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삼성SDI가 포르투갈 MCA가 주도하는 앙골라 농촌 태양광·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에 참여한다. 1단계 프로젝트에 쓰일 ESS용 배터리 모듈을 공급한다. 앙골라를 발판 삼아 재생에너지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 중인 아프리카에서 추가 수주 기회를 엿본다.
21일 MCA에 따르면 삼성SDI는 MCA 독일법인과 ESS용 배터리 모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공급 물량은 319MWh로 앙골라 농촌에 설치되는 태양광 연계 ESS 발전에 쓰인다.
MCA는 앙골라 농촌의 전력 공급을 지원하고자 태양광·ESS 사업을 추진 중이다. 말란즈와 룬다 노르테, 루안다 술, 비에, 모시코 등 5개주 48개 사이트에서 3단계 투자에 나선다. 1단계로 130㎿ 규모 태양광 모듈을 깔고, 170㎿ 규모의 2·3단계 사업을 올해와 내년 진행한다. 태양광과 연결되는 ESS 규모는 총 719MWh에 달하는데, 삼성SDI는 이중 1단계 사업에 쓰일 배터리 모듈 주문을 받았다.
앞서 HD현대에너지솔루션도 MCA와의 계약을 통해 1단계에 쓰일 130㎿ 규모의 태양광 모듈을 공급한 바 있다. 독일 수출신용기관인 율러 헤르메스와 코메르츠방크 AG를 대표로 한 은행 컨소시엄이 자금을 지원한다.
2026년 3단계 투자가 완료되면 앙골라 약 20만 가구, 100만 명 이상에 전기를 공급할 것으로 기대된다. 농촌 인구의 약 77%가 전기에 접근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확충하겠다는 현지 정부의 비전 실현에 기여하며, 연간 100만 톤(t)의 탄소 배출 절감 효과도 가져온다.
삼성SDI는 앙골라 농촌 사업에 참여해 ESS 배터리의 경쟁력을 입증하고 수주를 늘린다. 삼성SDI는 소형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력을 토대로 2010년 ESS 시장에 진입했다. 배터리 아래 물이 흐르는 통로를 만들고 이를 통해 열을 식혀주는 수랭식과 발화된 배터리 셀에 직접 소화액을 분사해 화재 전이를 막는 직분사 시스템을 탑재해 안정성을 한층 강화했다. 20~25년 매일 충방전할 수 있는 긴 수명과 낮은 소음, 높은 확장성 등을 앞세워 ESS 배터리 공급을 늘렸다.
삼성SDI는 2016년 중국 선그로우사와 티벳고원에 13㎿ 태양광에 14MWh 규모의 ESS를 연동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이듬해 2월 캘리포니아 전력 공급망 사업도 동참해 프로젝트의 약 70%에 해당하는 240MWh 배터리를 납품했다.
무엇보다 작년 하반기부터 지속된 전기차 캐즘(일시적인 수요 정체) 여파로 ESS가 새 활력이 되고 있다. 삼성SDI는 작년 말 흩어져있던 ESS 조직을 통합해 중대형전지사업부 산하에 ESS 비즈니스팀을 신설했다. 내부 시너지를 강화하며 글로벌 사업을 본격 전개한다.
아프리카는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시장의 성장잠재력이 높은 대륙이다. 앙골라는 2025년까지 국가의 전체 에너지믹스에서 재생에너지 비중 70%로 높일 계획이다. 케냐는 2030년까지 국내 전력 수요량의 전체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고, 모잠비크는 같은 해 재생에너지 비중을 62%로 키운다. 재생에너지 보급이 빠르게 전개되며 ESS도 높은 수요가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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