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최태원 회장 패소
법원, 노 관장 충격 인정해
상간녀 소송에 영향 추측
30일 세기의 이혼 소송에 대한 판결이 결정됐다. 이는 SK그룹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2심 소송으로 이날 재판부는 노 관장의 손을 들었다. 이에 전문가들은 최 회장의 동거인 김희영에 대한 소송과 관련한 추측을 하였다.
이혼 소송 항소심 선고기일에서는 재판부가 원고인 최 회장 측의 주장에 대해 반박하는 방향으로 재판이 진행됐다. 최 회장 측 변호인단은 최 회장의 부정행위(바람 등)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재산 분할에 대해선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보였다.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을 노 관장에 넘길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최 회장 변호인단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최종 위자료 20억 원과 재산분할 1조 3,808억 원을 선고했다. 이는 역대 최대 금액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선 이번 판결의 핵심 요소는 재판부가 노소영 관장이 최태원 회장의 재산 증식에 크게 기여한 점을 인용한 것으로 판단한다. 재판부는 “SK그룹 가치 증가에 대해서 노 관장의 기여가 있다고 봐야 한다”라며 “피고는 자녀 양육과 가사를 전담하면서 최 회장의 모친이 사망한 이후 지위를 승계하는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대체재, 보완재 역할을 했다”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재판부의 판단은 최 회장이 재산에 대부분을 차지하는 SK 주식에 대해 노 관장의 기여도를 인정하면서 최종적으로 재산분할 금액이 극적으로 올라가는 명백한 이유가 되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최 회장이 보유한 해당 주식은 선대 최종현 회장으로부터 증여받은 2억 8,690만 원으로 주식을 구매한 것이라는 최 회장 측 변호인단의 주장을 받아들인 바 있다. 반면 2심 재판부는 이러한 최 회장 측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2심 재판부는 “혼인 기간에 SK 주식이 취득된 것이고, SK 상장으로 인한 주식의 형성 및 그 가치 증가에 관해 1991년경 노태우 전 대통령으로부터 최태원 부친에게 상당한 자금 유입이 있었다”라며 “최종현이 태평양증권을 인수한 과정을 비롯해 SK가 이동통신 사업을 시작한 과정에서 노태우가 방패막의 역할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설명했다.
법조계는 이러한 재판부의 판단은 노태우 정권과 SK그룹 간의 ‘정경유착’ 의혹을 사실상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명확한 표현은 사용되지 않았지만 노 전 대통령이 최 회장의 부친에 제공한 재원이 ‘비자금’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결국 노 전 대통령의 자금이 SK그룹의 종잣돈으로 사용됐다는 해석까지 유추할 수 있다.
한편 법조계에선 이번 판결로 최태원 회장의 동거인인 김희영에 대한 소송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한다. 앞서 노소영 관장은 김희영을 상대로‘상간녀 위자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노 관장은 지난 2023년 3월 최 회장의 동거인에 30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등의 내용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 사건의 1심 선고는 오는 8월 22일로 예정되어 있다.
이에 대해 법조계에선 2심 재판부가 최 회장과 노 관장 사이의 사실관계를 면밀하고 세밀하게 정리했기 때문에 노 관장이 김희영에 제기한 소송이 영향을 받을 것이란 예측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법조계는 2심 소송에서 재판부가 결정한 위자료 액수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지난 판례에 따르면 여러 부정행위로 유책배우자가 됐다고 하더라도 1억 원 이상의 위자료가 책정되지 않았다. 앞서 1심에 노 관장 또한 1억 원의 위자료를 인정받았다.
하지만 이번 2심 재판부는 위자료를 20억 원으로 책정하면서 법조계를 놀라게 했다. 이에 가정법원 판사 출신인 윤지상 변호사(법무법인 존재 소속)는 한 매체를 통해 “변호사 입장에서 분석했을 때 재산분할보다 위자료 결정이 더욱 놀랍다”면서 “이는 노 관장이 입은 정신적 손해를 엄청나게 인정한 점에서 전향적인 판결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2심 재판부는 위자료를 결정하면서 최 회장이 장기간 혼외 관계를 지속한 점과 그 이후 노 관장이 유방암 판정을 받은 것 등을 종합하여 노 관장이 심각한 정신적 충격을 받은 것으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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