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한아름 기자] SK바이오팜이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유럽 판매명 온투즈리)의 제형을 다각화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 알약에서 액상형 제제로 제품군을 늘려 보다 많은 환자에게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도록 했다.
12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SK바이오팜 엑스코프리가 액상형 제제로 판매 허가를 획득했다. 엑스코프리 액상형 제제는 알약을 직접 삼키기 어려운 뇌전증 환자가 물약(현탁액)처럼 마시거나 비위관(콧줄) 삽입술을 통해 투여할 수 있다. 비위관은 코를 통해 식도를 지나 위까지 삽입하는 관이다. 삼킴 장애가 있거나 의식이 없는 환자에게 약물·영양분을 공급할 때 쓰인다.
FDA는 임상시험 데이터를 토대로 허가 결정을 내렸다. SK바이오팜은 지난 2022년부터 뇌전증 환자 24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액상형 제제 △비인두관 투여법이 기존 알약 형태로 투여했을 때와 비교했을 때 생물학적 동등성과 안전성을 확인한 바 있다. 1차 지표는 △최대 혈중 농도(Cmax) △혈중 농도 곡선하 면적(AUClast) 등이었다.
SK바이오팜이 지난 2017년 국제 출원한 특허도 고려했다. 특허명은 ‘카바메이트 화합물을 포함하는 비경구용 액상 제제’다. 사이클로덱스트린 유도체를 활용해 엑스코프리의 주요 성분인 카바메이트 화합물을 액상 형태로 만드는 제제 기술에 관한 것이다.
이번 FDA 승인 획득으로 SK바이오팜의 중장기적 수익 개선이 기대된다. SK바이오팜은 이번 제형 다각화를 시작으로 2026년까지 엑스코프리의 전신 발작 적응증 확장, 소아 및 청소년까지 연령 확대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글로벌 뇌전증 치료제 시장 규모는 약 8조원 수준으로, 이 가운데 미국 시장 비중이 약 70%로 추정된다.
한편 엑스코프리의 지난해 미국 매출은 2708억원으로 전년 대비 60.1% 증가했다. 엑스코프리는 지난 2019년 FDA로부터 성인 부분 발작을 적응증으로 한 알약 형태로 판매 허가를 획득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