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러시아 AGR오토모티브그룹(AGR Automotive Group, AGR)이 현대자동차 러시아법인 총괄을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했다. 지난해 인수한 현대차 러시아 공장이 재가동을 시작한 상황에서 운영 관리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유경험자가 필요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선 향후 현대차 바이백 옵션 행사 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AGR은 최근 알렉세이 칼리체프(Alexey Kalitsev) 전 현대차 러시아법인 사업총괄을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했다. 전임자인 아르템 쿠르사코프(Artem Kursakov)는 별도 회사가 추진하는 특별 프로젝트 담당 총괄로 투입하기로 했다.
알렉세이 칼리체프 신임 AGR CEO는 지난 2010년부터 올해 1월까지 현대차 CIS권역본부에서 근무했다. CIS권역본부에서 다양한 주요 직책을 역임하며 현대차와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 브랜드 개발 전략을 수행했다. 현대차 러시아법인 사업 총괄에는 지난 2017년 선임됐었다.
명목상 알렉세이 칼리체프 CEO는 AGR의 장기 개발 전략 수립을 책임지고 러시아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는 역할을 맡는다.
칼리체프의 AGR로의 이직을 두고 업계의 해석은 다양하다. 현대차 러시아 생산법인(HMMR) 운영 관리 강화를 목적으로 영입한 것이라는 의견과 오는 2025년 HMMR 바이백 옵션 행사 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주장이 맞물리고 있다.
HMMR은 연산 23만대 규모를 갖춘 현대차 핵심 해외 생산 거점 중 하나였다. 지난 2022년 3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가동 중단이 이어지다 결국 이듬해인 2023년 12월 19일 AGR에 매각이 결정됐다. 매각 금액은 2년 후 바이백을 조건으로 1만 루블(약 14만5000원)로 책정됐다. HMMR을 인수할 당시 AGR은 아트파이낸스라는 사명을 사용했었다.
업계는 HMMR 운영 관리 강화 목적이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러시아 판매 차량에 대한 보증과 A/S 등 사후관리를 위한 현지 서비스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꾸준한 수요가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현대차 러시아법인을 진두지휘한 알렉세이 칼리체프를 영입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한편 HMMR은 지난 9일부터 생산을 재개했다. AGR은 파트너사인 중국 광저우자동차(广汽集团, GAC Group)에 위탁 생산을 맡기고, 가동 중단 전까지 이곳 공장에서 생산됐었던 현대차 솔라리스와 크레타, 기아 리오 총 3개 모델 생산하고 있다. 현재 공장에 남아 있는 이들 모델 재고 부품 활용 시 약 7만 대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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