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길소연 기자] 한국형 전투기(KF-21) 분담금을 미납한 인도네시아가 프랑스산 라팔 전투기 3차 도입 계약을 유효화했다.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한국과 진행하던 KF-21 전투기 분담금 지급 이행은 미루고 프랑스와는 전투기 구매로 방위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다쏘항공은 9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정부와 라팔 전투기 3차 최종 계약을 맺었다. 인도네시아는 3차 유효 계약에서 전투기 18기를 도입한다. 이번 주문은 인도네시아의 라팔 전투기 42기 구매 합의의 일부이다.
앞서 인도네시아는 2021년 2월 다쏘항공과 81억 달러(약 10조7000억원) 규모의 라팔 전투기 42대를 사들이기로 계약했다. 2022년 9월에 1차로 6기 도입 계약을 맺었고, 이듬해 8월 2차로 18기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3차에서는 나머지 18기의 확정 주문으로 42대의 라팔 구매 계약을 최종 완료했다.
유효 계약 기간 동안 인도네시아 정부가 지출한 자금의 액수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에릭 트래피어(Eric Trappier) 다쏘항공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인도네시아는 국가 주권과 작전의 자유를 수호하기위해 라팔 전투기를 택했다”며 “다쏘항공은 인도네시아와의 성공적인 파트너십을 실현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의 라팔 전투기 구매 계약은 현 국방부 장관이자 차기 대통령 후보 중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프라보워 수비얀토 후보가 추진한 일이다. 프라보워 장관이 여러 차례 라팔 전투기 구매 의사를 피력하고, 프랑스를 직접 방문하면서 구매계약을 협의했다. 당초 당시 인도네시아가 라팔 36대를 구입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보다 많은 42대를 구입한다.
일각에서는 인도네시아가 라팔 전투기 구매를 확정하면서 KF-21 사업에서 손을 떼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프라보워 장관은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한국과 진행하던 KF-21 전투기 공동 개발 사업 분담금 지급을 중단했고, 지금까지 약속한 개발 분담금 중 일부만 지불해 미납금만 1조원에 육박한다.
다만 인도네시아가 올해 국방비 예산을 250억 달러(약 32조8000억원)로 20% 이상 증액해 미납금을 납부할지 주목된다.
한편 인도네시아는 라팔 전투기가 도입되기 전까지 공백을 메운다며 총 7억9200만 달러(약 1조385억원)에 카타르 중고 전투기 ‘미라주 2000-5’ 12대 구입을 추진했다가 구매 계획을 연기했다. 인도네시아는 라팔 전투기가 도입되기 전까지 현재 보유 중인 수호이와 F-16 전투기를 개조해 공백을 메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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