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건설 신종자본증권
이마트 ‘식구 챙기기’나서
올 하반기 건설업 반등 기대
30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 그룹이 이마트는 직원에 ‘희망퇴직’을 받는 등 수익성 개선에 나서면서 ‘홀대’한다는 의견 가운데 다른 계열사는 챙기기 급급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16일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245% 증가하여 471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도 1% 올라 7조 2,067억 원을 기록했다.
이마트의 별도 기준 매출은 4조 2,03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3% 증가했으면서 동기간 영업이익 또한 45% 늘어나 932억 원의 기록을 선보였다. 이는 여러 증권사가 내놓은 컨센서스를 한참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신세계 건설은 지난해 3분기 기준 903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당시 4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스타필드 등 굵직한 사업에 성공하면서 다소 회복세를 보이기도 하지만 원자잿값 및 인건비 상승 등으로 어려운 상황으로 전해진다.
이에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세계 건설은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였고, 이는 특수목적법인이 취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없고 은행을 청산할 때까지 상환 의무가 존재하지 않아서 은행의 자본 조달 수단이 되는 채권으로 주식과 채권의 중간 성격을 띤다.
통상 특수목적법인은 신종자본증권을 취득하기 위해 투자자들과 계약을 진행한다. 여기에 이마트가 등장했다. 즉 이마트가 투자계약과 관련하여 신세계건설에 자금보충약정을 체결하나 것이다.
이에 이마트 한 관계자는 “이자 지급 지연을 비롯해 자금 부족 상황이 발생할 경우 해당하는 부족 금액을 대여하는 것을 약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신세계건설이 이자를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면 이자를 빌려주고, 원금을 갚지 못하는 경우 대여 형식으로 이마트가 신세계건설을 대신해 상환해 준다는 것이다.
최근 다시 호실적을 기록한 이마트로서는 갈 길이 바쁜 와중에 ‘식구 챙기기’ 업무가 추가돼 부담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마트 한 관계자는 “자금보충약정으로 이마트에 직접적인 재무 부담은 없으며, 그룹 공사수주를 비롯해 신세계건설 예측실적을 고려하면 실제 자금보충이 발생할 일은 현저히 낮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마트 측의 입장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기도 했다. 통상 자금보충약정은 금전을 빌려주는 형식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이마트 측에선 자금 보충이 이뤄지더라도 손해를 입지 않을 것으로 판단할지도 모른다.
신종자본증권을 통해 신세계 건설이 투자받은 재원은 6,500억 원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한 이율은 7%대로 연간 이자만 460억 원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건설은 최근 10년 동안 460억 원을 넘기는 영업이익을 낸 적은 단 한 번으로 알려지면서 우려의 시선이 나온다.
지난 2016년 신세계 건설은 519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두어들였지만, 지난해인 2023년도엔 1,878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신세계 건설이 400억 원을 넘은 이자를 갚을 수 있을 것인가 의문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체결에 대해 신세계건설은 새로운 돌파구를 찾았다는 의견도 잇따른다. 이에 29일 신세계건설의 주가는 전장보다 19.42% 증가하여 1만 4,700원에 장을 마쳤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장중 한때 1만 5,900원까지 오르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세종대 김대종 경영학부 교수는 “이마트의 오프라인 사업장은 신세계건설이 모두 맡아 진행하기 때문에 그룹이 관리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신세계 그룹은 건설업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미가 담겨 보인다”라며 “올해 하반기 기준금리가 떨어지게 되면 건설업계가 다시 반등할 것이란 기대감도 반영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이유가 신세계건설이 자회사의 도움을 받으면서까지 사업을 이어 나가는 배경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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