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제1보병사단장 해임
참모들과 음주 회식 가져
경계 태세 강화 당부 무시
북한이 올해 들어 다섯 번째로 살포한 오물 풍선이 밤사이 국내 곳곳에서 발견된 가운데 이달 초 오물 풍선을 살포할 당시 음주 회식을 해 논란이 됐던 육군 제1보병사단장이 결국 보임 해직된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군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기준 서울에서 북한 대남 풍선을 발견했다는 신고가 10여 건이 넘게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오물 풍선으로 인한 인명 피해나 재산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발견된 오물 풍선은 모두 군 당국으로 인계됐다.
합동참모본부는 앞서 전날 국방부 출입기자단에 배포한 문자메시지를 통해 “북한이 대남 오물 풍선을 또다시 부양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 24일부터 부양한 오물 풍선은 총 350여 개로 현재 경기 북부와 서울에 100여 개가 낙하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은 이런 오물 풍선 살포를 현재까지 5번이나 날렸는데, 이 중 2번째 오물 풍선이 날아오던 당시 최전방의 육군 사단장이 부하들과 술을 곁들인 회식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된 바 있다.
지난 7일 육군은 육군 제1보병사단장이 늦은 저녁까지 참모들과 음주 회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당시 북한에서 오물 풍선의 추가 테러 가능성을 언급하며 풍향 등을 근거로 예하 부대에 철저한 대비 태세를 내린 상태였기 때문에 사단장의 행동이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이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사단장은 북한의 오물 풍선이 날아든 지 약 2시간이 지난 뒤에야 술에 취한 상태로 부대 지휘통제소를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 논란이 된 점은 해당 부대가 ‘전진 부대’로 불리는 1사단이기 때문이다. 1사단의 경우 임진강 서쪽 지역부터 개성공단 출입로, 도라산역, 도라전망대, 공동경비구역(JSA) 등 최전방 경계를 담당하는 부대로, 적의 도발 우려가 제기된 상황에서 최전방 지휘관의 기강 해이가 도를 넘은 것이다.
이런 비판 여론이 제기되자 군 관계자는 “적의 도발 우려가 제기된 상황에서 최전방 사단장이 음주 회식을 한 것은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잘못된 것”이라고 밝히며 “상급 제대(지상작전사령부)에서 A 소장 등을 상대로 감찰 조사가 진행 중이며. 결과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방침”이라고 공식 입장을 표명했다.
이에 따라 육군은 지난 19일 육군본부 보직해임심의위원회를 열어 1사단장의 보직해임을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육군은 지난 19일 육군본부 보직해임심의위원회를 열고 1사단장의 보직해임을 결정했다. 앞서 육군 당국은 음주 회식에 대한 제보를 접수하고 감사를 진행하면서 1사단장을 직무 배제한 바 있다. 이번 보직해임 결정은 직무 배제 이후 11만에 이루어진 결정이다.
이어 신임 1사단장에는 양진혁 준장이 보직됐으며, 양진혁 준장의 사단장 취임식을 개최했으나, 전 사단장이 보직 해임되면서 이임식은 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최전방을 담당하는 1사단에 원스타인 준장이 사단장으로 임명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경우이며, 군 관계자는 수십 년간 준장이 1사단장을 맡은 경우는 없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오는 10월 경으로 예상되는 하반기 장성급 인사에서 양진혁 사단장이 소장으로 진급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한편, 통일부는 북한이 보낸 오물 풍선 70여 개를 수거해 분석한 결과 살포 오물 내에 포함된 토양에서 회충, 편충, 분선충 등 기생충이 다수 발견됐다고 전했다. 발견된 토양 중 사람의 유전자가 발견됐으며, 이에 따라 인분에서 나온 기생충일 것으로 추정했다.
해당 오물 풍선 내에는 담배꽁초, 종이, 쓰레기, 장갑, 마스크, 티셔츠 등이 함께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례적으로 오물 풍선 내에서 ‘김정일·김정은 우상화 문건 표지’를 방치·폐기한 모습이 포착되며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이는 ‘위대한 령도자(영도자) 김정일 대원수님 교시’ 등이라고 적힌 문건 표지가 포함된 것으로 북한이 최대 사형으로 엄벌에 처하는 ‘수령 교시(가르침) 문건 훼손 행위’가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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