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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양산차 4사의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 개발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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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란 커넥티비티와 인포테인먼트, 자율주행차, 그리고 그것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컨텐츠를 창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수익원을 만들어 내는 것이기도 하다. 물론 디지털 트윈 등 생산 과정에서의 변화도 포함된다. 기실 따지고 보면 자동차회사들은 오래 전부터 관련 기술을 발전시켜 왔다. 커넥티비티를 통해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기도 한다. 그 과정을 뛰어넘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을 위한 토요타와 폭스바겐, 현대차그룹, GM 등 4대 레거시 양산 업체들이 어떤 길을 걸어왔나 간략하게 정리해 본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현 시점에서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의 기능은 제한적이다. 앞선 칼럼에서 언급했듯이 21세기 초반부터 커넥티비티 기능이 추가되기 시작했다. 그에 더해 차 안에서의 즐거움을 배가시켜야 한다는 명제 아래 UX(사용자 경험)을 위한 UI(사용자 인터페이스)가 급속도로 발전했다. 그것은 한마디로 디지털 콕핏으로 통칭하고 있다.
 
그러면서 대시보드의 디자인이 달라졌다. 운전석 앞의 계기반과 센터패시아의 각종 조작 기기가 대부분 디스플레이 속으로 통합됐다. 그로 인해 센터 스택의 버튼과 스위치도 최소화됐다. 디스플레이 하나로 모든 것을 소화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그러나 레거시 자동차회사들은 그런 인터페이스가 실제 사용자들에게 불편한 점도 있다는 생각을 가졌다. 그래서 자주 사용하는 버튼과 스위치들이 다시 센터패시아와 센터 스택, 스티어링 휠에 배치되고 있다.
 

테슬라는 모델 S를 통해 운전석 앞과 센터패시아에 있는 두 개의 디스플레이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방식을 취했다. 모델3와 모델Y는 그마저도 하나로 통합했다. 그렇다고 자동차의 물리적 기능이 제한되지는 않는다.
 
디스플레이 하나만 있는 테슬라의 UI와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다양한 스크린을 선보이고 있는 레거시 업체들의 UI는 다르다. 시각적으로는 레거시 업체들의 UI가 고급스러움이나 감성적인 측면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익숙함이 배경이다. 그에 비해 테슬라의 그것은 극단적으로 간결하다. 지금은 두 가지 타입의 UI가 공존하고 있다. 어느쪽이 궁극적으로 우위에 설지는 지금으로써는 판단 불가다.

거기까지는 물리적인 하드웨어다. 문제는 그 이면에 있는 보이지 않는 하드웨어와 그 하드웨어로 구현하는 소프트웨어다. 둘 다 자동차업체들의 비즈니스가 아니었다. 그 소프트웨어는 인공지능 기술에서도 알 수 있듯이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등이 주도하고 있다. 지금은 엔비디아가 없으면 ADAS 기술의 진보가 없을 정도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07년 WEA(Windows Embedded Automotive)를 포드 싱크와 기아, 피아트 등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콘티넨탈은 2010년대 초반에 계기판과 센터 스택의 화면 크기가 점점 커지고 있으며, 선택 사항이 좀 더 다양해지고 있다며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당시 콘티넨탈은 현대 기기의 인간 공학은 대개 소프트웨어에 의해 결정된다고 보았다. 콘티넨탈의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은 미래의 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들이 주행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직접 그리고 읽기 쉬운 형태로 한 번에 볼 수 있게 하며, 동승자들 역시 즐거워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을 빨아들인 것은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였다. 애플은 전 세계 신차의 98%에 애플 카플레이가 적용된다고 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플랫폼을 완성차회사에 공급하고 있다. 이런 배경 때문에 차 안에서 스마트폰은 자동차회사들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기능을 앞지르고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노력이 있었으나 그 방향성을 근본적으로 바꾼 것이 테슬라다. 2018년 출시한 모델3에 통합 ECU를 채용해 구조를 단순화했으며 분산형 ECU와 제어영역형 ECU를 건너뛰고 중앙집중형으로 바로 진화해 버렸다. 저전력의 연산처리 능력도 시선을 끌었지만, 그보다는 이 통합 ECU를 테슬라가 자체 개발했다는 것이 포인트다. 자체 개발한 고성능 AI 칩인 SoC(System on Chip)를 통합 ECU에 채용하면서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이 기술은 당시 레거시 업체들보다 6년 이상 앞선 것으로 평가받았다.
 
테슬라의 혁신이 부각되면서 자동차회사들 사이에서는 소프트웨어 개발 붐이 일기 시작했다. 여기에서는 주요 완성차업체들의 관련 기술 개발에 관한 개략적인 내용을 정리해 본다.
 

