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 미국 공장 노조 결성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직원들이 자체적으로 모여 노조 결성 포럼을 여는 등 조합원 모집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전미자동차노조(United Auto Workers, UAW)가 무(無)노조 자동차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노조 결성을 지속 추진하는 상황에서 현대차 직원들이 당국의 노조 결성 기준을 조기에 달성할 지 관심이다.
18일 전미자동차노조(United Auto Workers, UAW)에 따르면 티모시 크리플(Timothy Cripple) 등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직원 5명은 지난 15일 몽고메리 지역에 위치한 마운트 시온 교회(Mt. Zion Church)에서 노조 결성 포럼을 열었다. 그동안 노조 결성을 위해 활동한 결과를 공유하는 것은 물론 향후 노조 결성 이후 생길 변화들에 대한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다. 이들 직원은 UAW와 함께 노조 결성을 추진하고 있는 핵심 구성원으로 알려졌다.
이번 해당 노조 결성 포럼 역시 UAW에 의해 조직됐다. 지난해 현대차와 테슬라 등 미국 남부에 생산공장을 둔 무(無)노조 자동차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노조 결성을 추진하기 위해 전국적인 캠페인을 시작한 UAW는 이번 행사의 의미를 더하기 위해 ‘마틴 루터 킹 주니어(Martin Luther King Jr.)의 날’에 맞춰 포럼을 기획했다. 마틴 루터 킹 주니어의 날은 미국의 흑인 민권운동 지도자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의 탄생을 기념하는 연방 공휴일로, 매년 1월 셋째 주 월요일이다.
앞서 UAW는 지난해 11월 언론 성명을 통해 13개 제조사 공장 노동자 약 15만명 대상 노조 결성 추진을 공식화한 바 있다. UAW가 지목한 제조사는 현대차를 비롯해 테슬라, 토요타, 혼다, 닛산, BMW, 메르세데스-벤츠, 스바루, 폴크스바겐, 마쓰다, 리비안, 루시드, 볼보였다.
이들 직원은 이날 포럼을 통해 노조 결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회사의 부족한 점을 노조를 통해 개선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개인의 목소리가 반영되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노조를 통해 함께 일어나야 임금 인상, 은퇴 패키지 등 향후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다고 다른 직원들의 가입을 설득했다.
조합원 가입 신청 현황도 공유했다. 현재까지 조합원 가입에 서명한 직원이 수백 명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정부 기관 연방노사관계위원회(National Labor Relations Board) 노조 결성 기준(현장 직원 30% 동의)을 채우기까지 200여명의 서명이 더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UAW의 노조 결성 활동에 대해서는 노동자로 살아가는 데 있어 더 나은 삶을 위한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대변하기도 했다.
실제 UAW는 이번 포럼 이전부터 노조 결성에 따른 혜택을 강조하며 현대차 직원을 대상으로 빠르게 조합원을 모집하고 있다. 임금, 수당, 직업 권리 등 여러 면에서 UAW 소속 조합원보다 뒤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가입을 설득하고 있다. 특히 빅3를 대상으로 고용 안정 및 복지 측면에서 유리한 합의안을 이끌어냈다는 점을 전면에 내세워 관심을 끌고 있다.
이처럼 UAW를 배후로 직원들의 노조 결성 움직임이 거세지자 회사 측은 거부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노조 결성이 그동안 이어져오던 팀워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스콧 포시(Scott Posey)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대변인은 ADN 등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노조 결성 여부는 궁극적으로 직원들에게 있지만,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의 경우 별도 노조 없이도 지난 18년 동안 경영진들의 직접적인 참여와 적극적인 소통을 토대로 발전을 거듭해왔다”며 “그동안 키워온 팀 중심 분위기와 북미 시장을 위해 안전하고 품질 높은 차량을 만든다는 자부심이 이 같은 결과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UAW는 현재 포드,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 등 미국 자동차 제조사 ‘빅3′에 조합원 14만5000명을 두고 있다. 다른 업계까지 포함한 전체 조합원은 약 40만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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