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남 오물 풍선 살포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대한민국 발전상 소개
지난 9일 정부가 북한의 거듭된 오물 풍선 공세에 6년간 잠들어 있던 대북 확성기 카드를 꺼냈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지난 2018년 문재인 정부 시정 중단된 이후 약 6년만으로 우리 군이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 등 각종 도발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방송 재개를 진행하며 한반도의 긴장 수위는 높아지고 있다.
이날 합동참모본부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 군은 북한과 인접 지역인 최전방 부대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곧바로 확성기 방송이 가능한 이동식 차량을 전개해 북한 심리전 활동을 6년 만에 재개했다. 당초 확성기 방송은 북한이 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심리전 수단으로 김정은의 ‘아킬레스건’ 중 하나로 불리기도 한다. 과거 대북 방송에 대해 북한이 보인 반응으로 미루어봤을 때, 확성기 방송 재개에 반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대해 합참 관계자는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 추가 실시 여부는 전적으로 북한의 행동에 달려 있다”고 밝히며 “이번 사태의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음을 분명히 밝히며 오물 풍선 살포 등 비열한 방식의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더불어 “우리 군은 굳건한 한미 연합 방위 태세 하에 북한의 다양한 활동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군은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북 방송으로 인한 가장 큰 갈등이었던 지난 2015년 북한은 우리 군이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도발에 대응해 대북 확성기 방송을 11년 만에 재개하자 인민군 전선사령부 명의로 ‘공개 경고장’을 보내 ‘무차별 타격’을 위협하기도 했다. 이어 실제로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열흘 뒤에 포탄을 1발 발사하며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청와대에 서한을 보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선전포고로 규정하며 중단을 요구했다. 해당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북한 측은 ‘준전시 상태’를 선포했으며, 우리 군 역시 최고 수준의 경계 태세를 발령하며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을 맞았다.
긴장감이 극도로 달한 상황에서 북측의 제안으로 남북 고위급접촉이 성사됐고, 무박 4일간 43시간 이상의 협상을 진행한 끝에 북한은 목함 지뢰 도발에 유감을 표명하고 준전시 상태를 해제하는 한편 남측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며 대북 확성기 방송은 멈췄다.
그러나 이번 경우는 상황 전개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보유국’이라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남북 관계를 ‘적대적 교전국 관계’로 선포하며 갈등을 크게 높이는 방향으로 상황을 만들어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 역시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에 맞서 북한 측에 민감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즉각 꺼냈기 때문에 곱게 물러설 생각은 전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북한 측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북 확성기는 지난 1963년부터 활용되기 시작한 대북 심리전 수단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북한은 지난 2015년과 마찬가지로 대북 확성기를 향한 직접 포격을 시행할 수도 있고, 무인기를 동원한 새로운 공격 방식을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북한이 이토록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북 확성기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까? 9년 만에 재개된 대북 방송의 내용에는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위협을 규탄하는 내용과 함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제재를 거듭 위반하고 있는 북한 도발과 관련한 국제 정세를 안내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대한민국의 발전상에 대한 소개가 담겼는데 이 중 삼성전자의 휴대전화가 전 세계에서 출하량 1위를 차지했다거나, 북한 정권의 주민 탄압 실상 등의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방송 중간중간에는 BTS의 ‘다이너마이트’ ‘버터’, 볼빨간사춘기 노래 등이 흘러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북한은 앞서 우리나라의 K-팝에 민감하게 반응했으며 한류 음악이나 드라마 등을 북한에 유입하거나 유포한 경우 최대 사형에 이르도록 법을 제정한 바 있다.
한편, 대북 확성기 방송은 북한의 대남 확성기 방송에 맞대응하는 형식으로 시작되었다. 이어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대북 확성기 방송을 활용한 심리전이 가동됐고 문재인 정부 시절 이뤄진 4·27 판문점 선언을 계기로 6년 넘게 중단됐다. 이어 해당 대북 확성기는 지형·기상 여건에 따라 전방 20~30㎞까지 소리를 보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과거 군 당국은 북한 실상과 한국의 현실을 다룬 뉴스와 날씨 정보, 한국 인기 가요, 영어 회화 방송 등을 내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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