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한아름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생명과학 벤처투자사 플래그십파이어니어링(Flagship Pioneering·이하 플래그십)과 혁신신약 투자를 위해 협력한다. 기존 위탁개발생산(CDMO)중심의 사업구조를 벗어나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모색하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이번 협력엔 삼성물산과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벤처투자가 참여한다.
플래그십은 8일(현지시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의·과학 패러다임을 바꿀 첨단 바이오의약품 개발을 위해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물산,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벤처투자와 함께 △생명과학 기술 △인공지능(AI) △CDMO 관련 전문성과 노하우를 플래그십과 공유할 예정이다. 플래그십은 투자처를 직접 창업해 인큐베이팅하는 창업형 벤처투자사다. 플래그십은 코로나 백신으로 유명세를 얻은 모더나를 공동창업해 키운 곳으로 가장 잘 알려져 있다.
구체적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 외 3사는 플래그십이 투자·창업한 생명과학 벤처사에 투자하거나 핵심 기술을 지원해 원천 기술을 공동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플래그십 포트폴리오에는 33개의 회사가 있다. 대사이상연관지방간질환(MASH) 치료제를 집중 개발 중인 미국 바이오기업 셀라리티(Cellarity Inc.) 등이 속해있다.
스티븐 베렌슨(Stephen Berenson) 플래그십 매니징 파트너는 “양사가 보유한 기술의 시너지를 통해 미래 제약·바이오산업에 이바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삼성과 플래그십의 협력은 지난 2021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유통 차원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당시 부회장)이 미국 플래그십 본사에서 누바 아페얀(Noubar Afeyan) 플래그십 대표와 회동을 가지면서 결실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이후 삼성물산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출자한 삼성라이프사이언스펀드가 지난 2022년 8월 플래그십 포트폴리오인 mRNA 백신·치료제 회사 센다바이오사이언스(Senda Biosciences)에 1500만달러(약 190억원)을 투자했다. 지난해 4월엔 아페얀 대표가 방한해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와 만나며 인연을 이어왔다. 당시 아페야 대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방문해 상견례 성격의 회동을 가졌다는 후문이다.
한편 플래그십이 지난 20여년간 창업한 회사는 100곳이 넘으며 이들의 합산 기업가치는 1000억달러(약 130조원)를 넘는다. 지난해엔 글로벌 대형 제약사 화이자와 노보노디스크가 혁신신약 투자를 위해 손을 잡았다. 노보노디스크는 지난 4일 셀라리티와 MASH 치료제 관련 공동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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