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 이후 소독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주기적인 소독은 바이러스를 소멸시키고 감염 확률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소독제에는 여러 화학 물질이 들어가 있고 사용할수록 화학 물질에 노출되는 빈도가 높아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또한 소독제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면 내성이 생길 수 있다는데 사실일까요?
살균과 소독의 차이
살균과 소독은 ‘균을 죽인다’는 의미에서 같지만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세균은 자신이 생존하기 힘든 상황이 되면 세균 내부에 포자낭과 포자를 형성하는데 세균이 죽게 되면 ‘포자낭’만 남게 됩니다. ‘소독’은 세균을 죽이지만 포자를 없애지는 못하는 행위이고 ‘살균’은 병원체와 포자 모두를 사멸시키는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손소독제는 살균이 아니라 ‘소독’에 중점을 맞춘 제품이라고 보면 됩니다.
코로나로 인한 소독의 중요성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이후에 곳곳에 비치되어 있는 손세정제를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수시로 손을 소독하고 주변에 있는 물건들을 닦으며 생활해왔는데, 이제 일상을 회복하면서 이전만큼의 과한 소독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항생제 내성 생길 수 있어
소독제들을 자주 사용하면 세균이 항생제에 내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미생물은 살아남기 위해 나름의 생존 전략을 세우는데 소독제에 저항해 생존하고 증식할 수 있는 내성이 생긴다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처럼 내성이 생기면 소독제를 이용해 세균을 없앨 수 없고 점점 더 독한 소독제를 사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게 됩니다.
특수한 경우에는 자주 사용해도 괜찮아
예컨대, 집에 노로바이러스에 걸린 환자가 있다면 소독제를 이용한 청소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하지만 평소에는 청소기나 물걸레를 이용한 청소만으로 충분하며, 창문을 자주 열어 환기를 시키면 감염병 예방 효과를 충분히 얻을 수 있습니다.
실외 소독은 효과 미미해
사실 실외 소독은 소독 효과가 미미하고 소독제 성분이 주변으로 확산되어 환경 및 인체를 위협할 수 있습니다. 한창 코로나바이러스가 심할 때는 실내외 상관없이 수시로 소독을 하고 다들 민감했던 것도 사실인데, 실외 공간에서 대량으로 소독제를 사용할 때는 내성이 있는 생물종을 증가시키는 등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세균을 죽일 수 있지만 세균의 흡수를 도와주기도
소독제와 항생제는 모두 세균을 죽이는 방향으로 작용하여 같이 사용하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호주의 한 연구팀이 연구한 결과 소독제의 화학 성분이 항생제의 작용을 방해해 항생제 내성균 출현을 도와주며, 시간이 지나 농도가 낮아지면 세균을 죽이는 대신 항생제의 세균 흡수를 방해해 오히려 세균을 도와주는 양상을 보인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세균을 없애고 싶다고 하여 무리하게 화학 물질을 오남용하면 오히려 안 쓰느니만 못하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손소독제보다는 손 씻기가 더 효과 있어
손소독제가 바이러스에 일시적인 효과를 보이기는 하지만 전문가들은 손소독제에 의존하기보다는 손을 비누와 물로 씻는 것이 훨씬 더 큰 효과를 보인다고 조언합니다. 손소독제는 손을 씻을 수 없는 상황에서 적절히 사용하고 외출했을 때나 돌아와서는 반드시 비누나 세정제로 30초간 꼼꼼히 손을 씻도록 합니다.
소독제의 성능은 가격과는 무관
독한 세제가 아닌 이상 소독제의 전체적인 성능은 판매 가격과는 별로 상관이 없습니다. 더 비싼 것이 소독이 잘될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으며 프리미엄, 고급 제품의 유무도 무의미합니다. 소독제 유효 성분의 종류와 농도를 중심으로 살피고 살균소독제의 특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안전하게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정부 허가 받은 소독제인지 확인하기
용도에 맞게 정부의 승인과 허가를 받은 소독제를 선택하도록 하고 소독이 반드시 필요한 곳에만, 사용 방법 및 주의사항을 지켜 최소한으로 사용하는 것을 권합니다. 환경부의 승인과 신고를 받은 제품 목록은 ‘초록누리’ 공지사항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 승인된 제품이더라도 대부분의 소독제는 물체 표면 소독제이기 때문에 공기나 식기 등에 사용하거나 인체에 직접 닿지 않게 해야 합니다.
소독제 효과적인 사용법
소독제 사용 시 과량으로 사용하지 않도록 하고 공간 소독은 자제하며 접촉이 많은 물체 표면과 방바닥 등을 위주로 닦아내는 방법으로 소독하는 것이 좋습니다. 표면에 기름이나 유기 물질이 묻어있는 경우 소독제와 반응해 소독 효과가 줄어들 수 있으므로 먼지와 이물질을 세제로 제거한 후 소독해야 적정 사용량으로 소독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소독 후에는 깨끗한 물을 적신 수건으로 소독제 잔여물을 한번 닦아주면 더 좋습니다.
글 : 전신영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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