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환 기자] 사우디아라비아가 인공지능(AI) 산업 육성을 위해 약 54조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전 세계 주요 정부가 AI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앞다퉈 투자를 확대하는 모습이다.
20일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는 AI 분야에 투자하기 위한 400억 달러(약 53조5800억원) 규모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 출범이 목표다.
이를 위해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공공투자펀드(PIF)가 안드레센호로비츠 등 글로벌 벤처캐피털(VC)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드레센호로비츠는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 사무소를 설립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석유 중심의 경제 구조에서 탈피하기 위해 중장기 발전 계획인 ‘비전 2030’을 추진 중이다. 이 계획의 일환으로 AI 등 미래 신기술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서 확대하는 중이다.
실제로 야시르 오스만 알루마이얀 PIF 총재는 지난달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 컨퍼런스에서 “우리는 미국 이외 지역에서 AI 허브가 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면서 “AI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데 사우디아라비아는 화석 연료 에너지와 재생 에너지 분야 모두 글로벌 리더”라고 강조했다.
PIF는 운용자산 6000억 달러(약 800조원) 규모 세계 6위 국부펀드로, ‘비전 2030’ 개혁을 위한 핵심 재원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이사회 의장으로 있다.
최근 전 세계에 정부들이 AI 시장 선점을 위해 돈을 쏟아붓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최근 의회에 제출한 2025회계연도(2024년 10월~2025년 9월) 연방 예산안에서 AI 분야에 200억 달러(약 26조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중국은 올해 AI를 포함한 과학기술 분야 예산을 10% 늘린 68조6000억 위안(약 1경2700조원)으로 책정했다.
유럽 국가 가운데 프랑스의 범부처 인공지능(AI) 위원회는 향후 생성형 AI 기술 발달로 연간 경제성장률이 두 배가 될 수 있다며 정부에 앞으로 5년간 매년 50억 유로(약 7조2600원)를 투자하라고 권고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도 AI 프로젝트를 촉진하기 위해 10억 유로(약 1조4500억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본 소프트뱅크는 엔비디아와 맞설 AI 반도체 회사를 키우기 위해 1000억 달러(약 134조원) 규모의 펀드 조성을 추진 중이다. 소프트뱅크는 지분 90%를 보유하고 있는 반도체 설계회사 ARM을 보완하면서도 AI 반도체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을 설립할 방침이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