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현대자동차가 대규모 투자를 예고한 인도 주요 생산거점의 스마트 팩토리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반 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불량률을 낮추고 생산성을 높여 글로벌 핵심 생산기지 역할을 강화한다.
25일 현대차 인도법인에 따르면 회사는 타밀나두주 스리페룸부두르(첸나이)에 위치한 공장에 ‘인더스트리 4.0’ 기술을 접목, 자동화·디지털화를 추진하고 있다. 공장 가동률과 생산능력 등의 정확한 예측이 가능해져 유지·관리를 위한 운영 중단 시간이 5% 단축되고 핵심 부품 생산 프로세스 품질이 1% 향상됐다는 설명이다.
인더스트리 4.0에 기반한 스마트 팩토리는 제품의 설계, 개발, 생산, 유통, 판매, 물류 등 제조 공정의 모든 단계에 디지털 솔루션을 적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머신러닝, AI, 로봇, 가상현실(VR), 산업용 사물인터넷(IIoT) 등을 활용해 제조 공정의 모든 단계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분석하고 스스로 조정해 나가는 지능형 생산 공장이다. 특히 인더스트리 4.0은 기계들과 시스템이 서로 상호 연결돼 작업을 수행한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스리페룸부두르 공장 내 2000개 이상의 장비와 1000개 이상의 지능형 센서를 설치했다. 조립 공장은 물론 차체 공장, 프레스 공장, 최종 조립 라인까지 적용, 전 생산라인을 디지털로 연결했다. 이를 통해 연간 120억 개의 데이터 포인트가 생성된다. 80명 이상 전문 데이터 과학자로 구성된 팀이 AI와 머신러닝 기술을 통해 데이터 효용성 등을 분석·평가하고, 발생 가능한 문제를 사전에 해결한다.
첨단 기술 도입은 결함 발생을 방지하고 고품질을 보장하는 데 가장 크게 기여하고 있다. 차체 공장에서는 딥러닝 비전 시스템 기반 로봇팔을 활용해 복잡한 용접 작업을 실시, 우수하고 일관된 제품을 완성한다. 프레스 공장에서는 AI 기반 패널 균열 감지 솔루션을 통해 공정 중 패널 균열 등을 조기에 식별한다. 조립 공장에서는 기존 인간 작업자가 했던 결함 테스트를 AI 기반 비전 시스템이 대신해 오류 발생 가능성을 대폭 낮췄다.
제조 외 교육, 물류, 안전 분야까지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모든 작업을 자동화·디지털화하고 있다. 직원들은 새로운 업무를 맡기 전 VR 기술을 통해 가상으로 실습한 뒤 현장에 투입된다. 공정 간 부품을 옮기거나 완성차를 옮길 때 로봇을 활용한다. 임직원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제조 시설 내 딥러닝 영상 분석 기술 기반 AI 솔루션도 구축했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생성형 AI, 디지털 트윈 등 최신 첨단 기술을 추가 도입해 스마트 팩토리를 지속 고도화한다는 목표다. 세계경제포럼(WEF)와 파트너십도 추진한다. 재고 관리 시스템은 물론 공급망 전반을 최적화하면 생산성을 높이고 비용 절감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스리페룸부두르 공장의 스마트 팩토리 전환은 현대차 인도법인이 발표한 2618억 루피(약 4조2124억원) 규모 투자 계획의 일환이다. 현대차는 작년 5월과 올 1월 두 번에 걸쳐 타밀나두주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향후 10년간 전기차·수소 모빌리티 생태계를 조성하고 생산설비를 현대화하기로 했다. <본보 2024년 1월 8일 참고 현대차, 인도 타밀나두에 '1조원 추가투자' 수소 자원 센터 설립>
현대차는 1996년 인도에 첫 진출해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2년 뒤인 1998년 스리페룸부두르 공장에서 경차 아토스를 개조한 쌍트로를 첫 양산했다. 지난 2021년 중국 공장에 이어 해외 공장 중 두 번째로 누계 생산 1000만 대를 달성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스리페룸부두르 공장에서 그랜드 i10 니오스를 비롯해 아이오닉, 아우라, 엑스터, 코나, 투싼 등 주요 라인업을 생산, 인도 내수와 글로벌 시장 수요를 책임진다.
고팔라 크리슈난 현대차 인도법인 최고제조책임자(CMO)는 “우리는 전통적으로 더럽고 지루하고 어렵고 위험하다고 간주되는 분야에 자동화를 도입하고 있다”며 “타밀나두주는 정부가 지원하는 혁신연구소를 두고 있는등 모든 첨단 기술을 구현하는 핵심 주”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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