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성심당 월세 갈등
성심당 1.5층에 위치해
입지적 이점 전혀 없어
최근 대전의 명물 ‘성심당’과 코레일 간의 갈등이 화제다. 코레일 측에서 성심당에 월세를 기존 1억 원에서 4억 원으로 인상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더하여 성심당 대전역점의 위치 또한 재조명되고 있다.
코레일유통은 앞서 지난 5월 16일 성심당이 사용하는 대전역사 내 90평 규모의 2층 매장에 대한 임차인을 구하는 경쟁 입찰 진행 소식을 밝혔다. 이 자리는 5년간 월세 약 1억 원으로 계약되었다. 계약이 만료된 후 코레일 유통은 지난 4월 월세 4억 4,100만 원의 새로운 임대 조건을 내걸었다.
이는 기존의 4배에 달하는 월세로 성심당은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코레일과 성심당의 갈등으로 대전역에서 성심당 ‘튀김소보로’세트를 구매하여 기차에 오르던 대전 시민들 및 여행객의 추억이 사라질 상황에 놓였다.
성심당이 대전역에 처음으로 분점을 낸 건 지난 2012년 11월로 원래 위치는 탑승 입구 쪽 작은 간이 매장이었다. 어느 순간 탑승 입구에는 기차를 타려는 이들보다 빵을 사려는 줄이 길게 늘어서기도 하고, 천장에 물이 새는 일이 발생하여 현재 위치로 이동하게 되었다.
성심당의 현재 위치는 2층 맞이방 쪽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대전역 내의 성심당 위치가 접근하기 불편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 포털사이트에 ‘대전역 성심당 위치’를 설명하는 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성심당 대전역 지점 위치’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화제를 끌기도 했다. 작성자는 성심당 대전역점의 여러 사진과 함께 “접근성 말아먹어서 성심당 나가면 화장실 아니면 대기실로밖에 쓸 수 없는 공간이다”라고 비판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저기에 뭐가 있는지 옥신각신하는 거보다 그냥 저 공간 자체가 신기하다”, “듣기론 저 위치가 활용할 수 있는 이유는 ‘성심당이 자리 잡고 있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던데”, “진짜 사진만 봐서는 접근 동선이 어떻게 되는지 감이 안 잡힌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성심당 대전역점은 2층이라고 명시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1.5층에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따라 5번 출구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 통로를 통해 접근하거나 4번 출구 쪽의 계단을 통해 접근하는 방법이 가장 유명하게 퍼져있다.
심지어 높은 인기로 성심당 대전역점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줄을 서야 한다. 성심당의 명물인 부추빵과 튀김소보로를 사는 줄과 일반 빵을 구입하는 줄로 나뉘기 때문이다. 한 네티즌은 성심당 대전역점은 “엄청나게 많은 사람이 빵 구입을 위해 줄을 서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많은 이들이 방문하는 성심당 대전역점을 두고 성심당과 코레일의 입창 차이가 크다. 앞서 지난 2012년 코레일은 대전역에 성심당을 입주시키기 위해 큰 노력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코레일의 정창영 사장은 코레일 본사가 차리 잡은 대전역의 활성화를 끌어내기 위해 성심당 입점에 사활을 건 것으로 알려졌다.
철도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2012년 한국철도공사 당시 정창영 사장까지 직접 나서서 대전역에 성심당을 유치하려고 엄청나게 노력했다”라며 “지역 특화형 매장인 성심당을 입점시켜 대전역을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성심당은 매출에 따라 임대 금액을 조정하는 방식인 구내영업방식이 아닌 국유재산법에 따른 자산임대방식의 계약을 체결했다. 자산임대방식 계약이란 총임대 면적과 공시지가 및 상가에 따른 요율을 곱한 금액을 임대료로 책정하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코레일 측은 성심당은 다른 점포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대료를 부과하게 했다는 입장이다. 이런 배경으로 지난 2023년 10월 성심당의 계약에 대해 ‘특혜’라는 지적이 떠올랐다.
서울 강남 병을 지역구로 활동하던 유경준 전 의원은 코레일이 성심당에 임대료 특혜를 주고 있으며, 재계약 시기와 맞물리게 수수료를 낮추는 규정을 세우려는 시도 등 특혜성이 짙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논란 등으로 코레일 측은 성심당만 예외로 규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세우면서 4억 원대의 월세를 주장하고 있다.
반면 성심당 운영사인 로쏘 임영진 대표이사는 “성심당 대전역점은 140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지점이며, 현재 월 1억 원의 월세에서 4배가 넘는 금액을 요구하면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즉 임 대표는 코레일의 요구는 인건비 상승 및 빵 재료비를 감안하지 않은 주장이란 것이다. 한편 성심당은 오는 10월 말 대전역점의 임대가 종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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