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필코 오디션에서 선발되고 싶은 정년이의 분투가 화면을 꽉 채웠지만 시청률은 소폭 하락했다. 방대한 이야기를 12부작으로 구성하면서 택한 정년이의 성장에 온전히 집중한 이야기 전개가 숨 가쁘게 진행되면서 시청자의 폭넓은 공감까지 얻기에는 다소 힘이 달리는 분위기다.
tvN 토일드라마 ‘정년이'(극본 최효비·연출 정지인)의 시청률 고공행진이 잠시 멈췄다. 지난 10월12일 첫 방송 이후 줄곧 시청률 상승을 거듭하면서 10월27일 방송한 6회에서 최고치인 13.4%(닐슨코리아·전국 기준)을 기록했지만 이야기가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잠시 소강상태에 빠졌다. 2일 방송한 7회에서 10.1%, 3일 공개한 8회는 12.9%를 각각 나타냈다. 전주와 비교해 각각 0.1%P, 0.5%P 하락한 수치다.
‘정년이’의 전반부는 여러 위기를 딛고 최고의 국극 배우를 꿈꾸면서 매란 국국단의 연구생 보결로 입성한 윤정년(김태리)의 성장에 집중했다. 실력자인 매란 국극단 단원들의 질투, 단장 강소복(라미란)의 날선 시선, 여러 오해 속에 국극단에서 쫓겨나 대중음악의 가수로 데뷔를 준비하는 과정이 숨가쁘게 펼쳐졌다.
‘외부’에서 일어나는 공격을 통해 정년이의 성장에 집중한 전반부를 지나, 드라마의 후반부는 정년이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갈등과 열망에 주목한다. 공주와 온달의 이야기를 다룬 새로운 국극의 주인공 아역을 뽑는 오디션에 도전한 정년이는 라이벌 영서(신예은)의 뛰어난 실력을 의식하면서 무리한 연습으로 목을 혹사하고, 주변 사람들의 거듭된 만류에도 결국 피를 통한다. 마지막 오디션 자리에서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두 번이나 무대를 중단하지만 심사위원들은 오직 정년이에게만 다시 기회를 줘 결국 무대를 완성하는 과정도 시청자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최고가 되고 싶은 정년이의 분투에 집중한 이야기는 자신과의 싸움을 통해 한계를 벗어나려는 몸부림으로 시선을 압도했지만, 한편으론 그런 정년이를 제외한 대부분의 캐릭터의 이야기가 허술하게 설계돼 집중도를 떨어뜨렸다는 반응이다. 1회부터 빠른 전개를 최대 강점으로 내세워 시청률 상승과 화제성을 확보한 드라마이지만, 중반부 이후 SNS와 드라마 오픈 게시판 등을 통해 ‘답답하다’는 시청자의 반응이 속속 등장하는 것도 이런 배경이다.
극이 전개될수록 정년이의 라이벌이자 모든 조건이 완벽한 영서의 행동과 성장, 아픔과 갈등이 오히려 시청자의 공감을 얻고 있기도 하다. 물론 김태리와 신예은가 각각 선보이는 탁월한 실력과 호흡, 신예 우다비(홍주란 역)의 쾌속 성장이 서사하는 짜릿한 감동은 계속된다. 이미 웹툰 원작으로도 큰 사랑을 받은 작품인 만큼 정년이가 훗날 최고의 국극 스타가 되는 결말을 정해졌다. 다만 그 과정을 얼마나 드라마틱하게 풀어내면서 시청자의 공감과 관심을 끝까지 유지할지 ‘정년이’의 남은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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