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길소연 기자] 효성이 7년째 추진한 베트남전력공사(EVN) 산하 변압기 제조업체의 지분 인수에 ‘종지부’를 찍는다.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베트남 변압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현지 변압기 제조업체의 지분을 확보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요코타 타케시(Yokota Takeshi) 효성중공업 최고경영자(CEO)는 2일(현지시간) 당황안(Dang Hoang An) 베트남전력공사(EVN) 이사회 의장을 만나 “EVN으로부터 동안전기설비공사(EEMC)의 지분을 매입할 계획”이라며 EVN의 지원을 요청했다. EVN은 EEMC의 지분 46.58%를 보유하고 있다.
요코타 타케시는 “효성은 베트남 시장의 잠재력이 높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며 “베트남전력공사와 전압 조정기 정적 보상기(STATCOM), 전기 시스템 솔루션(ESS), 송전선로, 신재생 에너지 등 다른 분야에서도 장기적인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당황안 의장은 “EVN이 효성과 협력할 의향이 있다”며 “EEMC에 정적 변동 보상기(SVC), 정적 동기 보상기(STATCOM), 전기 변압기 개발과 관련해 효성과 논의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효성은 지난 2018년부터 EEMC 인수를 추진했다. 베트남전력공사에 EEMC 인수 제안서를 제출한 바 있다. EEMC는 1971년에 설립됐다. 국가 전력망용 전기 장비를 설계, 제조, 공급 및 수리하는 데 다년간의 경험을 갖고 있다.
베트남은 전력 수요가 증가하면서 변압기 수요도 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발전 설비가 증가로 생산된 전기를 소비자에게 보내는 데 필요한 전력망 공급이 부족하다. 베트남 정부는 급속한 산업화·도시화에 맞춰 2015년 164TWh(테라와트시) 수준이었던 발전량을 2030년 572TWh까지 늘릴 계획이다.
베트남은 그동안 효성에 변압기 시장 투자를 요청해왔다. 응웬 쑤언 푹(Nguyen Xuan Phuc) 전 베트남 총리는 2022년 조현준 효성 회장에게 변압기 부문의 투자를 요청한 바 있다.
효성은 변압기 시장에서 기술력을 쌓아왔다. 효성은 원자력발전소용 345kV 변압기와 765kV변압기 등을 국내 최초로 개발한 데 이어 지난 2006년에는 중국 강소성 ‘남통우방변압기유한공사’를 인수해 초고압 변압기 시장에 진출했다.
효성은 베트남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효성은 2007년 동나이성 인근에 베트남 법인을 세우고 현지에 본격 진출했다. 현재까지 총 35억 달러(약 4조7000억원)를 투자해 동나이와 바리아붕따우, 꽝남, 박닌성 등에 8개 생산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 폴리프로필렌(PP) 등 주요 제품을 베트남에서 만든다.
이외에 바리아붕따우성에 4억 달러(약 5331억원을 투자해 2025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탄소섬유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푸미2 산업단지에는 7억2000만 달러(약 9600억원)를 쏟아 신공장을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변압기 제조업체 지분 인수 후 변압기 공장까지 건설하면 효성은 베트남에 섬유와 산업자재, 화학, 중공업 등 주력 산업의 복합 생산기지를 구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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