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가 인도법인(HMIL) 인도 증시 기업공개(IPO)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주관사를 선정한 데 이어 법률자문사도 선정했다. 조기에 인도 증시에 상장 작업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행보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HMIL 인도 증시 상장을 위한 법률자문사로 샤둘 아마르찬드 망갈다스(Shardul Amarchand Mangaldas, SAM)와 레이섬 앤 왓킨스(Latham & Watkins) 2곳을 선정했다. 원활한 IPO 프로세스와 인도 규제 요건을 준수하기 위한 선택이다. 미국에 기반을 둔 대형로펌인 레이섬 앤 왓킨스의 경우 국제 법률자문 역할을 맡는다.
이미 상장 주관사 선정도 완료했다. 현대차는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JP모간 △HSBC 3곳을 인도 증시 상장을 위한 상장 주관사로 결정했다. 이달 초 복수 외국계 증권사 대상 인도 증시 상장 자문을 위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한지 보름 만이다.
적기에 HMIL 인도 증시 상장 작업을 마무리하겠다는 현대차의 의지가 엿보인다. 무엇보다 상장 주관사와 법률자문사 선정이 조기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업계는 이르면 5월 HMIL IPO 증권 신고서 제출을 완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인도 IPO 시장이 호조세를 보인 만큼 적기를 놓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현대차는 연말 HMIL 인도 증시 상장을 목표한 바 있다.
특히 HMIL은 인도 증시 역대 최대 규모의 공모 사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HMIL 공모 규모로 최소 30억 달러(약 4조 원)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역대 최대 IPO로 평가받는 인도 국영 생명보험공사(Life Insurance Corporation of India, LIC) 공모 규모(26억 달러)보다 4억 달러나 높은 수치이다.
HMIL 기업가치는 300억 달러(약 40조 원)로 추산된다. 현지 1위 로컬 브랜드 ‘마루티 스즈키’ 시가총액(437억8000만 달러, 2월 말 기준)과 비교하면 137억 달러 낮은 수치이지만, 일각에선 향후 양사의 시가총액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HMIL가 인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마루티 스즈키를 위협하고도 남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HMIL의 IPO는 인도 자동차 산업의 중요한 발전을 의미한다”며 “마루티 스즈키 등 로컬 브랜드와 현지 진출한 다른 완성차 업체들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HMIL IPO는 잠재적으로 인도 자동차 시장의 경쟁 구도와 투자 심리도 바꿀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HMIL은 인도에서 거센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총 76만5786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70만811대) 대비 9% 성장한 수치이다. 특히 내수 판매는 전년(55만2511대) 대비 9% 확대된 60만2111대를 기록, 연간 최다 판매 기록을 달성했다. 내수 시장에서 60만 대를 돌파한 것은 처음이었다. 수출의 경우 전년(14만8300대) 대비 10% 증가한 16만3675대로 집계됐다.
현대차는 IPO로 확보하는 자금을 인도 시장 공략에 사용할 계획이다. 앞서 현대차는 인도에 향후 10년간 5조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하기로 한 바 있다.
한편 현대차가 지난 1996년 설립한 HMIL은 인도 첸나이에 제1·2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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