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협 박단 대표 저격글
임현택 회장도 날선 감정
연세대→경북대 의전원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심화하면서 의료계 내부에서도 갈등의 불씨가 지펴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3일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박단 대표가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임현택 회장을 공개적으로 저격했다.
이날 박단 대전협 대표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을 통해 자기 생각을 전했다. 박 대표는 “임현택 회장은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이죠?”라는 문구로 운을 뗐다. 최근 임 회장의 독단적인 태도에 반발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박 대표는 “중심? 뭘 자꾸 본인이 중심이라는 것인지. 벌써 유월 중순입니다”라며 “임현택 회장은 이제는 말이 아니라 일을 해야 하지 않을지”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전히 전공의와 학생만 앞세우고 있지 않나요. 단일 대화 창구 및 통일된 요구안 등은 임현택 회장과 합의한 적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박 대표는 “범의료계 대책위원회? 안 갑니다. 대한전공의협의회의 요구안은 변함없습니다”라며 글을 마무리 지었다. 대전협이 요구한 사항은 총 7개로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 및 의대 증원 전면 백지화, 의료법 제59조 업무개시명령 전면 폐지, 명령 전면 철회 및 정부 공식 사과, 수련병원 전문의 인력 채용 확대, 의료사고 법적 부담 완화, 주 80시간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의사 수급 추계 기구 설치 등이다.
이날 의협은 대한의학회 및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전국의과대학교수비상대책위원회와 연석회의를 통해 의료계 전반이 대화 창구를 의협으로 통일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이에 대해 즉각적인 반발을 표한 것이다.
이에 임 회장 역시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며 ‘전공의 문제 전면 불개입’ 논의와 관련해 입장을 전했다. 청년의사에 따르면 임 회장은 박 대표가 저격 글을 올린 13일 오후 10시경 자신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전공의 등이 모여 있는 일명 ‘단톡방’에 박 대표가 쓴 기사를 공유하며 “의협이 전공의 문제 더 이상 신경 끄고 손 뗄까요?”라며 “그걸 바란다면 의협도 더 이상 개입하고 싶지 않습니다”라고 말하며 날 선 감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임 회장은 “원하지 않으면 의협은 정부와의 대화, 투쟁 전부 대전협에 맞기고 손 떼고 싶다”라며 “집행부하고 의협 전공의 문제 전면 불개입에 대해서 진지하게 논의하겠다. 원하는 사람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푸는 게 맞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전협의 재무에 대해서 지적했다. 임 회장은 “전공의협의회에 물어봐라. 2000년과 2020년에 선배들이 걷어준 성금은 어디에 있으며 규모가 어떤지”라며 “이번에도 의협이 개입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4억 원을 달라고 공문은 보냈다”라고 말했다. 그는 대전협이 쌓아둔 돈은 어디에 두었으며 어떻게 관리하는지 의문을 표했다. 임 회장이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면서 일각에서는 의료계 내에서 갈등이 심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한편 대전협 박단 대표가 임 회장에 저격 글을 올리면서 그에 대해 이목이 쏠렸다. 박단 대표는 지난해 8월 두 차례 연기된 제27기 대한전공의협의회장에 단독으로 후보를 등록했다. 당시 박단 대표의 소속은 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로 전해진다.
박 대표는 연세대학교 화공생명공학과를 거친 후 경북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를 졸업한 이후 박 대표는 서울역 노숙인 무료 진료소 공중보건의사, 제주교도소 공중보건의사 등을 거쳤다.
당시 박단 대표는 후보로 출마하며 “바쁜 전공의 생활 중에 수많은 현안을 다루는 전공의 대표로 나서기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라면서도 “주변 응원에 힘입어 다시 애써보려고 한다. 전공의 여러분에게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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