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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협력’ LX하우시스·세원 등 美 조지아서 ‘취업사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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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루=정예린 기자] LX하우시스와 세원물산이 미국에서 ‘취업사기’ 논란으로 법적 분쟁에 휘말렸다. 고스펙을 가진 멕시코 이민자들을 속여 채용한 뒤 현장직에 투입하는 등 합법적으로 저임금 노동자를 고용하기 위해 편법을 저질렀다는 혐의다.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유사한 사례로 잇따라 고발을 당하며 국가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일 조지아주 북부지방법원에 따르면 지난달 세원물산과 LX하우시스 미국법인을 상대로 각각 1건의 집단소송이 제기됐다. 원고인 멕시코 출신 직원들은 양사의 현지 채용 파트너사인 TESS(Total Employee Solution Support)와 CL글로벌도 함께 피고로 지목했다. 

양사의 소송은 각 원고가 다른 별건이지만 혐의가 같다. 원고 측은 LX하우시스와 세원물산이 미국 이민국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허위·과장 취업 공고를 내 멕시코 출신 근로자들을 고용했다고 주장했다. 취업 확정시 약속받은 사무직 혹은 전문 엔지니어링 기술직이 아닌 조립 라인 등 단순 노동직 업무를 수행하고, 낮은 임금과 고강도 연장 근무 등 최악의 근로 환경에 놓여 있다는 설명이다. 

쟁점이 되는 사안은 양사가 취업 공고에서 내건 멕시코·캐나다인 취업비자(TN)다. TN비자는 미국 이민국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따라 멕시코와 캐나다의 고급 기술자에게 발급해주는 비자다. 특정 기술군에서 최대 3년 동안 일할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된다. 

TN비자 프로그램을 통해 고용된 이들은 전문 기술직에 투입돼야 한다. 하지만 세원물산과 LX하우시스는 이를 어기고 멕시코 출신 근로자들을 채용 공고에 명시했던 업무와 전혀 관계없는 생산·조립라인으로 배치했다는 게 원고 측 주장이다. 

단순 노동 업무를 위해 고임금을 지불해야 하는 현지인을 채용하는 데 부담을 느낀 기업 측이 편법을 사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이 자국 제조업 보호 기조를 강화함에 따라 대학을 졸업하고 전문 기술을 가진 고스펙 인재에만 취업 비자를 발급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저임금 외국인 근로자 유입을 차단해 단순 노동직에 자국 국민들을 채용하라는 정부의 압박인 셈이다.

세원물산을 고소한 원고는 이같은 고용 행태가 조직적인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봤다. 이에 세원물산이 조지아주 내 조직적인 부패범죄를 처벌하는 법률인 리코(RICO·Racketeer Influenced and Corrupt Organizations)법과 공정근로기준법(FLSA)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LX하우시스 소송 원고 측은 회사가 △고용상 연령차별법(ADEA) △고용기회균등법(EEOA)을 위반했다고 강조했다. 

세원물산과 LX하우시스는 모두 현대차·기아 협력사다. 조지아주 공장에서 생산되는 자동차 부품과 원단 등을 현지 생산 공장에 공급한다. 

세원물산은 2008년 조지아 라그렌지에 자동차 부품 공장을 설립하고 현대·기아차 미국 생산법인의 1차 협력 업체로 활동하고 있다. 최대 고객사인 현대차 현지 공장 건설에 맞춰 2공장 설립도 확정했다. 세원물산은 조지아주 서배나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인근 중소도시 린콘(Rincon)에 전기차 부품 제조 시설을 짓는다. 투자 금액은 3억 달러다. <본보 2023년 2월 22일 참고 [단독] '현대차 협력사' 세원, 美 조지아에 EV 부품공장 설립…3600억 투자>

LX하우시스는 2011년 칼훈에 건축자재 생산 공장을 설립하며 미국에 진출했다. 3년 뒤인 2014년 건축자재 공장 인근 부지에 자동차 원단 공장을 세웠다. 자동차 시트, 도어패널, 대시보드 등에 사용되는 표면 내장재를 생산해 현대차·기아 북미 공장은 물론 제너럴모터스(GMP), 크라이슬러 등에 납품하고 있다. 

한국 기업이 ‘편법 고용’ 논란에 휘말린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작년과 재작년 기아와 현대모비스 조지아 공장에서 근무하던 멕시코 출신 노동자들이 같은 혐의로 회사를 고소한 바 있다. <본보 2023년 4월 26일 참고 기아, 美 공장 멕시코 노동자들로부터 '취업사기' 집단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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