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청구 퇴직연금 1,100억 적립
미청구 퇴직연금 조회 플랫폼
연금제도 손 보기 전에 찾아야
지난 29일 여야의 연금 개혁 논의가 최종 불발되면서 제21대 국회가 막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제21대 국회의 마지막 날까지 여당인 국민의힘이 국민연금 모수개혁에 합의하지 않으며 여야 간의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28일 정치권 관계자에 따르면, 국회 소속 연금 개혁특별위원회는 현행 ‘보험료율(내는 돈) 9%·소득대체율(받는 돈) 40%’를 어떻게 조정할 것이냐 하는 ‘모수개혁’ 안을 놓고 열띤 논의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보험료율을 9%에서 13%로 인상하자는 데는 여야 합의를 이뤘지만, 소득대체율(민주당 45%-국민의힘 44%)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4%’의 여당 모수 개혁안을 수용하겠다며 연금 개혁을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를 압박하며 진전을 이룰 것처럼 보였으나 여당인 국민의힘이”민주당이 합의조차 안 된 연금 개혁을 졸속으로 추진하려 한다“고 주장하며 막아선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의 힘은 모수개혁뿐만 아니라, 국민연금과 기초연금과의 연계, 연금 재정 건전성 지표 변화 등에 따른 자동 안정화 장치 도입, 향후 인구 구조 및 기대여명 변화,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의 구체적 시행 시기 선택 등 구조개혁 과제들을 모두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 국민의 힘 내에서 이재명 대표가 제안한 모수개혁이라도 일단 받자는 주장이 혼재하는 등 정부가 핵심으로 걸고 있는 연금 개혁에 대해 여당으로서 일관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며 혼동을 불러일으킨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2대 국회가 개원함에 따라, 전문가들은 연금 개혁 논의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제22대 국회의 연금 개혁 논의는 ‘연금제도 지속가능성의 확보’라는 대전제부터 완전히 새롭게 시작돼야 한다는 주장이 빗발치고 있다. 지난 28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열린 ‘연금연구회 세미나’에서 연금 개혁을 위해서는 소득대체율을 현행 40%에서 단 0.1%P라도 올려서는 안 되며, 보험료율은 최소한 12% 이상으로 올려 구조개혁의 디딤돌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국회 특위에서 논의 중인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4%는 개혁이 아닌 개악이라고 평가했으며,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은 유지하고 보험료만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적연금 전문가들은 세대 간 형평성을 유지하기 위해 모수개혁과 별도로 재정 안정화 방안을 마련해야 하며 연금 재정이 악화할 경우를 대비해 자동안정화장치를 도입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제22대 국회의 개원과 동시에 연금 개혁에 대한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급자에게 지급되지 않은 퇴직연금 1,100억가량의 주인을 찾기 위한 시스템이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금융위원회와 고용노동부 등 관계 부처가 계좌·카드·보험 등 각종 금융자산 등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계좌통합관리서비스(어카운트인포)에 ‘미청구 퇴직연금 조회 기능’을 신설해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다.
당초 퇴직연금은 노동자의 퇴직 후 소득 보장을 위해 회사 쪽이 퇴직금 충당금 상당액을 금융기관에 적립하고 퇴직 뒤 사용자 또는 노동자 신청을 통해 연금 또는 일시금으로 지급받을 수 있도록 마련됐다. 보통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에 이어 노후를 위한 2단계 연금으로 불리며, 적립 부담을 지는 사용자가 퇴직할 경우 지급된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폐업과 사용자의 퇴직연금 가입 사실 미인 지 등으로 인해 미지급되는 사례가 빈번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에는 금융기관이 개별적으로 폐업 기업의 퇴직자로 확인된 고객에게 수령 절차를 안내해 왔는데, 이런 방식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사용자의 연락처와 주소 등이 변경되어 유선상의 연락이 어려워진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금융당국과 관련 부처 기관은 어카운트인포에 미청구 퇴직연금 조회 기능을 신설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까지 적립된 미청구 퇴직연금은 총 1,085억 원, 수령자는 4만 9,634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폐업으로 신고된 회사의 적립액이 약 1,060억 원 수준으로 전체 미수령자 4만 9,634명 중 4만 8,905명에 해당한다. 자신에게 미청구 퇴직연금이 남아있는지 확인하고 싶은 경우 노동자는 어카운트인포 누리집을 방문해 언제든 자신의 퇴직연금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미청구 퇴직연금 적립액이 있는 경우 해당 금융기관에 연락해 연금 수령을 신청하면 퇴직연금 일괄 지급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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