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시 배곧신도시
아파트값 하락세 지속
부동산 불황·개발 지연 원인
한때 개발 호재로 경기도 시흥시의 ‘전국 집값 상승률 2위’ 기록을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배곧 신도시 일대 아파트값이 하락세를 보인다. 이 지역의 아파트값이 하락하고 있는 이유로는 부동산 불황과 개발 지연이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수도권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가격 회복세를 보이는 분위기지만, 배곧신도시의 경우 반등 조짐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8일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기도 시흥시 배곧동 소재의 ‘시흥 배곧 C2 블록 호반써밋플레이스’ 전용 84㎡는 지난달 19일 5억 7,800만 원에 거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매물은 지난 2021년 10억 원에 거래되며 배곧 최초로 ‘10억 클럽’에 가입한 단지였지만 최근 5억 원대까지 떨어진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달 거래된 3건의 매물 모두 5억 원대의 금액에 거래되면서 배곧신도시의 집값이 사실상 반토막 난 것으로 보인다. 이어 바로 옆에 위치한 ‘시흥 배곧 C1 블록 호반써밋플레이스’ 전용 84㎡ 또한 지난달 5억 9,000만 원에 거래되며 최고가인 10억 원 대비 4억 1,000만 원 하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18일 팔린 ‘시흥 배곧 SK뷰’ 전용면적 84㎡(2층)의 경우 5억 9,000만 원에 거래됐는데, 배곧 대장주로 꼽히던 시기의 최고가 9억 9,500만 원(8층)과 비교하면 약 4억 원 넘게 떨어진 것으로 추측된다. 거래된 매물은 당초 올해 1월 6억 3,000만 원에 거래됐다가 두 달이 지난 3월 말엔 7억 3,000만 원까지 올랐는데 다시 5억 원대로 가격이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부동산 관계자는 저층과 중간층 간의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상당한 가격 하락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앞서 언급한 아파트 외에도 최고가 대비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한 아파트 거래가 속출하며, 하락세는 배곧 신도시의 전반에 거쳐 이루어진 부동산 상황으로 판단된다. 당초 배곧신도시의 경우 집값의 호황기를 누리던 지난 2021년까지만 해도 신축 아파트 대규모 입주와 서울대병원, 기업 연구센터 구축 등 호재가 겹치면서 시흥시 집값 상승을 주도한 바 있다. 당시 시흥시의 집값 누적 상승률은 37.26%를 기록했으며 경기도 의왕시에 이어 전국 집값 상승 2위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의 침체, 서울대병원의 착공까지 미뤄지며 집값 하락세가 뚜렷하게 나타난 것으로 판단된다. 집값 하락의 가장 주된 원인으로 꼽히는 서울대병원은 당초 시흥 배곧신도시 서울대 시흥캠퍼스 내에 들어설 800병상 규모의 대학병원이자 전국 최초의 진료·연구 융합형 종합병원을 지향해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키웠다. 그러나 서울대병원의 건축 사업이 지연돼 실망 여론이 확산하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
배곧신도시는 집값 호황기이던 2020년~2021년까지만 해도 신축 아파트가 대거 공급되고 서울대 병원, 연구시설 등 개발 호재가 겹치며 시흥 집값 상승을 주도했다. 시흥은 배곧 집값 상승세 영향으로 지난 2021년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 37.26%를 기록해 전국 집값 상승률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 침체와 더불어 개발 지연으로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편, 이런 집값 하락 조짐은 배곧신도시에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수도권 외곽 지역의 대부분이 지난 2021년보다 4억~5억 원씩 집값이 하락하면서 수도권 주요 단지들의 몰락이 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4월 한 달간 수도권 전역에서 집값이 수억 원씩 하락한 단지들이 속출했으며 상승 금액이 컸던 단지일수록 하락 금액도 큰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부동산 거품이 끼어있던 주요 단지들의 하락세가 상승세를 뛰어넘었다는 뜻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부동산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그동안 수도권 외곽 지역 아파트값에 거품이 많이 끼어왔던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어 금리가 낮아지거나 투자 수요가 살아나지 않는 이상 서울 같은 핵심 지역을 제외한 주택 시장은 더 침체할 전망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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