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우리가 한 번쯤 꿈꿨을 일을 재현한다.
특히 주인공들이 겪는 시련과 극복의 과정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
대리만족의 매개체로서 영화는 현대사회에서 빼놓을 수 없을 만큼 중요하다.
영화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바로 배경이다.
영화의 배경으로 어디를 선택했느냐에 따라 이야기의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낭만적이고 세련된 분위기가 특징인 샌프란시스코 역시 많은 영화들의 배경이 되었다.
블록버스터부터 애니메이션까지, 다양한 장르를 소화한 샌프란시스코 명소들을 모아봤다.
프린세스 다이어리(2001) : 트랜스 아메리카 피라미드
Transamerica Pyramid
2001년 개봉한 프린세스 다이어리(The Princess Diaries)는 배우 앤 헤서웨이(Anne Hathaway, 1982~)를 스타덤에 올린 작품이다. 프린세스 다이어리는 샌프란시스코의 평범한 고등학생인 주인공 미아가 어느 날 자신이 제노비아라는 나라의 공주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은 영화다.
프린세스 다이어리에 등장하는 트랜스아메리카 피라미드는 샌프란시스코의 랜드 마크 중 하나다. 트랜스아메리카 피라미드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두 번째로 높은 건축물로, 위로 갈수록 건물 너비가 좁아지는 형식이다. 건물이 피라미드 양식이기 때문에 샌프란시스코 만(San Francisco Bay)을 많이 가리지 않는다.
이름은 과거 이곳에 본사를 두었던 금융 서비스 회사 ‘트랜스아메리카(Transamerica)’에서 따왔다. 현재는 네덜란드 보험 회사의 본사가 위치하고 있다. 원래 최상층부의 전망대를 대중에게 공개했지만 9.11 테러 이후 문을 닫았다. 현재는 1층 로비에 있는 대형 모니터를 통해 샌프란시스코의 전망을 둘러볼 수 있다. 트랜스아메리카 피라미드 주변에는 작은 공원이 조성되어 있어 산책하기에도 좋다.
트랜스아메리카 피라미드
600 Montgomery St, San Francisco, CA 94111 미국
앤트맨과 와스프(2018) : 피셔맨스 워프
Fisherman’s Wharf
2018년 개봉한 앤트맨과 와스프(Ant-Man and the Wasp)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20번째 영화다. 영화는 히어로 내전인 ‘시빌 워’ 사건 이후 주인공 앤트맨에게 ‘와스프’라는 파트너가 생기고, 빌런 ‘고스트’가 훔친 기술을 되찾기 위한 모험을 담았다.
영화 후반부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한 앤트맨 뒤편으로 ‘피셔맨스 워프’ 간판을 볼 수 있다. 피셔맨스 워프란 이름에서 알 수 있다시피 이곳은 오랫동안 어부들의 생계 터전으로 기능했다. 또 피셔맨즈 워프에는 쇼핑센터, 레스토랑, 해양 박물관, 부둣가 등 다양한 시설들이 모여 있다. 특히 갓 잡아 올린 해산물로 만든 음식을 파는 레스토랑들이 인기가 좋다.
피셔맨즈 워프는 샌프란시스코의 대표 교통수단인 케이블카를 타고 쉽게 갈 수 있다. 파월-하이드(Powell-Hyde) 노선을 이용해 피셔맨즈 워프에서 내리면 된다. 피셔맨즈 워프는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곳으로,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매년 미국독립기념 소방시연행사, 해군의 항공모함 에어쇼와 같은 행사가 개최되고 있다.
피셔맨스 와프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피셔맨스 와프
혹성탈출:반격의 서막(2014) : 뮤어우즈
Muir Woods National Monument
2014년 개봉한 혹성탈출:반격의 서막(Dawn of the Planet of the Apes)은 혹성탈출:진화의 시작(Rise of the Planet of the Apes, 2011)의 속편이다. 영화는 전편에서 인간 세상을 떠나 숲속에 터전을 꾸리고 살던 진화한 유인원들이 인간을 다시 마주치게 되면서 생존을 건 전쟁을 시작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영화에서 유인원들이 자리 잡은 숲으로 등장하는 곳이 뮤어우즈다. 뮤어우즈는 다양한 동식물들의 서식하는 국립공원이다. 공원의 이름은 환경 보호론자인 존 뮤어(John Muir, 1838~1914)의 이름에서 유래했으며 1906년 10번째 국가 기념물로 지정되었다. 오늘날 뮤어우즈는 샌프란시스코만에 남아있는 마지막 고대 레드우드 숲 중 하나를 보존하고 있다. 이곳에 있는 레드우드 중에는 1000년 넘게 자리를 지켰거나 높이가 250ft(약 76m) 이상 되는 나무들도 있다.
*레드우드: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무 종으로, 매년 1.8m씩 자라는 놀라운 성장 속도를 보인다.
뮤어 우즈 국립공원
Mill Valley, CA 94941 미국
인사이드 아웃(2015) : 롬바드 스트리트
Lombard Street
2015년 개봉한 인사이드 아웃(Inside Out)은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픽사(Pixar)의 15번째 작품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얻은 애니메이션이다. 특히 제73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애니메이션 상을 받으며 작품성 역시 인정받았다.
인사이드 아웃은 주인공 라일리의 머릿속에 사는 다섯 가지의 감정인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로 이사 온 라일리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면서 감정들은 그에 맞는 감정을 만들어내는데, 그 과정에서 실수로 기쁨과 슬픔이 본부를 벗어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담았다.
인사이드 아웃의 배경으로 나오는 롬바드 스트리트는 영화 초반부에 샌프란시스코의 아름다운 풍경으로 구현되었다. 거리의 이름은 생소할지 몰라도 모습은 익숙한 사람들이 많다. 롬바드 스트리트가 여러 광고, 영화에 단골손님으로 등장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곳은 27°에 달하는 경사가 특징인데, 경사가 얼마나 가파른지 스키 슬로프로 비유하면 중상급자 코스에 해당한다. 게다가 길도 지그재그 형식으로 나있어 운전자들이 롬바드 스트리트를 지나기 위해서는 핸들을 8번이나 꺾어야 한다. 가파른 언덕이 위험하다고 판단한 땅 주인 칼 헨리가 차들이 과속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거리를 지그재그 형식으로 만들었다.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아름다운 꽃밭이 조성되어 있는데, 마치 그림 같은 모습에 많은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는다. 샌프란시스코의 푸른 하늘과 조화롭게 어울리는 꽃밭과 특이한 거리가 인상적이다.
Lombard St
Lombard St, San Francisco, CA, 미국
그냥 봐도 재밌는 영화들이지만 배경이 된 장소들을 알고 나면 더 많은 것들이 보인다.
영화에 등장한 랜드 마크를 돌아보며 샌프란시스코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져보자.
영화의 장면들이 직접 느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글=김지은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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