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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秋캉스] 이 가을 그대로 보내기 섭섭하다면 섬섬, 가을 섬 6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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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秋캉스] 이 가을 그대로 보내기 섭섭하다면 섬섬, 가을 섬 6곳

작가 칼릴 지브란은 “삶은 섬이다”라고 노래했다. 삶을 일컬어 고독의 대양 위에 떠 있는 섬같다고도 했고, 다른 모든 섬들과도 떨어져 있는 섬이라며 홀로 외로운 존재라고 읊었다. 삶의 닮은 꼴 섬, 섬의 분신 삶. 과연 우리의 삶은 외로운 섬 정도에 지나지 않는 것일까.

위대한 철학자에 반기를 들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다만 섬은 외롭지만 외롭지 않다. 드넓은 엄마 품과 같은 바다가 사방을 감싸고 있고, 시시때때로 물고기며, 바닷새가 놀러온다. 심지어 척박한 바위섬이라도 다양한 생명체가 자라난다. 때문에 섬은 외롭되 외롭지 않은 이유다.

이런 섬을 참 많이도 가지고 있는 대한민국이다. 사시사철 마음만 먹으면 발길 닿는 대로 섬 여행을 떠날 수 있다. 그중 가을 섬 여행은 각별하다. 짧디 짧은 가을이란 계절이기에 그렇고, 오색창연한 가을빛 물든 풍광을 볼 수 있어 더 그렇다. 더구나 일 년 중 가장 바깥 활동하기 좋은 날씨라 걷고, 즐기기에 그만이고, 맛 좋은 음식까지 접하면 그곳이 천국이다.

여행플러스는 가을에 찾아가면 좋을 가을 섬 6곳을 소개한다. 울긋불긋 아름다운 단풍과 꽃을 감상할 수 있는 ‘물들었 섬’ 2곳, 누구나 걷기 좋은 길이 있는 ‘걸어봐 섬’ 5곳, 맛있는 제철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맛있 섬’ 2곳 등 3개의 여행 주제에 따른 9곳 중 6곳을 엄선했다.

물들었 섬…경남 통영 장사도

거제도 남단에서 서쪽으로 1km 거리에 있는 장사도는 기후가 온화해 난대식물이 무성히 자라 해안 경관이 빼어나다. 10만여 그루의 동백나무와 후박나무, 구실잣밤나무 등이 섬 전체를 아우르고, 늦가을에는 동백이 섬을 붉게 물들여 장관이다. 긴 섬의 형상이 누에를 닮아 누에 잠(蠶)에 실 사(絲)를 써서 잠사도라고 불렸으나 일제강점기 한 공무원이 섬 이름을 등록하다가 누에 잠(蠶)자가 어렵다 여겨 길 장(長)을 붙였고, 이후 장사도(長蛇島)가 됐다는 말이 전해진다.

▶▶▶ 장사도로 가려면 통영에서 배를 타고 40분이 걸린다. 오전 10시, 오후 1시 하루 2회 통영에서 출발하며, 돌아오는 편은 낮 12시40분, 3시 40분이다. 어른 기준 2만8000원이다.

물들었 섬…전남 신안 병풍도

전남 신안군 증도면에 딸린 병풍도는 목포에서 서북쪽으로 26km 떨어져 있다. 구릉지를 제외하면 대부분 평지로, 보기섬과 신추도를 방조제로 연결해 하나의 섬이 돼 눈길을 끈다. 마을 서북쪽의 산이 병풍처럼 보인다 해 병암이라고 부르다가, 섬 북쪽 끝 해안선 절벽(병풍바위)이 병풍과 유사해 병풍도라고 이름을 바꿨다. 병풍도 최대의 재산은 갯벌이다. 오염되지 않는 갯벌에서 낙지, 게, 고둥, 조개 등이 서식하고 있다. 광활한 갯벌은 유네스코 생물 보존 지역으로 지정해 보존 가치가 더욱 높다. 가을이 절정에 다다르면 맨드라미꽃이 섬을 물들여 장관을 이룬다. 5개의 작은 섬에 설치한 12개의 건축미술작품 또한 볼거리다.

▶▶▶ 병풍도에 가려면 여수와 거문도를 오가는 배를 타야 한다. 송공항에서 매일 오전 6시 50분 출발해 병풍도에 25분만에 닿는다. 하루 4차례 운항하며 어른 기준 6500원이다.

