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효성첨단소재가 ‘꿈의 신소재’ 탄소섬유 투자를 확대한다. 중국에서 연간 5000톤(t) 규모의 탄소섬유 공장 2개 설립을 모색하고 베트남에도 설비투자를 단행한다. 생산량을 크게 늘려 최대 탄소섬유 시장인 중국을 비롯해 글로벌 수요에 대응한다. 탄소섬유 영토 확장과 시장 선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중국과 베트남을 활용해 실현시킨다.
13일(현지시간) 플라스틱유럽 등 외신에 따르면 효성첨단소재는 지난 5~7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복합소재 박람회에서 중국 탄소섬유 투자 계획을 밝혔다.
효성첨단소재는 중국에 연간 5000t 규모의 공장 두 개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정확한 위치는 밝히지 않았지만 저장성 자싱이 후보로 거론된다.
자싱은 조현준 효성 회장의 C(China, 중국)-프로젝트가 시작된 곳이다. 효성은 글로벌 시장 공략의 본거지로 자싱을 삼았다. 1999년 해외 생산 기지로는 처음으로 자싱에 스판덱스 공장 건립을 추진했다. 스판덱스에 이어 타이어코드와 나일론 필름, 폴리에스터 원사 등 주력 제품을 생산하며 중국 사업을 확대했다. 기존 투자로 지역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지방 정부와도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한 만큼 탄소섬유 공장을 효성 사업장 인근에 설립할 수 있다는 추측이 제기된다.
효성첨단소재는 작년 11월 383억원을 투자해 장쑤성에 법인을 설립하고 중국 진출의 신호탄을 쐈다. 신이시 경제개발구 내 공장을 지어 지난 1월 말 준공식을 열었다. 총 6억1400만 달러(약 8100억원)가 투입되며 △고성능 탄소섬유 9600t △탄소섬유복합재료 1만6800t 등 총 2만6400t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춘 것으로 추정된다. <본보 2024년 2월 1일 참고 [단독] "中 대비하라" 콕 짚은 조현준 효성 회장, 장쑤성 탄소섬유 공장 본격 가동>
효성첨단소재는 베트남 남부 바리아 붕따우에서도 투자에 나선다. 1단계로 내년 연간 4800t의 공장을 완공하고 추가 투자를 통해 2031년 2만16000t 규모로 키운다. 김경환 효성베트남 법인장은 바리아 붕따우성 정부 인사들과 회동하며 투자를 논의해왔다. <본보 2023년 12월 18일 참고 효성, 베트남 바이오 신소재 공장 프로젝트 '속도'...바리아붕따우 적극 지원 '화답'>
올해 초에는 조현상 효성 부회장이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열린 팜민찐 베트남 총리 주재 토론회에 참석해 투자 확대 의지를 내비쳤다.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베트남 경제협력위원회의 위원장에 뽑히면서 ‘한-베트남’의 교역 확대에 효성의 역할도 커질 전망이다.
효성첨단소재는 중국과 베트남에서 투자를 지속하고 전 세계 탄소섬유 시장에서 상위 3위권에 든다는 포부다. 국내에서도 오는 7월까지 전북 전주공장에 528억원을 쏟아 생산라인을 추가하며 증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탄소섬유는 탄소가 92% 이상 함유된 섬유다. 철보다 10배 강하지만 무게는 4분의 1에 불과하다. 탄성은 철의 7배에 달하며 내열성과 전도성은 뛰어나다. 자동차 소재와 수소차 연료탱크, 압축천연가스(CNG) 고압용기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된다.
전 세계 탄소섬유 시장은 연평균 10%가량 성장할 전망이다. 일본 시장조사기관 후지경제는 세계 폴리아크릴로니트릴(PAN)계 탄소섬유 수요가 지난해 11만2000t에서 2035년 32만700t까지 급등한다고 봤다.
특히 중국은 세계 최대 탄소섬유 소비국으로 성장잠재력이 높다. 중국 탄소섬유 연구업체 사이아우(赛奥)는 현지 시장이 매년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소비량은 2021년 6만t에서 2025년 16만t으로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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