 부러지는 액션 장면 못지않은 살벌함을 선사한다. “구강 액션”이라는 표현이 결코 지나치지 않는 네 배우의 연기 덕분이다.

특히 이 작품으로 2018년 ‘창궐’ 이후 6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장동건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장동건은 범죄를 저지른 아들 때문에 무너져 가는 부모의 고뇌와 좌절을 공감 가게 그려내 극에 몰입하게 만든다. 윤 평론가는 “설경구와 김희애는 말할 것도 없고 특히 장동건의 연기가 인상적으로 다가왔다”며 “인물들의 심리 변화를 설득력 있게 표현해냈다”며 배우들의 연기를 치켜세웠다. 

전 평론가도 “오랜만에 연기 볼 맛 나는 영화”라며 “주연 배우는 말할 것도 없고 조연, 신인들까지 뛰어난 연기를 보여준다. 각본, 연출,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까지 완성도 높은 영화가 나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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