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총수 병역 현황
전시근로역 및 면제 많아
‘군필’ 총수는 누구?
국내에서 절대 용납되지 않은 사안으로 ‘병역 기피’가 언급되곤 한다. 충분히 입대할 신체 조건을 갖췄는데도 갖은 요행으로 의무를 피해버리면 역적으로 몰리곤 한다.
병역 기피로 입국이 금지된 유승준을 시작으로 무죄 판결을 받아 앨범까지 냈지만 여전히 방송에 못 나오는 MC몽이 대표적 인물들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경제를 이끄는 대기업 총수들은 모두 군필자들일까?
우선 건강 문제로 현역으로 입대하지 못한 총수들이 있다.
재계 서열 1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젊은 시절 승마 선수로 활동했는데, 어느 날 낙마하는 바람에 얻은 추간판 탈출증이라는 허리디스크 증상으로 전시근로역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시근로역이란 평시에는 징병되지 않다가 전시에만 소집되어 군사지원업무에 투입되는 인원을 가리킨다. 병역판정검사에서는 5급으로 책정된다. 군 복무는 물론 예비군도 면제되며 민방위 훈련만 받으면 된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역시 담낭염 수술로 인한 질병으로 전시근로역 판정을 받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과다체중, 즉 비만으로 면제를 받았다. 이들이 신체검사를 받았을 1980년대에는 100kg 이상이면 군대를 가지 않았다.
다만 최 회장의 둘째 딸 최민정 씨는 독특한 이력을 지녔다. 24살이 되던 2014년, 해군사관후보생 117기로 임관하는 특이한 행보를 보였다.
이후 충무공이순신함에 탑승하는 함정병과 장교로의 발령, 청해부대 제19진으로서 소말리아 해역 파병 등을 수행하고 해군 제2함대 인천해역방어사령부 상황장교로 근무하다가 예비역 중위로 전역했다.
반면 정용진 회장은 몇 해 전부터 공산주의 또는 공산주의자를 멸한다는 ‘멸공’을 습관적으로 언급하곤 하는데, 이때마다 “군대도 안 다녀왔으면서 ‘멸공’ 주창하는 건 우스운 꼴”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신격호 창업주와 일본인 모친 시게미츠 하츠코 사이에서 태어난 한일 혼혈아다. 그래서 국적도 한국, 일본 이중국적자였다.
신 회장은 이중국적을 마흔까지 유지하다가 병역의무 면제받는 41세에 한국 국적을 택했다.
그의 장남으로, 역시나 한일 혼혈아인 신유열 롯데케미칼 전무도 부친이 했던 대로 이중국적을 유지하다 지난달 병역의무가 면제되는 만 38세 생일을 맞았다.
이로써 현재 신 전무에겐 병역의무가 없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산업기능요원으로 병역을 마쳤다. 산업기능요원이란 보충역 및 현역의 대체복무제도 중 하나로, 병무청에서 지정한 업체에서 병역으로서 대체복무를 하는 복무자를 지칭한다.
그렇다면 제대로 된 ‘군필’ 총수로는 누가 있을까?
방산업을 영위하는 한화그룹의 김동관 부회장은 2006년 8월 대한민국 공군사관학교후보생 117기로 입대 후 2009년 12월까지 통역장교로 복무했다.
이규호 코오롱그룹 부회장은 육군에 입대해 6포병여단에서 행정병으로 근무했다. 동명부대의 일원으로 레바논에 해외파병을 다녀왔다. 이 부회장은 미국에서 출생해 미국 시민권이 있었고, 병역을 마쳐 복수 국적 취득이 가능했지만 미국 시민권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2015년 시사저널의 조사 결과 국내 30대 그룹 후계자 3명 중 1명이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병무청이 발표한 일반인 군 면제 비율(6%)과 비교하면 5배나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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