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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인들이 손으로 식사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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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flickr

커리, 탄두리 치킨부터 라씨까지. 세계 음식점이 늘어나면서 인도 음식도 점차 대중화됐다.

인도 음식이 가진 부드러운 맛과 톡 쏘는 향신료의 조합은 입맛을 사로잡는다.

향신료 외에도 인도 음식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것이 있다. 바로 손을 사용하는 식사법이다.

어릴 때부터 손으로 먹으면 야단맞기 일쑤였고, 유독 젓가락질에 대해 엄격한 우리나라에서는 손으로 음식을 먹는다는 사실이 낯선 것이 사실이다.

세계 40%가 손으로 식사를 하는 수식문화(手食文化)를 가지고 있음에도 말이다.

때문에 인도 음식을 먹기 위해서는 무조건 손을 사용해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호기심 내지 불안감을 가졌던 적이 있다.

처음 인도 음식점을 찾았을 때도 접시 옆에 커트러리를 놔주기 전까지는 안심할 수 없었다. 실제로 인터넷을 찾아보면 국내 인도 음식점에서 모르고 손으로 식사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으니까 말이다. 그 정도로 손을 이용하는 인도의 식사 문화는 큰 존재감을 가진다.

인도 여행을 준비하면서 짐을 챙길 때도 개인 수저를 챙겨야 하는가에 대해서 몇 번이고 고민했던 기억이 있다.

비행기에서 기내식을 먹을 때도 한국 국적기라서 수저가 나온 게 아닌가 하는 의심 아닌 의심을 했을 정도다.


사진 – flickr(좌 – 인도의 전통 음식 탈리) flickr(우 – 핑거볼)

이러한 고민은 인도에 도착해서 첫 식사를 할 때 해소됐다.

처음 자리에 앉았을 때 자리엔 물이 든 대접이 놓여있었다. 그게 무엇인가 물으니 핑거 볼(손을 씻는 대야)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진짜 인도의 문화에, 인도의 테이블에 입성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손으로 먹어야 하는 시간이 온 것인가’하는 기대감과 당혹감을 동시에 느꼈다.

하지만 이내 접시 옆에 커트러리를 가져다주셨고 너무나도 평범하게 식기를 사용하여 식사를 시작했다.

‘내가 생각한 인도의 식사는 이게 아닌데…’ 현지 본토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있으면서도 왠지 모를 아쉬움이 느껴졌다. 이런 내 마음을 알았는지 동행한 친구는 옆 테이블을 보며 손짓을 했다. 고개를 돌린 곳에는 손으로 식사하는 현지인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내가 손으로 식사를 하는 것도 아니면서 반가움이 들었다.

비로소 인도 로망이 실현되는 느낌이었다.

최근 문화교류와 함께 서구화되면서 많은 인도 식당들이 포크와 숟가락 등을 제공하고 있고, 그를 사용하는 인도인들이 늘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인도인들이 손으로 식사를 하고 있다. 그렇다면 인도인들은 왜 손으로 식사를 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인도의 문화와 식재료의 특성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인도인들은 누가 사용했을지 모르는 식당의 공용 식기*보다는 본인이 깨끗하게 관리하는 손을 더 위생적이라고 여긴다. 그중에서도 오른손만을 이용해 식사를 하는데, 왼손은 불경한 것이라, 오른손은 청결한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이러한 까닭에 악수나 식사 같은 일에 있어서는 오른손을 이용한다.

* 이는 인도에서 밥그릇 대신 바나나 잎 등 잎이 큰 나뭇잎을 접시로 활용하는 이유와 일맥상통한다.

또한, 오른손의 각 손가락은 자연의 다섯 요소를 의미한다고 믿는다. 엄지는 공간을, 검지는 공기를 중지는 불, 약지는 물 마지막으로 소지는 대지를 뜻한다.

이러한 성스러운 오른손으로 식사를 하는 것은 자연을 하나로 연결해 음식을 먹는 하나의 의식이 되는 것이다.


