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가 유전병 ‘샤르코 마리 투스병’
국내 연구진 치료법 개발
CJ 이재현이 큰 어려움 겪어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과 그의 가족들을 괴롭혀 온 희소 질환 ‘샤르코 마리 투스병’. 끊을 수 없는 유전병인 줄 알았으나, 국내 연구진의 노력으로 치료 가능성이 열렸다고 한다.
최근 의료계에 따르면 염수청 서울대학교 국제농업기술대학원 교수와 최병옥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의 공동 연구팀은 ‘샤르코 마리 투스병 2Z’의 발병 기전과 환자 맞춤형 유전자 치료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들은 질환을 일으키는 ‘MORC2’ 유전자 변이형을 보유한 환자의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제작한 뒤, 변이가 어떻게 신경 손상을 일으키는지 규명했다.
이 질환은 1886년 이 병을 처음 설명한 의사 3명의 이름을 딴 신경질환으로, 인구 10만명당 19명에만 발병하는 희귀질환이다.
주로 팔과 다리에 감각 상실, 근육 수축, 그리고 보행 시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증상이 매우 심하면 뇌 장애도 발생하고 휠체어에 의존해 생활한다.
국내에서는 범삼성가의 유전병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부인 박두을 여사가 이 병을 앓았고,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과 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그의 남매 이미경 부회장, 이재환 전 부회장도 환자다.
특히 이재현 회장은 중증인 편으로 알려졌다. 그는 종종 공식 석상에 지팡이를 짚은 모습으로 나타난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 2013년 횡령과 탈세 혐의로 구속 기소,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 하지만 증상 악화로 구속집행정지 상태로 병원에서 투병하다 대법원 재상고를 포기하고 2016년 특별사면으로 석방됐다.
당시 CJ그룹은 이 회장의 손과 발 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손과 발이 심하게 굽어 있고 종아리도 비정상적으로 말라 있었다. 걷기, 쓰기, 젓가락질 등 기본적인 일상생활조차 어려운 상태였다고 CJ그룹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MORC2의 유전자 기능을 복구하기 위해 신경 특이적 바이러스를 적용한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했다. 동물 실험에서 한 번의 주사 치료로 신경과 근육의 기능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는 결과를 확인했다.
현재 유전자 치료제는 9종이 개발됐지만, 1회 투여 비용이 수억에서 수십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으로 연구를 통해 5년 내 치료제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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