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환 기자] 미국 정부가 중국의 스파이 도구로 활용될 우려가 제기된 중국산 항만 크레인 등 항만 시설을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마련했다. 이에 중국 정부는 자국 기업에 대한 탄압이라고 반발했다.
3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미국 항만의 사이버 보안 강화를 위해 5년간 200억 달러를 투자하는 내용이 포함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행정명령에는 선박이나 항만, 시설 등이 사이버 공격을 당했을 경우 당국에 의무적으로 보고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된다.
미국은 자국 항만에 200개가 넘는 중국제 크레인이 있으며, 점유율은 80%에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당국자는 언론 브리핑에서 “권한에는 사이버 위협이라고 인지했거나 의심하는 선박의 움직임을 통제하고, 시설이 항만의 안전과 보안을 위험하게 할 수 있는 미흡한 사이버 여건을 시정하도록 요구하며, 사이버 체계와 네트워크를 포함한 선박과 해안 시설을 점검·수색하는 것을 포함한다”고 전했다.
고위당국자는 구체적인 사이버 취약점으로 중국에서 제조한 STS 크레인(Ship to Shore Crane)을 지목했다. 크레인은 화물을 선박에 싣거나 부둣가에 내릴 때 사용하는 하역 장비다.
고위당국자는 “이같은 크레인은 설계상 원격으로 제어·서비스·프로그램할 수 있다”며 “이런 특성 때문에 중국제 크레인은 남용에 취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23일 브리핑에서 “소위 ‘중국이 항만 크레인 데이터를 원거리 통제한다’는 것은 완전히 황당무계한 말”이라며 “중국은 미국이 국가 안보 개념을 일반화하는 것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국가 역량을 남용하고 이치를 벗어나 중국 제품과 기업을 탄압하며 경제·무역 문제를 도구화·무기화하면 글로벌 산업망·공급망 안보 리스크를 높여 결국에는 스스로를 해칠 뿐”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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