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만 세종시, 백화점 부적합
가격 조정으로 부동산 침체
세종시 청약에 43만 명 몰려
최근 10년 넘게 백화점이 들어온다는 부지가 여전히 어떠한 건물도 들어오지 않은 채 텅텅 비어있어서 화제다. 더하여 나날이 부동산 가격이 하락세를 맞아 비명을 행사하고 있는 이 지역은 세종시다. 세종시의 정식 명칭은 세종특별자치시로 대한민국의 행정중심복합도시로서, 국가 균형발전과 수도권 과밀 해소를 목표로 계획되었다. 이후 세종시는 충청남도 연기군과 충청북도 청원군 일부를 통합하여 2012년 7월 1일에 공식 출범하여 국세청과 소방청 등 각종 인사혁신처가 밀집해 있다.
10년 넘게 주인을 못 찾은 해당 부지는 세종시 나성동으로 세종시 전역을 관통하는 주요 대로가 인접하여 세종시의 노른자 땅으로 불린다. 바로 앞 간선급행버스체계(BRT) 정류장이 있어 교통 편의성이 높고 접근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뛰어난 입지로 이 부지에 대한 지역민의 기대감은 높지만, 발전 속도는 0에 가깝다.
10년 동안 허허벌판으로 남겨진 이 부지는 여름에는 잡초가 무수히 자라고, 겨울에는 꽁꽁 언 공터로 변하면서 지역의 아픈 손가락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한때 세종시가 임시방편으로 이곳에 휴게시설과 수목을 조성해 공원을 만들기도 했지만 발전 효과는 미미했다.
그렇다면 높은 접근성을 자랑하는 초대형 부지가 이처럼 오랜 시간 주인을 찾지 못한 배경은 무엇이 있을까? 다수의 전문가는 세종시의 인구가 해당 부지의 발전 속도를 늦추는 이유라고 설명한다. 세종시 인구는 40만 명 정도인데, 통상적으로 유통업계에서 백화점 입지에 대한 기준 인구수는 50만 명으로 세종시는 한참 못 미친다.
심지어 주말이 되면 주변 지역인 대전을 비롯해 서울로 다량의 인구이동이 발생해 백화점 부지로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개발사업이 진척되지 않자 세종시는 지난 2020년 2022년까지 공원으로 사용하겠다며 3억 원의 재원을 투입해 ‘풀꽃마당’이라는 이름의 공원을 만들었다. 당시 세종시는 해당 부지의 공원과 주차장 사이 공연장과 장터 등을 운영할 방침을 계획하며 방치된 부지를 활용하는 사업을 선보였다.
세종시는 10년간 방치된 부지뿐만 아니라 부동산 시장에서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세종시는 전국 평균 집값 하락 수치인 0.58%보다 약 3배 이상 큰 집값 하락세를 보인다. 이는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전망한 2024 전국 주택가격 평균 하락률인 2%를 단 1분기 만에 넘어선 것이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세종시는 2023년 11월 이후 18주 연속 가격 하락세를 기록했다. 올해 2월엔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큰 하락 폭을 보여 부동산 업계에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세종시 부동산 시장을 두고 지난 2020년 집값이 급등한 데에 따른 가격 조정기로 판단하지만, 고금리 여파 등으로 장기화할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대해 한국부동산원 한 관계자는 “세종시 아파트값은 작년 하반기부터 지속해서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라며 “지난해 11월 둘째 주에 잠시 상승 전환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11월 셋째 주부터 하락 전환하여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세종시 부동산 시장의 침체 속에서 한 아파트 청약에 43만 명에 달하는 인파가 몰려 부동산 시장 재호황을 기대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 아파트는 ‘세종 린스트라우스’ 로 세종시 어진동에 위치하고 있다. 해당 청약은 국평형 1가구로 무순위 청약으로 43만 7,995명이 지원해 역대급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 배경으로 주택이 있어도 성인이라면 누구든 청약 신청이 가능하여 입소문을 타고 많은 이들이 해당 청약에 지원한 것으로 판단된다.
게다가 세종시는 비규제 지역으로 선정되어 있어 재당첨 제한 및 전매제한을 비롯해 거주의무기간 등 다수의 규제도 적용되지 않는 지역이기 때문에 앞서 3만 명가량이 몰린 서울시 서초구 소재 ‘래미안 원베일리’보다 10배 넘는 인원이 몰려든 것으로 풀이된다. 뜨거운 경쟁률을 기록한 이번 청약에 당첨된 이는 5월 24일 발표된 이후 7월 입주를 예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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