사진 – flickr(도사와 로티를 담은 탈리)

문화 외에도 큰 작용을 하는 것이 바로 식재료의 특성이다. 인도 커리와 함께 곁들여 먹는 밥은 흔히 안남미라 불리는 인디카 종자의 쌀로 만든다. 이는 바람에 흩날릴 정도로 찰기가 없기 때문에, 식기를 사용하는 것보다는 손을 사용하는 것이 더 편리하다. 또한, 손으로 식사를 하기 편하게 손으로 먹기 좋은 형태로 음식이 발달했다. 인도에서 밥 대신 섭취하는 빵 로티*와 도사* 등이 그 예이다.

* 로티 : 인도의 빵을 일컫는 것으로 통밀가루로 만들어진다. 차파티(chapati), 난(naan), 파라타(paratha), 푸리(puri) 등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 도사 : 쌀가루 반족을 얇게 펴서 구운 인도의 전통요리다. 안에 들어가는 내용물에 따라 어니언 도사(양파), 마살라 도사(향신료), 파니르 도사(치즈) 등으로 분류된다. 아무것도 넣지 않은 페이퍼 도사도 있으며, 커리, 코코넛 소스 등에 찍어 먹는다.

사진 – flickr (부들 파이트)


인도 외에도 손으로 식사하는 다양한 문화권이 있다.

필리핀에서는 맨손으로 식사하는 식사 법인 부들 파이트(Boodle Fight)가 있다. 바나나 잎 위에 음식을 깔아놓고 사람들과 모여 맨손으로 식사를 하는 것이다. 아랍인들도 손으로 식사를 한다. 공용 숟가락이나 포크 등 식기는 다른 이들의 입에도 들어가는 것으로 불결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기후도 수식문화에 영향을 미쳤다. 남아시아 지역은 더운 날씨로 인해 국 등 뜨거운 음식을 먹는 문화가 발달하지 않았다. 음식들이 손으로 먹기 적당한 온도이기 때문에 따로 식사 도구가 필요하지 않다. 이외에도 중동, 아프리카, 남아시아, 남미 등 세계 각지에 손으로 음식을 먹는 문화가 있다.

사진 – 한국관광공사 갤러리 (좌 – 사진제공 이범수, 우 – 사진제공 김지호)


이러한 문화와 역사에도 불구하고 위생이나 관념상의 이유로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이 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도 손으로 식사하는 문화가 있다. 피자? 햄버거? 물론 그것도 맞다. 하지만 그보다 더 오랫동안 전해져 내려온 전통 식문화가 있다. 바로 ‘쌈’문화다. 한국인들은 고기나 회 등을 먹을 때 상추나 깻잎 등 쌈 채소를 이용해 손으로 쌈을 싸서 먹는다. 외에도 손으로 뜯어 먹어야 제맛이지라며 치킨, 등갈비 등도 손을 이용해 먹는다. 잘 인식하지 못했을 뿐 한국에는 손으로 식사하는 문화가 자리 잡아 온 것이다.

많은 문화권과 사례에도 불구하고 위생에 대해서 의문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를 반박하는 과학적 근거가 있다. 사람의 손바닥과 손가락은 노멀 플로라(Normal Flora)라는 박테리아에 의해서 보호되는데, 이는 유해 미생물로부터 피부를 보호한다. 식전 손을 깨끗하게 잘 씻는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이다.


사진 – flickr

더하여 손을 사용해 음식을 먹는 것이 소화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이외에도 손으로 하는 식사법에는 여러 장점이 있다. 손으로 식사를 하면 식기를 사용하는 것보다 더 천천히 음식을 섭취할 수 있다. 이는 당뇨병과 과식을 예방하는 건강한 식사 법인 것이다. 또한 손을 이용하는 식사는 음식을 섭취할 때 더 많은 감각을 사용하게 해준다. 식기를 사용할 때와 다르게 음식의 온도와 질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손을 이용한 식사법은 식사를 더욱 풍부하고 풍성하게 만들어 준다.

글 = 정윤지 여행+ 인턴기자

검수 = 홍지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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