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세계 최대 니켈 생산업체 러시아 노릴스크 니켈이 중국과 손잡고 구리 합작사를 설립한다. 러시아가 미국과 영국의 제재를 피해 중국과 밀착을 강화할 것으로 분석된다.
블라디미르 포타닌 노릴스크 니켈 최고경영자(CEO)는 22일(현지시간) 인테르팍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영국의 제재 압력에 따라 일부 구리 제련 생산 시설을 중국으로 이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타닌 CEO는 “미국과 영국의 제재는 우리 상품을 올바른 방식으로 유통 시장에 공급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하게 했다”며 “이에 대한 해결책 중 하나가 생산의 일부를 직접 소비 시장으로 이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릴스크 니켈은 신규 구리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중국에 합작사를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신규 공장은 오는 2027년 중반까지 건설해 연간 약 200만t의 구리 정광을 공급할 예정이다. 완제품은 중국산으로 판매된다. 포타닌 CEO는 중국산이 중국으로 들어오는 러시아산보다 중국에서 제재하기가 훨씬 더 어렵다고 설명했다.
특히 노릴스크 니켈은 러시아와의 금융 거래에 대한 서방의 제재 압력이 증가함에 따라 회사의 수출을 보호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블룸버그는 노릴스크 니켈이 미국 금융시스템에서 벗어나기 위해 런던과 상하이 가격을 혼합해 현물 시장에서 위안화로 금속을 판매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실제로 노릴스크 니켈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외부의 제재에 대비해 탈(脫) 글로벌 금융시스템을 준비해 왔다.
중국은 러시아산 금속 수출의 주요 목적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국과 영국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로 시카고상업거래소(CME)·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러시아산 구리·알루미늄·니켈 등의 신규 거래와 수입을 금지했다. 러시아는 현재 전 세계 구리의 4%, 알루미늄의 5%, 니켈의 6%를 생산하고 있다.
일부 트레이더들은 이번 미국과 영국의 러시아산 금속 제재가 원자재 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제재로 중국 상하이선물거래소가 러시아산 구리·알루미늄·니켈을 거래하는 유일한 거래소가 되면서 원자재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키우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업계 역시 러시아산 금속의 중국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포타닌 CEO는 “세계 최대 구리 소비국인 중국은 노릴스크 니켈의 금속 판매량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은 철광석과 알루미늄 등 국제 원자재 시장의 큰손이지만 그동안 CME·LME의 영향에 가려 가격결정에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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