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 9곳, 횡단보도 볼라드 설치
충격 견딜 석재 화분 배치까지 고려
급가속 차량 충돌, 두꺼운 볼라드 필수
차량 돌진사고 예방
종로 인근 볼라드 다수 설치 예고
서울시는 광화문광장 주변 횡단보도 9곳에 길말뚝을 설치하여 보행자 안전을 강화할 예정이다. 연석 높이가 낮은 구간에는 석재 화분을 배치하기로 했다. 이 조치는 최근 시청역 인근에서 발생한 역주행 사고 이후 보행자 안전 대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특히 세종대왕 동상 일대 3곳에는 평소 길말뚝으로 사용되지만, 스위치를 누르면 내려가는 ‘스마트 볼라드’ 설치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인파가 몰리는 행사를 고려한 결과다.
안전도 중요하지만 불편함
최소화 하겠다는 입장
서울시는 이러한 설치 방안이 휠체어를 탄 장애인 등 교통약자의 권익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고려하여, 장애인 단체 관계자가 포함된 전문가 자문위원회의 의견을 반영할 계획이다. 또한, 시각장애인 및 배리어프리 전문가들과 함께 광화문광장을 둘러보고 현장 의견을 수렴한 후, 내년도 예산에 반영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청역 사고 이후 광화문광장의 보행자 안전망 부족 지적이 많아 안전장치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 여러 차례 현장 방문과 전문가 회의를 거쳐 예산에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볼라드, 차량 충돌 얼마나 견딜까?
볼라드의 종류는 다양하다. 고무 등 탄성을 지닌 형태, 철제 볼라드, 콘크리트 볼라드 등 종류도 다양하다. 이 시설은 차량 진입을 막아 보행자를 보호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서울시의 의도대로 볼라드가 제 역할을 다 하려면 얼마나 튼튼해야 할까?
이미 미국에선 볼라드를 차량 돌진 테러 예방에 활용하고 있다. 이를 위해 뉴욕 전역에 1500여개의 볼라드를 설치 했다.
함께 본 기사: “고속도로 방치 수준” 유독 한국 톨게이트, 과속 과태료 못먹인다
볼라드는 대체로 땅 깊숙이 콘크리트 구조물을 넣고 그 위에 기둥 형태로 설치한다. 강한 충력이 가해졌을 때 뽑혀, 차량이 넘어오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2016년 인하대 연구논문에 따르면, 스테인리스 볼라드의 두께가 두꺼울 수록 충돌 속도가 빨라져도 더 큰 감속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 3T (=3mm) : 30km/h → 12.55km/h
■ 5T (=5mm) : 40km/h → 14.26km/h
■ 7.5T (=7.5mm) : 50km/h → 15km/h
■ 10T (=10mm) : 60km/h → 20.61km/h
(볼라드 두께별 충격 흡수 효과 분석, T는 두께 단위)
연구팀은 볼라드의 두께가 최소 14T(=14mm) 정도는 되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위 연구는 차량 돌진 테러까지 감당할 수 있는 볼라드의 최소 기준을 제시한 것이다.
시청역 참사, 매우 두꺼운 볼라드 아니면 방어 불가
시청역 사고 당시 차량의 속도는 100km/h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위 연구데이터 내용상 60km/h로 돌진하는 차량을 막으려면 14T 이상 두께의 볼라드가 필수다. 100km/h라면 단순 계산상 24T(=24mm) 정도는 되어야 한다. 매우 두껍고 튼튼한 볼라드가 아니라면 원천 차단은 어렵다는 의미다.
만약 횡단보도에 주로 설치되는 3~5T 수준의 철제 볼라드 혹은 탄성 볼라드(우레탄, 고무 소재)를 설치한다면 10km/h로 아주 천천히 오는 차만 방어할 수 있다.
참고로 미국에선 볼라드(Vehicle Security Barriers)에 대한 충돌 등급을 따로 관리하고 있다. 2.3톤 픽업트럭이 100km/h(시속 60마일)로 충돌 했을 때 1미터(=3피트)이내에 멈추면 , PU60 : P1 등급이 부여된다. 서울시의 이번 소식이 돌진 차량을 막는 것이라면, 더 큰 예산을 들여서 미국기준까지 충족할 만한 볼라드를 설치해야 하지 않을까?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