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어도어 소송 결과
민희진 두 번째 기자회견
“프로듀싱·경영 분리 안 돼”
31일 오후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두 번째 기자회견을 열었다. 앞서 첫 번째 기자회견이 사회적 ‘밈’이 되면서 이번에도 많은 이들이 이목이 쏠렸다. 이날 민 대표는 공지한 시간보다 긴 시간 기자회견을 진행하면서 여러 발언이 화제가 됐다.
앞서 하이브는 민 대표 및 어도어 임원진이 ‘경영권 탈취 정황’을 파악했다며 감사에 들어갔다. 이후 하이브는 민 대표의 업무상 배임 혐의 등으로 대표직에서 해임하는 의결권을 내기로 밝혔다. 이에 민 대표는 법원에 의결권 가처분 신청을 냈고 30일 법원은 민 대표의 손을 들어주었다.
재판부는 “민 대표의 행위가 하이브 측에서 배신적 행위로 볼 수 있으나 어도어에 대한 배임 행위가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판단했다.
앞서 지난 2021년 11월 어도어가 설립될 당시 하이브와 민희진 대표는 주주 간 계약 제2조 1항에 따라 ‘어도어 설립일인 2021년 11월 2일부터 하이브는 민 대표가 5년간 어도어의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의 직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어도어 주주총회에서 보유 주식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해야 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해당 조항은 민 대표를 사내 이사직에서 해임하는 내용으로 하이브가 어도어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을 제한하는 내용의 약정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민 대표가 사임 사유 및 해임 사유가 존재하지 않는 한 하이브는 이 사건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을 계약상 의무가 있다”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하이브는 최종적으로 어도어 주주총회에서 민희진 대표를 해임할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민 대표의 측근인 2명의 이사를 해임하고 하이브 측 인원인 이사 3인을 추가하면서 민 대표 1명과 하이브 측 이사 3인의 대결 구도가 형성되었다.
이에 일각에선 민 대표가 대표이사 자리를 지켰지만, 앞으로의 경영권 갈등은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당분간 하이브가 민 대표를 해임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30일 재판부는 어도어 주주총회를 하루 앞둔 이날 민 대표가 권리구제를 받기 어려운 점과 잔여기간 동안 어도어의 대표로서 직무를 수행할 기회를 박탈하게 되는 손해 등을 고려하여 사후적인 금전배상으로 회복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하이브에 의결권 행사 금지 의무 위반을 제약하기 위해 200억 원의 배상금을 걸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31일 열린 기자회견장에서 민희진 대표와 변호인 측은 입장을 내놓았다. 이날 민 대표는 “누구를 위한 분쟁인지 모르겠고, 무얼 얻기 위한 분쟁인지도 모르겠다”라며 “누구를 비방하고 힐난하는 것이 지겹다. 모든 사람이 신물이 난 상태다”라고 호소했다.
이어 “‘하이브에 대한 배신적 행위’라는 재판부의 발언에 어떻게 생각하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민 대표 측 변호사는 “배신이라는 단어 자체에 많이들 주목하시는데, 재판부가 말하고 싶은 것은 실질적으로 ‘배신’이라는 단어 뒤에 있다”라며 “배신적 행위라고 볼 수 있지만, 민희진 대표가 실질적으로 업무상 배임 혐의가 없다는 것이 본질이다”라고 말했다.
이후 여러 질문이 오가면서 민희진 대표가 자신은 “경영에 자신 있다”라는 주장을 하여 이목이 쏠렸다. 민 대표는 “자신은 경영에 소질이 있는 사람”이라며 “통상 프로듀싱과 전문 경영인은 다르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사람들이 단어에 속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 대표는 “전문이라는 건 그 영역에서 얼마나 많은 이해가 있는지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통상 전문 경영인은 기업의 소유주와 직원들 사이에서 경영을 전문으로 관리 및 수행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하지만 민 대표는 프로듀서와 전문 경영인이 큰 차이가 없다는 입장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민 대표는 “연예 업계는 사람을 대상으로 해서 매우 힘들다”라며 “소위 ‘미친 산업’이라고 말할 정도다”라고 말했다. 이어 “성장이 높을 수 있지만 그만큼 열애설이 나면 주가가 출렁이는 등 리스크도 큰 산업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 대표는 자신은 연예 업계에서 20년간 일해왔기 때문에 프로듀싱과 경영은 분리되면 안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실제 3대 기획사를 설립한 이수만·박진영·양현석 등은 아티스트 출신으로 직접 프로듀싱 및 경영을 맡았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