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 역 인근 부동산 하락
동탄·파주·용인 대장주단지
GTX 이용객 저조한 성적표
지난 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및 공인중개업계에 따르면 동탄을 비롯해 용인·파주 일대의 집값을 견인하는 대장주단지에서 이전보다 하락한 거래가 잇따른다.
해당 지역은 올해 초 정부가 ‘수도권 출퇴근 시간 30분 시대’를 개척하겠다며 수도권광역급행철도인 GTX 사업 구상을 대대적으로 발표하자 부동산 가격이 치솟은 곳이다.
당시 부동산 시장은 장기적인 침체와 미분양 등으로 골머리를 앓던 중에 GTX 도입을 두고 ‘대형 호재’라며 반기는 분위기였다.
특히 기존 GTX-C노선이 지나는 평택시에 GTX-A노선이 연장되면서 인근 지역의 부동산이 올해 최대 수혜지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지하철 등 교통수단 개선이 집값에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이 크기 때문에 즉각적인 반응이 나타났을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갑자기 치솟은 집값에 대한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전문가들의 예측은 사실이 되었다. 올해 말 GTX-A 운정역 개통 예정인 파주시에선 역과 인접한 속칭 ‘운정 3대장’ 가격이 일제히 하락하는 상황이다.
우선 파주시 대장주 아파트로 불리는 목동동 소재 ‘운정신도시 센트럴푸르지오’ 전용 84㎡·약 25평은 지난 4월 29일 6억 7,000만 원에 매매가 체결됐다. 이는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3주 전 동일한 면적의 매매가인 7억 500만 원보다 3,500만 원이 떨어졌다. 해당 매물 최고가를 기록한 9억 원과는 2억 3,000만 원의 차이를 보여 부동산 시장에 대한 우려가 사실 시 됐다.
동일한 지역 소재 ‘힐스테이트 운정’ 전용 84㎡·약 25평은 지난 4월 17일 직전 거래가보다 5,700만 원 떨어져 6억 2,000만 원에 새 주인을 맞았다.
해당 면적 매물은 4년 전인 2020년 12월 8억 5,000만 원에 거래되면서 최고가를 달성했지만, 2년 5개월 만에 2억 3,000만 원이 급하강했다.
이어 ‘운정신도시아이파크’ 전용 84㎡·액 25평은 지난 4월 25일 6억 9,900만 원에 거래가 체결됐다. 이는 직전 거래가 7억 5,000만 원 대비 5,100만 원 급감한 가격이며, 최고가를 기록한 9억 7,000만 원보다 2억 7,100만 원의 손익이 발생했다.
이에 대해 해당 지역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현재 하락 거래만 체결되는 것은 아니고, 평형별로 상승 거래도 존재한다”라며 “단순히 집값이 하락세를 탔다고 분석하기보다는 일종의 조정 기간을 거치는 과정이라고 보는 게 맞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운정역 인근 경우 세부적인 평형마다 다른 결과를 보이긴 하지만, 국평기준 호가가 6억 원에서 7억 원대 중반에 밀집되어 있다”라며 “가격이 조정돼 저렴한 매물이 나오면 빠르게 소진되는 형국이다”라고 덧붙였다. 국평은 국민평수의 줄임말로 통상 부동산 거래에서 인기 평형인 84㎡를 일컫는 말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조정 기간이라 하더라고 대출 규제 및 각 가정의 부채가 증가하는 현재 경제 상황에서 6억 원이 넘는 아파트를 구매할 인원은 현저히 부족할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더하여 여소야대 국회가 연장되면서 현 정부가 주장하는 부동산세 감면 등의 혜택이 감소할 것으로 보여 부동산 매매에 소극적인 태도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파주에 이어 오는 6월 GTX-A 구성역의 개통이 예정된 용인시에서도 인근 단지들이 약세를 보이는 추세다.
용인시 기흥구 마북동 소재 ‘삼거마을 삼성래미안1차’ 전용 118㎡·약 35평은 지난 4월12일 9억 3,000만 원에 거래되었다. 이는 직전 거래액보다 7,000만 원 하락한 수치다. 해당 매물의 최고가는 지난 2021년 8월 진행한 거래에서 13억 5,000만 원으로 현재 시세보다 약 4억 원의 차이를 보인다. 이는 지방 아파트 평균 형성가격이 2억 5,000만 원 선과 비교한 것보다 더 큰 규모다.
갭투자자들이 몰려든 동탄 경우 GTX 개통하기 전 지난 2월 22억 원의 신고가가 발생하는 등 시장의 뜨거운 분위기를 견인했지만, 개통 후엔 오히려 찬물이 끼얹어진 듯 조용한 상황이다.
동탄역과 밀접한 화성시 청계동 소재 ‘동탄역시범 한화꿈에그린 프레스티지아’ 전용 84㎡·약 25평은 지난 4월 26일 11억 3,800만 원에 새 주인을 맞이했다. 타지역보다 상당히 높은 가격을 자랑하지만, 이는 불과 6일 전 거래가인 12억 원보다 6,200만 원 감소한 액수다. 심지어 최고가인 14억 5,000만 원보다 3억 1,200만 원 급락했다.
한편 집값 견인을 이끈 GTX-A의 화력이 생각보다 미미하여 관련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KBS를 비롯해 매체에서 평일 낮, 동탄역 승강장엔 승객을 찾아볼 수 없다고 보도했다.
GTX의 배차간격은 약 20분 정도로 일반 지하철보다 배차간격이 긴데도 불구하고, 거의 텅 빈 채로 열차가 떠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이용객 A 씨는 “강남 인근으로 이어지는 게 불편하기도 하고, 이용하는 게 편리하지 않은 점도 없잖아 영향이 있다”라며 “또 오산 및 수원과 연계된 관련 교통편이 아주 부족하다”라면서 불편을 호소했다.
또한 동탄에 거주하는 주민이 GTX 역까지 도달하는 시간과 거리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서동탄역 또는 병점역에서 출발했을 때 버스로 40~50분 가까이 소요되며, 동탄 외곽에 있는 7개 지역에서도 동탄역까지 이동하는 버스의 배차 간격만 30분 이상으로 형성되어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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