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가동 전기세
4인 가구 기준 10만 원 선
한전 전기 요금 인상 6회
지난해 역대급 무더위가 예고된 가운데 올여름 폭염은 평년 10.2일보다 더 늘어날 전망이라는 보고서가 나왔다. 이는 울산과학기술원(UNIST) 이명인 폭염 연구센터장이 7일 기상청 기상강좌에서 LSTM(Long Short-Term Memory) 통계모형으로 예측한 분석 결과다. 올해도 역대급 폭염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에어컨이 없이 살기는 힘들 것으로 추정된다.
직장인 A 씨는 에어컨이 없으면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라 말하며 거의 24시간 내내 에어컨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달 내내 에어컨을 틀어 전기세 요금이 걱정된다는 A 씨는 직접 한 달 동안 에어컨을 하루 종일 틀면 얼마나 나오는지 조사에 나섰다.
A 씨의 집을 기준으로 에어컨을 안 켤 경우 김치냉장고, 밥솥 등 기본전기로 30분 동안 0.3kWh가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시원한 온도를 위해 650W짜리 벽걸이 에어컨을 18도 강력 냉방으로 설정했고, 에어컨 작동 30분 후 전력량을 측정해 보니 0.5kWh가 사용됐으며, 이는 에어컨 사용 만으로 0.2kWh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력이 지난해 전기요금 변화를 시물레이션한 결과, 여름철 가정의 평균 전기 사용량은 427kWh로 이를 한 달 요금으로 환산하면 약 8만 1,000원 수준이다. 만일 A 씨가 사용하는 벽걸이 에어컨에 적용한다면 평균 408kWh가 사용되며 이를 한 달 요금으로 환산하면 약 7만 5,590원이 부과된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의 가구 에너지 패널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에어컨 종류별 전기요금 중 벽걸이 분리형 에어컨은 kWh당 0.5원의 전기요금이 부과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4인 가구를 기준으로 했을 때 평균 하루 7.7시간 에어컨을 가동하는 것으로 분석됐는데 추가 사용 시간 1시간을 더해, 이를 벽걸이 분리형 전기요금 기준에 맞춰 계산하면 한 달 동안 에어컨 사용으로 부과된 전기요금은 약 7만 9,750원 수준이다.
1시간이 아닌 2시간을 추가로 가동한다면 약 8만 3,910원의 전기요금이 에어컨 가동만으로 부과되는 것이다. 하루 평균 10시간 이상 가동하는 A 씨의 경우에는 10만 원보다 살짝 낮은 수준의 전기요금이 부과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4인 가구를 기준으로 하는 경우와 1인 가구를 기준으로 하는 경우 방의 평형, 구조 등이 다르기 때문이다.
A 씨가 한 달 350kWh를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요금은 약 5만 5,080원 수준으로 추측된다. 이를 하루 10시간씩 사용한다고 계산하면 약 9만 4,570원의 전기요금이 부과될 전망이다. A 씨가 가진 벽걸이 에어컨이 아닌 스탠드 분리형 에어컨의 경우 kWh당 약 0.8원의 전기요금이 부과되며, 시스템형은 kWh당 약 1.1원으로 가장 높은 수준의 전기요금이 부과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비교적 좁은 평형의 공간인 원룸의 에어컨 전기세는 보통 6~10평 기준으로 5만 원 이하 수준으로 예측된다. 이는 평수가 작을수록 냉방비가 더 적게 나오기 때문이다. 실제로 6평 기준 원룸에서 하루 종일 에어컨을 작동시킬 경우 전기세는 4만 원 이하로 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문가들은 조금이나마 전기세를 절약하고 싶다면 에어컨을 껐다 켰다 반복하는 것보단 적정온도를 맞춰놓고 계속 틀어놓고 있는 것이 오히려 적게 나온다고 밝혔다. 이같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나 전기요금에 대한 우려가 더 많이 알려진 이유는 누진세 문제 때문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사용하는 장소에 따라 전기 요금은 다르게 책정되며, 크게 주택용, 산업용, 일반용으로 전기 사용 시 요금이 다르게 계산될 수 있는 것이다.
동일한 유형의 에어컨을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누진세 때문에 전기요금은 차이를 보이게 되며 2017년 기준 주택용의 경우 산업용에 대비 2.3배 높은 전기 요금을 부과했다. 지난 2022년 이후 한국전력은 6차례의 전기요금 인상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시민들이 부담해야 할 전기료의 부담 역시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한국전력은 3단계 누진 구간의 상한을 단계마다 상향 조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전력이 시행하는 3단계 누진 구간의 상한은 1단계 0∼200kWh에서 0∼300kWh, 2단계는 201∼400kWh에서 301∼450kWh, 3단계는 401kWh 이상에서 451kWh 이상으로 조정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전문가들은 에어컨 설정온도를 26~28도로 높여 실내외 온도 차를 5도 이내로 유지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에어컨 사용 방법이라고 밝혔다. 이어 문과 창문을 닫아 외부 열기를 차단하고 선풍기로 실내 공기를 순환시켜 냉방 효과를 높이면 전력 사용의 비중이 줄어들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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