폭스바겐그룹, SSP. 카리아드, 트리니티 중심 뉴 오토

폭스바겐그룹은 2019년 자율주행과 커넥티드카를 위한 카소프트웨어를 출범했고 지금은 카리아드(CARIAD)로 분사해 있다. 2016년 트랜스폼(TRANSFORM) 2025 + 의 일환으로 2021년에는 엑셀러레이트(ACCELERATE) 전략을 발표했다. 핵심은 전동화에 더해 소프트웨어 기반 모빌리티 제공 업체로의 전환을 가속한다는 것이다.
 
2021년 7월에는 2030년까지의 그룹 전략인 뉴 오토를 발표했다. 글로벌 기술 플랫폼에 중점을 둔 소프트웨어 중심의 모빌리티 회사로 그룹을 전환했다. 시너지와 규모를 제공하고 새로운 수익 풀을 개척해 폭스바겐이 설정한 방향으로 수익성을 낼 수 있는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를 구축한다는 것이 골자다.
 
그리고 2022년 3월에는 뉴 오토 전략을 위한 청사진을 공개했다. 탄소중립적인 미래 자율주행 모빌리티를 가능케 할 뉴 오토 전략 이행에 지속적이고 명확한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 초점이다. 요약하면 SSP(Scalable Systems Platform)라는 전기차 플랫폼과 소프트웨어의 카리아드, 그리고 전기 자율주행차 트리니티로 정리된다.
 
최근 움직임으로는 지난 1월 말 중국지역 기술 개발 강화가 시선을 끈다. 독일 이외 지역에서 가장 큰 폭스바겐 그룹의 개발 센터는 폭스바겐 그룹 차이나의 중앙 개발 부서로, 인텔리전트 완전 커넥티드 전기차에 중점을 두고 있다.
 
폭스바겐차이나테크놀러지는 효율적인 개발 프로세스를 구현하고 최첨단 기술을 사용함으로써 완성차 및 부품의 시장 출시 시간을 30% 단축할 계획이다. 합작 투자 회사인 SAIC 폭스바겐, FAW-폭스바겐 및 폭스바겐 안후이, 고숀 하이테크(배터리) 및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 샤오펑과의 개발 작업을 긴밀하게 추진해 시너지 효과를 활용할 방침이다. 파트너인 호라이즌 로보틱스(자율 주행), 아크(ARK, 사용자 경험), 썬더소프트(인포테인먼트)도 폭스바겐의 소프트웨어 부문인 카리아드(CARIAD)와 협력한다.
 

GM, 얼티파이와 슈퍼 크루즈로 수익성 창출

1997년 온스타 커넥티비티 서비시로 선도적인 행보를 보여 온 GM은 2021년 얼티움 플랫폼을 베이스로 하는 진화형 소프트웨어 플랫폼 얼티파이(Ultify)를 발표했다. 얼티파이의 기능은 GM의 진화형 전기 아키텍처인 VIP(Vehicle Intelligence Platform, 차량 지능 플랫폼)를 기반으로 한다. 기존 VIP 지원 차량은 무선 기능, 풍부한 데이터 접근, 강력한 사이버 보안 및 빠른 처리 능력을 자랑하는데, GM은 여기서 더 나아가 기존의 기반 위에 주요 소프트웨어를 재정립해 사용자가 더 다양한 기능을 누릴 수 있도록 구현했다.
 
스마트폰과 같이 클릭 한 번으로 차량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할 수 있고, 사용자 맞춤 설정을 통해 본인에게 맞는 기능을 선택, 저장 및 타 기기와 연동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얼티파이는 클라우드에 저장된 설정을 통해 사용자가 부재 시에도 직접 사용자를 위한 결정을 내린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선루프를 열어 둔 상태로 차를 떠났을 때 비가 오는 경우, 얼티파이가 자동으로 판단해 선루프를 닫는다.
 
또한, 사용자는 얼티파이의 어드밴스드 클라우드 기능을 통해 디지털 라이프의 주요 기능을 누릴 수 있다. 예를 들어, 운전자 생체 인식 기술을 통해 얼굴 인식으로 시동을 걸 수도 있으며, GPS 정보를 기반으로 스쿨존에서는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는 등 초보 운전자들을 위한 설정을 별도로 지정할 수 있다. 자동차와 스마트홈 기술을 연동해 집안의 온도 조절이나 보안 시스템 등의 설정도 가능하다.
 
클라우드 연결은 차량-사물 간 통신에까지 확장돼 도로 인프라와 통신함으로써 운전자에게 위험 또는 도로 상황 변화에 대해 경고를 하고 교통 신호 시간을 재기도 한다.
 