걸어봐 섬…충남 보령 녹도

충남 보령 대천항으로부터 25km의 거리에 있는 0.9km의 조그만 섬 녹도는 80여 가구 250여 명의 비교적 많은 주민이 살고 있는 전형적인 어촌 마을이다. 섬의 모양이 고개는 서쪽으로 뿔은 동쪽으로 두고 드러누워 있는 사슴과 같이 생겼다고 해 녹도로 불린다. 마을이 바다를 내려다보는 언덕 위에 오밀조밀하게 하나의 동네로 형성돼 있어 불이 켜진 한 여름밤에 바다 쪽에서 바라보면 마치 동화 속에 나오는 서구의 옛 성을 연상케한다. 섬을 한 바퀴 돌 수 있는 둘레길까지 있어 걷는 재미가 있다.

▶▶▶ 녹도에 가려면 하루 1번 운항하는 대천항에서 배를 타야 한다. 매일 오전 10시 출항하며 1시간 15분 걸린다. 어른 기준 1만2100원이다.

걸어봐 섬…경남 거제 내도

동백섬 지심도와 더불어 거제의 대표적인 동백관광지인 경남 거제의 내도는 상록수림과 해안바위가 조화를 이룬 아름다운 섬이다. 서이말 등대에서 바라보면 거북이가 외도를 향해서 떠가는 형상을 하고 있어 거북섬이라고도 부르고, 구조라항에서는 모자를 벗어 놓은 것 같은 모양으로 보여 모자섬이라고 부른다. 한려해상공원의 섬들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어 외도, 홍도, 해금강 등을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다. 몽돌해수욕장, 구조라해수욕장과 가깝고, 대나무숲과 해안비경 감상을 할 수 있는 섬 둘레길인 내도명품길을 걷는 재미도 훌륭하다.

▶▶▶ 내도는 구조라항에서 매일 5회 출항하는 배를 타면 10분만에 도착한다. 어른과 중고등학생 모두 1만4000원이다.

맛있 섬…전남 여수 거문도

거문도는 고도, 동도, 서도의 3개 섬으로 이뤄져 삼도라고도 불렸다. 청나라 제독 정여창이 이 섬에 와 김유라는 대학자와 필담을 나누다 그의 문장력에 탄복해 거문도(巨文島)라 이름지었다는 일화도 있다. 아시아 최대의 거문도 등대, 수백년 묵은 동백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찬 수월산의 동백나무숲, 남해안 최고의 절경에 속하는 백도 등 아름다운 관광지가 즐비하다. 영국군 묘지, 조선시대 유학자 김유를 기리는 거문사 등의 역사 유적도 볼 만 하다. 특히 서도의 수월산 남쪽 끝에 있는 우리나라 최초의 등대인 거문도 등대는 놓치면 안된다. 거문도 주변 해역은 고기떼가 훤히 보일 정도로 물이 맑아 성어기에는 고기잡이배들이 몰려와 불야성을 이룬다. 수중에는 붉은 산호가 무리 지어 자라 섬 전체가 ‘생태계의 보고’로까지 불린다. 약 40여개의 식당이 있는 거문도는 은갈치, 방어, 해풍쑥 등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 거문도에 가려면 여수에서 출발하는 배를 타야한다. 하루 한 번 출발하며 2시간 30분이 걸린다. 어른 기준 3만2650원이다.

맛있 섬…경남 통영 욕지도

천혜의 바다 생태계를 자랑하는 욕지도는 ‘환상의 섬’이라 는 별칭이 따라붙는다. 워낙 바닷속 환경이 신비로울 만큼 아름답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이버들의 낙원으로도 불린다. 트레킹 코스도 빼놓을 수 없다. 해발 392m 의 천황산 등산로가 그 것. 등산코스를 통해 산정상에 오르면 욕지도를 비롯해 기암괴석의 삼여도 등 한려수도의 여러 섬들을 볼 수 있다. 욕지도는 단맛과 신맛이 어우러진 독특한 향과 맛을 내는 감귤과 고등어회, 전복, 소라, 고구마 등이 유명하다.

▶▶▶ 욕지도까지는 통영에서 출발하는 배를 타야 한다. 새벽 6시 51분에 배가 뜨며 하루 4번 왕복한다. 1시간이 걸리는 욕지도행 배는 어른 기준 1만2850원이다.

※ 자료 및 사진 = 행정안전부, 한국관광공사

장주영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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