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 MTV 거북섬
투자 금액 약 5,600억 규모
시흥시 거북섬살리기 TF 구성
지난 2020년 시흥시가 5,6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조성한 해양레저 복합단지 거북섬이 최근 넘쳐나는 공실로 인해 유령신도시로 전락했다는 사실이 알려져서 충격이다. 시흥시의 역점 사업인 거북섬 일대의 상가 공실이 늘어나며 상권 악화에 대한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된다. 당초 거북섬은 수도권 서해안 시대의 제2막을 연다는 기대감을 받았는데 이는 수도권 3대 국가산업단지 중 시화국가산업단지가 시흥시에 위치했기 때문이다.
시흥시는 시화국가산업단지를 오는 2025년까지 완공한다는 목표로 재정비를 위한 재생 사업을 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업에는 총 471억 규모의 예산이 투입되며, 재정비를 통해 산업단지 내 부족한 기반 시설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업종 재배치로 혁신 거점 지역으로서 거듭날 전망이다. 이 중 가장 주목을 받는 곳은 시화멀티테크노밸리로, 시화 MTV로 불리는 이곳은 첨단산업과 해양레저산업이 함께 조성된 공간이다. 시화 MTV는 당초 여의도 면적 20배에 달하는 시화호의 북쪽 시흥 구간에 조성한 것이다.
시화 MTV 내 가장 주목받는 해양레저산업의 중심지인 거북섬은 현재 사상 최악의 공실 사태를 맞은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해양레저산업의 중심지로 꼽히던 거북섬은 위에서 내려다본 섬의 모습이 거북이가 엎드려 있는 형태를 지니고 있어 거북섬이라 명명됐다. 지난 2018년부터 조성된 해양레저 복합단지 거북섬 내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인공서핑장 웨이브파크가 들어섰다. 지난 2020년 운영을 시작한 웨이브파크는 길이 220m, 폭 240m 크기로, 서프존과 워터파크, 키즈존 등 다양한 시설이 조성된 복합문화공간으로 구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개장 당시 국내 최대 규모의 인공서핑장이 들어서며 인근 상가 건물들이 호재를 맞은 것처럼 보였으나, 개장 초기 들어섰던 대형 프랜차이즈 등 11개 업체가 줄줄이 폐업하며 유령도시로 전락 중이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거북섬 개발 초기에 입점했던 프랜차이즈 커피숍·식당들이 1~2년 사이에 모두 나가버렸다”고 전하며 “이 일대 모든 상가에 공실만 늘어나면서 상가를 매입한 수분양자들과 시행사 간 마찰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상어시장을 선도할 목적으로 시작된 시흥시의 핵심 주력 사업인 아쿠아펫랜드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로 보인다.
당초 지난해 10월 준공된 아쿠아펫랜드는 연면적 6만 3,514㎡ 규모로 A·B·C·D 총 4개 동으로 만들어져, 준공한 지 1년이 다 되어 가지만 현장은 공실투성이인 것으로 파악됐다. 심지어 준공 당시 상가 분양가는 1층이 평당 2,000만 원대, 2층이 1,000만 원대. 분양은 순조로웠던 것에 비해 개관이 여러 차례 밀리면서 수분양자들은 계약 해지까지 요구하는 상황에 다다른 것으로 보인다. 당초 시흥시가 아쿠아펫랜드 조성으로 연간 116억 원의 수입 대체 효과와 연간 250만 명의 방문객이 다녀갈 것이라 추산했지만 현실은 임대 문의 조차 없어 공실을 채우기도 급급한 상황으로 추측된다.
실제로 시흥시 거북섬 일대의 공실률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11월 기준 상가 점포 수가 3,523개로 상반기 대비 6개월여 만에 800여 개 늘었지만, 입점률은 13%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상 거북섬 일대 상가 10곳 중 8곳 이상이 비어 있는 상황이다.
최근 공실률이 더 높아지며 상가건물 대부분은 비어 있고, 그나마 입점해 있던 일부 점포들은 임대료와 대출 이자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문을 닫고 있을 정도로 상황은 심각하다. 일부 상인들 사이에서는 여름 성수기를 제외한 평일과 심야에는 ‘유령 도시’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관광객의 발길도 끊긴 채 열약한 상황을 이어 나가고 있다.
시흥시는 이 유령도시를 만들기 위해 5,6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한 것이 알려지며, 일각에서는 시흥시가 국민 세금을 낭비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또한, 공실률이 넘쳐나는 상권 주변 주거단지 조성과 함께 주상복합 건물 형태로 상가 공급이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과잉 공급으로 인한 상권 악화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시흥시는 시화호 상권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전담 기구(TF)를 꾸려 민·관 대책 회의를 개최하는 등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신년 기자회견에서 임병택 시흥시장은 “거북섬은 시화호 활성화 사업의 대장선이지만, 상인들이 큰 어려움을 겪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밝히며 “다만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 사업들”이라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흥시청의 한 관계자도 “코로나19 여파와 부동산 경기 침체, 건설업계 위기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작용한 측면도 있다”고 밝히며 “기존 유통 부지를 주거시설로 용도변경 하는 등 수자원공사, 국토부 등과 적극 협의하며 역할하고 있고, 입주민 증가와 향후 관광시설 등이 탄력을 받으면 차차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에 업계 전문가들은 정부와 지자체가 제대로 된 사업성 분석도 없이 상가를 과잉 공급한 것은 상가 침체의 주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당초 세밀한 수요 분석을 통해 설정되어야 할 상가 비율이 비정상적인 분양을 통해 넘쳐나며 우후죽순 망해가는 신도시의 전형적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TF팀까지 꾸린 시흥시가 거북섬 일대의 상권 살리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거북섬의 공실률이 90%에 육박한다는 사실을 들은 네티즌들은 “전국 지자체의 시의원을 없애야 한다.”, “도둑놈만 넘친다.”, “지방자치의 완벽한 폐해다. 지방 공약으로 무조건 지어놓고 보자는 심보 큰일이다”와 같은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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