토요타, 우븐 시티로 미래를 탐험한다

토요타는 2015년 미국 스탠퍼드 대학과 지능형 자동차 개발에 나서 TRI(Toyota Research Institute)라는 새 회사를 설립했다. TRI는 지능형 기술 개발을 전문으로 하며, 실리콘 밸리에 위치한다. 커넥티비티를 위해서는 초기 포드와 공동 보조를 취했다. 이후 마이크로소프트와도 협업했고 우버에 투자해 자율주행차 테스트도 진행했다. 2018년에는 소프트뱅크와 모빌리티 합작회사 모넷(MONET)을 설립해 토요타의 이동통신 서비스 플랫폼, 커넥티드 카를 위한 정보망, 소프트뱅크의 IoT(사물인터넷) 플랫폼과 센서를 결합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본격적인 변화는 2020년 설립한 우븐 캐피털이다. 우븐 플래닛의 일부로 자율 이동성, 자동화, 인공 지능, 기계 학습, 데이터와 및 분석, 연결 및 스마트 시티와 같은 분야에서 혁신적인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 성장 단계 기업에 투자하여 그룹을 지원한다.
 
자율주행 실험 도시 우븐시티는 퍼스널 모빌리티와 MaaS, 자율주행 외 로봇과 주택, 고령자지원, 자연보호, 수소활용 등 폭넓은 주제를 취급하게 된다. TRI-A는 미국 실리콘벨리류의 IT문화를 자동차에 끌어들이려 했다면 새로운 체제에서는 그 수법을 다는 분야로까지 확대한다는 것이다.
 
그 목표는 기본 소프트웨어, 즉 운영체제(OS)와 데이터 플랫폼을 정비해 구글과 애플처럼 플랫포머가 되겠다는 것이다. 그 때문에 사명에서 토요타를 제외해 파트너십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2025년까지 차량 소프트웨어 내재화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아린 (Arene)이라는 자체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개발해 외부 판매까지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SDV 베이스의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

현대차그룹도 모비스를 중심으로 13개 전문 개발사들과 공동으로 차량용 소프트웨어 플랫폼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LG유플러스, 현대오트론, 텔레칩스, 오비고, 유니트론텍, 토르드라이브, 아모센스 등 국내 소프트웨어 전문사들과 ‘소프트웨어 개발협력생태계 컨소시엄’을 구축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속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를 캐치 프레이즈로 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를 위한 로드맵은 2022년 발표한 2025년까지 모든 브랜드의 자동차 라인업을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으로 전환한다는 것이 골자다.
 
현대차그룹은 원격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소유자에게 맞춤형 서비스, 안전, 심지어 소프트웨어까지 제공하는 자동차 통신의 최첨단 세계의 일부로 존재하는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으로의 전환과 커넥티비티, 구독서비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런 다음 목적 기반 차량, 첨단 항공 모빌리티, 로보택시, 로봇과 같은 미래 모빌리티 애플리케이션에 연결된 자동차 데이터를 사용한다는 복안이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커넥티드 카 서비스(CCS)에 2,000만 대가 등록될 것으로 예상했다. 운전자들은 언제 어디서나 특정 차량의 성능과 기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FoD(Feature On-Demand)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개인화가 가능하다. 2,000만 대의 커넥티드카에서 생성된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활용해 개인화 서비스를 더욱 발전시킬 계획이다.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새로운 모빌리티 시대의 기반으로 차체 플랫폼,
E/E 아키텍처, 소프트웨어 플랫폼, 데이터 플랫폼, 모빌리티의 미래 등을 축으로 설정하고 있다.
 
이런 컨셉은 2025년 출시 예정인 IMA를 기반으로 하는 두 가지 새로운 EV 플랫폼인 eM과 eS애 적용된다. 새로운 플랫폼은 컨트롤러를 통합해 하위 수준 구성 요소를 상위 수준 컨트롤러로 관리할 수 있어 필요한 전체 수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 포인트다. 다른 큰 요소는 ccOS(Connected Car Operating System)로, 차량 내 모든 컨트롤러에 적용되어 최고 수준의 컴퓨팅 성능을 통해 하드웨어 성능을 극대화한다. 여기에는 엔비디아 드라이브 반도체를 채용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것은 자율주행 기술까지 이어진다.
 
현대차그룹은 인공 지능 시대에 완전히 새로운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한 생태계의 부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23년 말 R&D센터의 수장을 6개월 만에 교체하며 아예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전환을 선언했다. 하지만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인력이 없어 미국 실리콘 밸리의 힘을 빌리려 하고 있다.
 

우선은 소프트웨어 플랫폼이 완성되어야

완성차 빅4는 현재 폭스바겐의 vw.OS, GM의 얼티파이, 토요타의 아린, 현대차그룹의 cc.OS 등 소프트웨어 플랫폼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대부분 2025년을 전후해 완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의 미래에는 많은 데이터가 포함되므로 차량의 수명주기 전반에 걸쳐 이를 결합하고 처리할 수 있는 플랫폼이 필수적이다. 데이터 연결성과 확장성을 기반으로 자동차와 다른 모빌리티 장치를 연결하는 새로운 모빌리티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인포테인먼트, 커넥티비티, ADAS 등의 현재 기술은 다른 자동차회사들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다만 그것이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라는 범주로 넘어가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지금은 SDV조건을 갖춘 업체는 테슬라와 니오 등 일부에 불과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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