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비대칭전력 강화
핵·미사일·잠수함 개발
“북한 전면전 피하려 들 것”
올해 초 북한의 군사 움직임이 연달아 포착되면서 연평도 인근 주민에게는 대피령이 내려지고, 비상경계 태세에 돌입하는 등의 실제 조치도 취해진 것으로 알려져 충격이다.
실시간 대피 방송이 연평도 주민 뿐만 아니라 방송 매체를 통해 한국 국민과 세계 각국이 모두 듣는 가운데 시민들의 대피 장면을 보며 긴장감을 늦출 수 없었다.
전쟁 관련 전문가들은 북한 측의 무력 도발에 대응할 방침을 빠르게 구축해 점차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아 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김정은은 왜 이런 무력도발을 지속해서 진행하며, 미사일과 핵 무기 개발 등에 여력을 쏟는 것일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력으로 삼는 군사력은 비대칭 전력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비대칭전은 ‘상대방이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해 상대방과 다른 수단, 방법, 차원으로 싸우는 전쟁 양상’을 말한다.
비대칭전은 1975년 ‘세계정치(World Politics)’에 발표된 앤드루 맥(Andrew J.R. Mack)의 논문 ‘왜 군사적 강대국이 소규모 전쟁에서 패배하는가?’를 통해 핵심적인 군사 전략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당시 논문에서 ‘비대칭’이라는 표현은 분쟁 당사자 사이의 군사적 불균형(disparity)을 의미한 것으로 보인다.
이 논문은 미국이 왜 군사적 약자인 베트남과 벌인 전쟁에서 승리하지 못했는지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으며 발표 당시엔 관심을 끌지 못했지만 1990년대 냉전 종식 이후 재조명받아 비대칭 전력에 대한 핵심적인 논문으로 꼽힌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점을 두고 있는 비대칭전력은 대칭 전 및 도발에 사용되는 전력을 말한다. 적의 강점을 회피하면서 최대한 취약점을 공격해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력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0년 북한 잠수함 공격에 의해 천안함이 폭침된 이후 북한의 비대칭 전력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당시 북한이 우리 안보에 위협을 주는 요소로 북한의 김정은, 핵무기 및 대량파괴 무기, 땅굴 등이 꼽혔다.
15년 전과 현재를 비교했을 때 김정은의 전쟁 및 도발 의지는 강화된 것으로 판단된다. 더불어 북한 내부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제재할 제동장치가 전혀 없기 때문에 김정은의 존재 자체가 위협이 되는 것이다.
그동안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집권 중 장성택 등 정통 당료를 숙청하고 김정남 등 내부 도전 세력을 소멸하며 절대권력을 강화해 오는 행보를 보였다.
그러나 김정은과 달리 우리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은 군사적 결심을 하는 데 헌법, 여론, 국제정치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것을 넘어 굉장히 많은 제약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김정은의 인식 속에는 우리 군과 안보에 대한 경멸적 무시가 내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 군에 대한 이런 경멸적 인식은 우리 군통수권자가 갖지 못하는 비대칭전력을 구성하기에 알맞은 것이다,
현재 북한의 핵무기는 고도화되어 있는 성능을 가진 것으로 추정된다. 핵확산금지조약에 따라 1968년 이후 개발된 핵무기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는 하나 사실상 북한은 핵무기를 소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3년 이루어진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 당국이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체제를 소멸시키겠다는 워싱턴 선언이 있었는데 그 선언의 대전제는 북한의 실질적 핵 보유를 깔고 갔다. 북한이 지난해 핵무기를 시도 때도 없이 사용할 수 있는 독트린까지 발표하며 북한의 핵무기는 고도화됐고 북한이 핵 강대국으로 거듭났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에 반해 북한 땅굴에 관련된 위협 능력은 수치로 판단하기 어렵다. 그 이유는 증감 여부를 우리 군이 추정할 수 없으며, 북한 측도 땅굴에 대한 사안은 철저한 군사 기밀에 부쳐 특별관리 대상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김정은이 발전시키고 있는 비대칭전력은 우리 사회의 약점을 활용해 한국에 막대한 피해를 일시에 만들어낼 수 있는 비대칭 능력으로 도출된다.
우리나라의 극심한 정치·사회 분열이 우리가 북한의 비대칭전력에 대응할 수 없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우리 사회의 모든 운영 시스템이 전자 인프라에 중독돼 가는 상황도 문제로 꼽히는데 이런 전자 인프라를 마비시킬 전자전 능력을 북한이 확충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이런 탓에 북한의 비대칭전력은 늘 우리 군사력이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로 남는다. 더욱 심각한 점은 이 모든 것이 북한의 최고지도자인 김정은의 머리에서 나온다는 점이다.
북한이 도발을 감행한다면 도발의 모든 전제에 깔리는 것은 김정은의 선택으로 보인다. 앞서 발생한 연평도 인근 해역 포사격 역시 김정은이 공포감을 통해 불안감을 확대재생산 하기 위해 선택한 결과로 판단된다.
김정은은 이러한 비대칭전력을 통해 도발 주체를 단기적으로 식별하기 어려운 점을 이용해 도발 수단을 만들어 대규모 피해를 줄 심산으로 보인다. 또한 사이버 도발이나 핵무기로 보복 범위를 특정하는 등 국지도발로 인한 대규모 혼란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한편, 북한의 비대칭전력에 대한 우려가 심화하는 가운데 군 전문가들은 우리 군이 군사 대응보다 국민 공감대를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한다.
비대칭전력의 특성상 눈에 보이는 살상 무기나 탱크, 미사일 등을 많이 보유해 공격력을 높이는 것보다는 대남전략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 해소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관점에서 제기되는 시각이다.
또한, 북한의 협박성 발언에 대한 과도한 의미 부여 역시 자제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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