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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사로잡은 ‘아노라’, 대환장 블랙코미디 한국 상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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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개봉하는 영화 ‘아노라’의 한 장면. 신데렐라를 꿈꾸는 주인공 아노라를 통해 성노동자와 인종, 계급의 이슈를 풍자한다. 사진제공=유니버설픽쳐스 

철부지 재벌 2세와 만나 허황된 신분 상승을 꿈꾸는 뉴욕의 스트리퍼 아노라는 현대판 신데렐라가 될 수 있을까. 올해 열린 제77회 칸 국제영화제가 선택한 최고의 영화 ‘아노라’가 6일 관객을 찾아온다. 예술성과 완성도, 메시지를 두루 갖춘 최고의 작품에 수여하는 황금종려상을 거머쥐면서 전 세계 영화계의 뜨거운 관심을 받은 영화에 국내 관객은 어떤 평가를 내놓을지 주목받고 있다.

션 베이커 감독이 연출한 ‘아노라’는 스트리퍼로 일하는 아노라가 클럽을 찾은 러시아의 재벌 2세 이반과 충동적인 사랑에 빠져 결혼식을 올리자, 이를 두고 볼 수 없는 이반의 부모가 하수인들을 뉴욕으로 급파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부모를 피해 도망친 이반을 찾아 어떻게든 혼인 무효 소송을 막으려는 아노라와 이에 맞선 3명의 러시아 하수인의 쫓고 쫓기는 대결을 그렸다.

황금종려상 수상작이면 으레 무거운 주제와 예술성 짙은 이야기로 예상되면서 ‘아노라’는 사실 우리 식으로는 ‘막장극’에 가까운 이야기다. 다만 이를 통해 계급과 인종의 문제를 파고들고, 부에 따라 신분을 나누는 견고한 세상을 고발하는 메시지를 담아 완성도를 높였다.

● 코미디로 무장한 주인공들의 ‘발악’ 

‘아노라’는 서슬 퍼런 부모의 눈을 피해 이반이 자취를 감추자, 각자의 목적으로 그를 찾아야 하는 아노라와 이반을 쫓는 하수인들은 맞붙는다. 이반을 찾아서 그의 부모로부터 거액을 받아야 하는 하수인들과 아노라가 한데 뒤영켜 벌이는 장장 25분 분량의 액션 장면은 영화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감독과 배우들은 10일 동안 이 장면 촬영에만 몰두하면서 신데렐라의 지위를 놓치지 않으려는 아노라와 이를 막으려는 하수인들의 ‘발악’을 스크린에 담았다.

션 베이커 감독은 이번 ‘아노라’를 연출하면서 ‘유머’에 집중했다. 지난 5월 칸 국제영화제 당시 기자회견에서 감독은 “모든 이야기에는 반드시 유머의 요소가 담겨야 한다”며 “유머는 우리 삶의 일부이기에 사람의 이야기를 할 때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유머가 없는 이야기는 진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감독의 이런 지향은 ‘아노라’의 색채를 규정한다. 스트리퍼에 첫눈에 반해 당장 결혼을 해버린 철부지 재벌 2세, 그 기회를 반드시 잡아 신분 상승을 노리는 아노라뿐 아니라 이들의 관계를 끝장내기 위해 급파된 하수인들의 이야기가 만드는 블랙코미디의 맛이 짙다.

아노라를 연기한 미키 매디슨은 할리우드 신예 배우에서 주목받는 배우로 도약했다. 사진제공=유니버설픽쳐스 

● 타이틀롤 미키 매디슨, 눈부신 진가 

주인공 아노라는 할리우드의 신예 미키 매디슨이 연기했다.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와 ‘스크림’ 등을 통해 인상적인 연기를 보인 배우다. 이번 영화에서 처음 타이틀롤을 맡고 신데렐라를 꿈꾸는 스트리퍼의 파란만장한 시간을 펼친다. 모든 걸 내던진 듯한 과감한 연기를 통해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미키 매디슨은 “즉흥 연기”를 주문한 션 베이커 감독의 디렉션에 맞춰 영화에서 다양한 실험을 했다. 시나리오에 담긴 대본이나 지문에서 벗어나 배우에게 자율성을 맡긴 감독의 스타일에 따라 자유롭게 감정을 표현했다. 일련의 작업에 대해 미키 매디슨은 “시나리오에는 ‘클럽에서 고객들에게 다가간다’라는 짧은 문장만 있었지만 지문을 읽고 진짜 그 캐릭터가 돼 고객에게 다가가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는 연기를 10분 동안 했다”며 “실제 상황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돌이켰다. 스스로 해석한 인물과 그가 처한 상황을 마음껏 표현한 덕분에 ‘아노라’를 통해 자신의 진가를 전 세계에 알리고 있다. 

이반 역의 마크 아이델슈테인도 ‘아노라’가 발견하고 발굴한 배우다. 연기 장면을 녹화한 영상을 감독에게 보내 이반 역할을 따낸 적극적인 배우로 창의력 넘치는 다양한 아이디어로 영화에 생동감을 불어 넣었다. 션 베이커 감독은 마크 아이델슈테인에 대해 “그를 만난 뒤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며 “영화에서 관객이 웃음을 터트리는 장면은 대부분 마크 이이델슈테인의 아이디어”라고 밝혔다.  

‘아노라’ 촬영 현장의 모습. 션 베이커 감독(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극중 이반의 저택 세트에서 배우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유니버설픽쳐스 

● 성 노동자와 계급의 이슈 풍자 

‘아노라’는 번뜩이는 웃음 안에 세상을 바라보는 날카로운 풍자를 숨겼다. 아노라로 상징되는 성 노동자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과 인종 차별의 문제 등을 전면에 내세웠다. 주류에서 빗겨난 소외된 인물들의 이야기는 사실 감독이 줄곧 집중한 이슈다. 그를 주목받게 한 대표작 ‘플로리다 프로젝트’ 역시 소외된 사람들이 마주하는 편견을 날카롭게 꼬집는 작품으로 호평을 받았다.

이번 ‘아노라’는 이반과 결혼해 신분 상승에 성공한 아노라와 도저히 그를 며느리로 용납할 수 없어 어떻게든 결혼을 무효로 만들려는 이반의 부모를 대척점에 두고 있다. 이를 통해 감독은 다시 한번 인간의 계급을 주류와 비주류로 나누고 이를 바라보는 세상의 편견을 꼬집는다. 성 노동자인 아노라와 그에게 반한 철부지 재벌 2세의 이야기는 얼핏 세속적인 드라마로 비치지만, 한 걸음 더 들어가면 감독이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지 서서히 드러난다.

때문에 ‘아노라’를 두고 먼저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2019년)이 떠오른다는 반응도 있다. 부유한 집안에 거짓말로 접근해 내밀한 곳에서 기생하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계급의 문제를 신랄하게 풍자한 ‘기생충’처럼 ‘아노라’ 역시 스트리퍼와 재벌 2세의 충동적인 사랑을 매개로 세상을 계급으로 바라보는 편견을 비판한다.  

‘아노라’에서 이반 역을 소화한 마크 아이델슈테인(왼쪽)과 아노라 역의 미키 매디슨. 사진제공=유니버설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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