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래 한국앤컴퍼니그룹 명예회장
장녀 조희경으로부터 한정후견 소송
경영권 승계로 시작된 갈등
한국앤컴퍼니그룹 조양래 명예회장은 홍긍식 전 변호사협회장의 딸 홍문자 씨와 결혼해 슬하에 2남2녀를 두었다.
차남 조현범에게 회사를 물려주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는데, 별안간 장녀 조희경이 부친의 ‘정신 이상’을 걸고넘어졌다. 약 4년간 법정 다툼까지 이어져야 했던 이 사건의 근황이 알려졌다.
최근 법조계에 따르면 조양래 명예회장의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은 한정후견 개시 심판 항고심에서 내려진 기각 결정에 불복해 서울가정법원에 재항고장을 제출했다.
한정후견이란 성년후견의 한 종류로, 질병·장애·노령 등의 이유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부족한 성인이 가정법원의 결정으로 선임된 후견인을 통해 재산 관리나 보호, 지원을 받는 제도다.
조양래 명예회장의 인지 능력이 떨어졌다는 뜻일까? 사건은 지난 2020년 그가 조희경 이사장의 동생이자 차남인 조현범 회장(당시 사장)에게 지분을 모두 넘긴 것부터 시작됐다.
조 명예회장은 조 회장에게 지주사인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주식 전량을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했다.
이에 조희경 이사장은 “(아버지가) 건강한 정신 상태에서 자발적 의사에 따라 이뤄진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며 성년후견 심판을 청구했다.
그는 “(조 회장이) 가지고 있던 신념이나 생각과 너무 다른 결정이 갑작스럽게 이뤄지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분이 놀라고 당혹스러워했다”며 “이런 결정들이 건강한 정신 상태에서 자발적 의사에 의해 내린 것인지 객관적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됐다”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당시 조현범 회장은 부친 몫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23.59%를 모두 인수해서 지분이 42.9%로 늘고 최대 주주가 됐다.
장남 조현식 전 고문(당시 한국앤컴퍼니 부회장, 19.32%)과 조희경 이사장(0.83%), 조희원 씨(10.82%) 등 남은 세 남매의 지분을 합해도(30.97%) 조 회장이 훨씬 많았다.
소송 제기 약 2년 후인 지난 2022년 4월, 1심에서 재판부는 조 이사장의 청구를 기각했다.
조 명예회장의 과거 진료 기록과 전문가 의견을 검토해봤을 때, 그는 ‘멀쩡하다’는 것이었다.
이에 조 이사장은 항고했지만, 2심에서도 재판부는 조 명예회장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들은 신체 및 정신 상태에 이상이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의 판단처럼 조양래 명예회장은 최근 이상 없이 일정을 소화했다.
법조계 소식통에 따르면 그는 법원 심문기일 등에서 자신 의사를 일관되고 명확하게 진술했다고 한다.
지난달 별세한 조 명예회장의 친형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빈소에 조문하면서 건강한 모습을 드러냈다.
또 한국앤컴퍼니그룹의 어느 관계자는 “조 명예회장은 매일 아침 운동하고 임원들과 식사와 회의를 진행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한편 조양래 명예회장은 효성그룹 조홍제 창업주의 차남으로 태어났다.
동양나일론 이사를 거쳐 한국타이어 임원으로 일하다 조홍제 효성그룹 창업주에게 한국타이어를 물려받았다.
직접 나서기를 꺼리는 은둔의 경영자 스타일로 알려졌다. 또 일찍부터 전문경영인체제를 구축해 소유와 경영을 분리했다.
형인 조석래 회장과 달리 대외적으로 활발한 모습은 많이 보여주지 않았다. 대한타이어공업협회 회장을 맡았으며, 한국타이어복지재단 이사장에 올라 현재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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