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소송에 따른 재산분할
부부 공동재산으로 세금 없어
부동산 이전엔 취득세·지방세
SK그룹 최태원 회장과 아트센터 나비 노소영 관장의 2심 이혼소송에서 판결된 재산분할이 화제다. 더하여 최근 대기업도 휘정인다는 ‘상속세’에 대한 논란이 발생하는데, 그렇다면 노 관장은 재산분할에 얼마의 세금을 지급해야 할까.
최 회장과 노 관장의 2심 재판은 지난 5월 말 많은 이들의 주목 속에 진행됐다. 판결이 결정되고난 후 1조 3,000억 원대의 재산분할과 20억 원의 위자료가 화제가 됐다. 이는 역대 최고 금액이기 때문이다.
2심 재판부는 1심과 동일하게 혼인 관계에 모든 유책은 최 회장에 있다고 봤으며 그의 행동이 노 관장에 심각한 정신적 충격을 준 것을 고려하여 위자료를 청구했다. 또 최 회장의 재산 증식에는 노 관장의 기여가 있다고 판단해 재산분할 금액을 1심 판결보다 상당히 웃도는 금액을 책정했다.
2심 재판부는 최 회장의 아버지인 SK그룹 선대 회장 최종현이 노 관장의 아버지인 노태우 전 대통령을 방패막이 삼아 사업 확대화 경영권 안정을 찾았고, 금전적 도움을 준 것을 지적했다. 사실상 정경유착으로 SK그룹이 성장한 것을 인정한 것이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최 회장은 일부일처제를 전혀 존중하지 않고 고의적이고 지속적인 동거인 김희영과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라며 질타했다. 또 지난 2015년 최 회장이 노 관장에 이혼의사를 밝히면서 “내가 김희영에게 이혼하라 했다.”, “그와 혼외자가 있다.” 등을 언급한 사실이 확인됐고 이후 노 관장이 유방암에 걸린 것은 이에 대한 정신적 충격임을 짐작해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 재판부는 혼인 관계가 지속되는 중에도 동거인과 공개 활동을 하는 등 노 관장의 배우자 권리를 침해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또 재판부는 한남동 소재 저택을 지어 김희영을 무상거주하게 했지만, 노 관장에는 카드를 정지시키거나 현금 생활비를 중단하는 등의 모습이 정신적 고통을 준 것으로 판단했다.
그렇다면 노소영 관장이 2심 재판부가 결정한 1조 3,000억 원대의 재산분할을 받게 될 경우 얼마의 세금을 내야 할까. 법조계에 따르면 노 관장이 재산분할을 현금으로 받을 경우 세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법조계에 따르면 이혼 소송 판결로 인해 재산분할이 결정된 경우, 재산분할을 받은 사람은 일반적으로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다. 통상 부부의 재산은 ‘공동’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재산을 나누는 것에 해당하여 증여세나 양도소득세 등의 과세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 대법원판결도 “재산분할 제도는 혼인 관계에서 취득한 실질적인 공동재산에 대해 정산 분배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다만, 특정 때에 따라 주의해야 할 점이 존재한다.
바로 재산분할의 경우 부동산 소유권 이전 등도 해당하는데, 소유권이 넘어가는 경우 취득세가 부과될 수 있다. 이는 통상적으로 부동산을 취득할 때 내는 세금으로 이혼 소송에 의한 재산분할일지라도 취득세가 부여된다. 더하여 재산분할로 인한 소유권 이전이 발생하게 될 경우 지방세가 붙을 수 있다.
하지만 노 관장의 경우 재산분할을 ‘현금’ 지급을 요구했기 때문에 세금을 지급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재산분할금에 대해 노 관장은 지난 2일 한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승소 금액은 좋은 일에 쓰겠다”는 취지를 밝혔다고 한다.
실제 노 관장은 사회 봉사활동 단체인 ‘미래회’의 이사장이기도 하다. 미래회는 지난해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에 기부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한편 재벌가에선 ‘세금’ 문제로 재판까지 가는 등 민감한 소재다. 재벌가에서는 흔히 상속과 관련한 세금인 ‘상속세’에 민감하다. 이는 한국이 OECD 국가 가운데 높은 상속세율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특히 30억 원을 초과하는 상속 금액에 대해서는 더욱 높은 상속세율이 적용돼 재벌가에 천문학적인 상속세가 부과되기도 한다.
실제 LG그룹은 상속세가 높게 책정됐다며 세무 당국을 대상으로 소송을 하기도 했다. LG그룹의 구광모 회장을 비롯해 오너 일가는 용산세무서장을 상대로 ‘상속세 부과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지만, 원고 패소로 판결됐다.
세무 당국이 LG그룹 오너 일가에 부과한 상속세는 9,900억 원으로 알려졌다. 이는 구 전 회장의 상속 금액인 2조 원 규모에서 추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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