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형수 기자] 콜마(Kolmar) 브랜드를 쓰는 한국콜마와 일본콜마가 중국 화장품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그동안 동일 브랜드로 각각 한국과 일본에서 특화해 왔으나, 해외 영역을 넓히면서 경쟁하는 상황이 됐다. 양사는 글로벌 사업에서 경쟁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지만 최근 일본콜마의 중국 2단계 공장 증설 소식에 한국콜마도 적잖이 진검 승부를 각오하는 모습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콜마 중국 자회사 콜마 쑤저우(Kolmar Suzhou)가 ‘쑤저우 하이테크 존'(Suzhou High-tech Zone)에서 2단계 공장을 증설했다. 해당 공장에는 일본의 최첨단 연구·개발 장비가 도입된다. 이곳 공장이 가동에 들어감에 따라 콜마 쑤저우는 연간 10억위안(약 1910억원) 규모의 화장품 생산 능력을 확보하게 됐다.
지난 1997년 설립된 콜마 쑤저우는 일본콜마가 지분 100% 갖고 있다. 지난 2000년 현지 공장을 짓고 중국 사업을 본격화했다. 이어 지난 2012년 연구소를 세우고 현재 스킨케어, 헤어케어, 바디케어 제품 등을 생산하고 있다.
요시히데 칸자키(Yoshihide Kanzaki) 일본 콜마 회장은 “쑤저우 하이테크 존은 우수한 투자 환경을 갖추고 있으며 효율적 정부 서비스가 제공되는 곳”이라면서 “보다 우수한 경쟁력을 지닌 화장품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지역 경제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글로벌 인포메이션(Global Information) 조사 결과 오는 2029년 중국 화장품 OEM·ODM 시장 규모는 115억8560만달러(약 16조10억원)에 달한다. 지난 2022년 78억2650만달러(약 10조8090억원) 규모에서 7년간 연평균 5.30%를 성장세다.
한국콜마도 중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공교롭게 일본콜마의 뒤를 이어 한국콜마도 중국 OEM 시장을 두고 공격 행보에 나서면서 경쟁이 불가피해 보인다. 지난 1990년 한국콜마 설립 당시 공동 출자한 동업자 관계에서 경쟁 구도로 지각 변동이 일어난 셈이다.
한쿡콜마 초창기 49.0% 지분을 확보한 일본콜마는 사실상 ‘한지붕 두가족’이란 평가도 받왔지만 한국콜마가 지난 2022년 콜마의 원조 기업인 미국콜마로부터 ‘KOLMAR’ 글로벌 상표권을 100% 인수하면서 신경전이 본격화됐다. 일본콜마의 한국콜마 지분율은 지난해 기준 12.14%로 낮아졌다. 한국콜마홀딩스(27.14%), 국민연금공단(13.20%) 등에 이은 3대 주주로 밀려났다.
앞서 한국콜마는 지난 2011년 중국 북경에 이어 지난 2018년 중국 강소성 무석에 제2공장을 조성했다. 무석 공장 건설에 따라 한국콜마는 중국에서 기초화장품과 색조화장품 등 연간 5억개의 화장품을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 무석과 상하이를 중심으로 연구개발과 영업조직도 대폭 확대했다. 브랜드 상표권 인수로 ‘KOLMAR’ 브랜드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갖게 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신속한 사업추진이 가능해졌다.
한국콜마는 한국콜마와 일본콜마는 독립경영으로 중국 시장에서 각자의 성장을 목표로 사업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에 진출해 있는 일본콜마와의 관계에 대해 “남과 북을 나누어 영역싸움을 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관계를 바탕으로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면서 “일본이 기술력면에서는 앞서고 있더라도 가격 경쟁력에서는 우리가 앞서는 이점이 있다”고 전했다
한국콜마는 “중국 현지의 화장품 OEM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한국 기업들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연구·개발에 주력하며 품질 경쟁력을 개선하고 현지 시장 장약력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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