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부터 서울 일정
“전북 발전위해 간 것” 해명
이태원 참사도 지휘자 부재
지난 12일 오전 8시 26분경 전북 부안에서 4.8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 올해 들어 가장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음에도 9시간 동안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가 현장에 나타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지진은 전북 부안군 남남서쪽 4km에서 발생했다. 상대적으로 ‘지진 안전 지역’으로 불리던 호남 서해안 인근에서 발생한 지진 탓에 인근 주민의 놀라움은 매우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진앙인 부안군 행안면사무소 한 관계자는 “집에 있는데 건물이 심하게 흔들리면서 쿵 하는 소리가 났다”라며 “처음엔 보일러가 터진 줄 알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주민들에게 대피 문자를 보낸 상태다. 직원들이 피해 상황을 살피러 갔다”라고 전했다.
지진이 발생한 행안면에는 초등학교가 있어 많은 이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이른 시간에 발생한 덕에 등교한 학생이 많지는 않았지만, 건물 안에 있던 교직원과 학생들은 모두 운동장으로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특별자치도에 따르면 김관영 도지사는 이날 오후 5시 40분께 부안군청 5층에 마련된 재난대책상황실에 도착하여 상황 보고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지진이 발생한 지 9시간 만이다.
이 자리에서 김 도지사는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여 도민이 지진에 대처할 수 있는 행동 요령 홍보를 지시하고, 만반의 준비를 갖출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여론의 반응은 차가운 것으로 보인다.
16차례의 여진이 이어져 도민의 혼란과 불안이 가중된 상황이었을 뿐만 아니라 전북 지역에서 4.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여러 매체에 따르면 김 도지사가 자리를 비운 9시간 동안 도내 전역에서 약 130건의 유감 신고가 들어온 것으로 전해진다.
전북자치도에 따르면 김 도지사는 이날 서울에 머무르며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도지사는 이날 오전부터 전북 지역 국회의원 10명과 전북에 연고를 둔 국회의원 20명을 만나 도내 현안과 관련하여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찬 일정을 마친 이후에도 국회로 넘어가 바이오 특화단지 지정 등의 협력 논의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전북자치도 관계자는 “오래전부터 준비한 여러 국회의원과의 일정으로 미루거나 중간에 빠지기 어려웠다”라며 “지진 현장에 대해선 행정부지사가 직접 관리했으며 도지사에게 실시간으로 보고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도지사는 지진 피해 상황 등을 고려하여 1시간가량 기차 시간을 당겨 부안으로 출발했다”라며 “서울에서 중요한 일정에 참여한 것은 전북 발전을 위한 것이니 이해해달라”라고 덧붙였다.
한편 현장 관리자가 늦게 도착하여 여론의 뭇매를 맞은 것은 처음이 아니다. 앞서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도 사고 지역인 용산경찰서장이 사건이 발생한 직후가 아닌 오후 늦게 도착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당시 특별감사팀은 “사고 발생 지역인 이태원을 관할하는 경찰서장으로서 현장을 총괄할 의무가 있음에도 뒤늦게 도착하여 지휘 관리를 소홀히 했을 뿐만 아니라 보고도 지연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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