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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억, 160억, 50억…예산 줄줄 샌다는 지자체 ‘랜드마크’ 여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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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백 농업농촌 테마공원 210억
불고기 팜 테마공원 160억
통영 VR 존 50억 원 투입

출처 : 상주시

몇 년 사이 지자체들이 지역 내 랜드마크를 경쟁하듯 만들어가면서 관광시설로 개발된 랜드마크가 애물단지로 전락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에 랜드마크 설립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할뿐더러, 이미 낭비된 예산 규모에 대한 지적 역시 꾸준히 나오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관광시설의 경우 타지역과의 차별점이 없이 비슷한 환경으로 제작되기 때문에 사업성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문제도 제기된다. 일반적으로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지자체들의 랜드마크 중 많은 예산이 들어갔으나, 수요가 형편없는 곳은 어디가 있을까.

가장 먼저 210억 원의 예산이 들어간 삼백 농업농촌 테마공원이 있다. 이 테마공원은 중부내륙고속도로 상주 나들목에서 시내 방향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공터 수준의 공원이다. 해당 테마공원 내에는 각종 조각물이 설치되어 있으며 쌀, 곶감, 누에 등 상주를 상징하는 세 가지 흰 특산물을 앞세운 체험형 공원으로 알려졌다.

출처 : 상주시

규모 역시 막대한 예산 투입에 힘입어 축구장 일곱 개를 모아놓은 크기를 자랑했으나, 관광객의 모습을 찾아보기는 어려웠다. 테마파크 조성 당시 정부도 국비 25억 원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홍보영상관의 운영은커녕 직원 한 명 찾아보기 어려운 방치된 모습이 포착됐다,

삼백 농업농촌 테마파크 옆 함창명주 테마공원도 비슷한 현실로 확인됐다. 랜드마크로 지어진 관광 시설에 방문객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으며, 노후한 시설이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210억 원이 투입된 삼백 농업농촌 테마파크 옆 함창명주 테마공원 역시 약 192억 원 규모의 돈이 투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192억 원 중 96억 원이 정부가 지원한 국비로, 이 국비로 지어진 랜드마크가 제대로 된 전시 프로그램 하나 없이 노후화되며 지역의 흉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는 것이다.

출처 : 상주시

두 테마파크 인근의 경상감영공원 역시 축구장 아홉 배에 달하는 대규모 테마파크 단지를 188억 원을 들여 조성했으나, 관광객은 거의 이용하지 않고 인근 주민들만 산책로로 이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테마파크 예산 188억 원 중 120억 원이 국비다.

여러 지자체가 지역 내 공원 조성을 ‘랜드마크’로 만들기 위한 신규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나, 이용자의 수가 줄어들면서 해당 테마파크는 지역 내 애물단지로 자리 잡게 된다. 테마파크의 가장 큰 조성 이유 중 하나는 지역 경제 활성화로 꼽히는데, 문제는 타 기관의 타당성 조사를 거치지 않다 보니 사업성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아 지역 경제 활성화를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지자체 내부 심의 결과만 두고 ‘사업성’을 판단하기 때문에 ‘지역 경제 활성화’는 허울 좋은 껍데기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출처 : 울주군

이어 울산 울주군 상북면에 위치한 ‘불고기 팜 농어촌 테마공원’역시 지자체의 랜드마크가 애물단지로 변한 사례로 꼽힌다. 해당 테마파크에는 지자체가 160억 원 수준의 예산을 들여 조성한 공원이다. 지난 2018년 만들어진 불고기 팜 농어촌 테마공원은 이름과 달리 소 조형물과 한우 관련 전시 등만이 존재해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진 곳으로 보인다.

당초 예산의 대부분이 테마관 전시실 조성에 들어갔는데 농어촌 테마공원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거리가 먼 한우 홍보실로 조성된 것이다. 울주군은 현재 불고기 팜 농어촌 테마공원을 큰 문제라고 판단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역의 애물단지로 자리 잡아 예산이 줄줄이 세고 있다고 평가받는 테마파크가 존재해도 울주군의 살림살이가 넉넉한 덕분으로 보인다. 실제로 울주군은 지난해 예산 중 남은 금액, 즉 순 세계잉여금이 1,994억 원 수준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출처 : 통영시

당초 울주군의 예산이 1조 4,900억 원이었던 것을 보면 울주군은 지난해 한 해 예산의 20% 수준을 넘긴 것이다. 재정 상태가 넉넉하다 보니 예산이 줄줄이 센다는 테마파크라 하더라도 처분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50억 원이 투입된 통영 VR 존이 있다. 경남 통영시는 예산 50억 원을 투입해 ‘삼도수군통제영 실감 콘텐츠 체험 공간(통영 VR 존)을 만들었다. 당초 지난해 개관 3년 만에 휴관했던 이 지자체 시설을 지난 2023년 재개관하겠다고 밝혔다.

조성 3년 만에 통영 VR 존이 문을 닫았던 이유는 지속적인 적자에 허덕이고 있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통영 VR 존이 정부 지원 시설이라 통영시 마음대로 폐쇄가 불가능해 지난해 재개관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영난에 시달리던 이 시설이 정상적인 운영 노선으로 들어가려면 하루 최소 50명의 사용자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 통영시

그러나 통영시의 기대와는 달리 하루 평균 이용자가 15명꼴로 적자 앞으로도 적자에 허덕일 전망으로 분석된다. 통영시가 정부 공모 사업의 일환으로 통영 VR 존을 조성했기 때문에 내용연수 5년을 채워야 처분할 수 있어, 계속되는 적자에도 폐관 수순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내용 연수 기한 전에 폐기한다면 투입된 국비 50억 원을 반납해야 하므로 오는 2025년까지 운영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통영시가 적자를 내는사업을 관둘 수도 없이 ‘울며 겨자 먹기’ 심정으로 운영해야 하는 상황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국비 준다니 일단 신청하고 보자는 묻지 마 공모사업 따내기의 폐해”라고 지적했다.

한편, 대부분의 지자체 재정 상황이 열악하기 때문에 신규 사업을 벌일 때 정부의 국비 지원을 전제로 추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지자체의 사업 실패는 국가 예산을 낭비하는 지름길로 꼽히기도 한다. 정부는 지자체의 예산 검토와 사업의 타당성 검증에 더욱 힘을 실어 제대로 된 타당성 검증을 거친 후 예산을 편성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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